[Daily] 나와 커피 이야기

난 커피와 인연이 조금 깊다.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나와 아내가 인연을 맺는데 커피가 꽤 큰 역할을 했다.

연애시절 매일 우리 집 앞 큰 도로를 지나 출근하는 여자친구(현재 아내)를 위해 아침마다 커피를 준비하여 큰 도로가에서 기다렸다. 여자친구는 출근 길 큰 도로에 차를 잠시 정차하여 마치 드라이브스루에 온 것처럼 커피 한 잔을 받아갔다. 그렇게 1년을 아침마다 커피를 준비했다.

결혼 후, 둘다 커피를 즐겨마셨기에 각종 커피 도구들을 마련했다. 드립커피를 마시기 위한 각종 도구들, 더치커피를 내려먹기 위한 각종 도구들...

그렇게 집 안에서 커피 향이 가득할 때쯤 우리는 첫 아이를 가졌다. 그리고 그렇게 가정에서의 커피 생활은 중단되었다. 임신 때는 임신 중이라 커피는 안되고, 수유 때는 수유 중이라 커피는 안되고...좀 지나 애가 크니 뜨거운 것은 위험해서 커피는 어렵고...이제 뜨거운 것에 주의를 주고 알아들을 때가 되니 둘째가 태어났다.

하지만 그래도 나와 아내는 커피를 가끔 마신다. 난 여전히 각종 인스턴트 커피들을 즐겨마시고, 아내는 가끔 외출을 할 때 스타벅스를 즐겨마신다. 이 쓰고 시커먼 물이 뭐라고 우리 둘이 이렇게나 빠져있는지 모르겠다.

아내가 외출한 오늘도
베트남에서 사온 인스턴트 커피를 마셨다.
아내는 아마 밖에서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마실 것이다.

여전히 커피와 우리 가족은 뗄 수 없는 관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