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history] 역사 대립을 가장한 숨겨진 목적, 동북공정(東北工程)

in #kr-history7 years ago (edited)

몇 년 전, 우리나라의 역사를 아는 사람들이 중국에게 분노했던 사건이 있었습니다.
중국이 '고구려는 중국 소수 민족이 세운 지방 정권'이라는 키워드 아래에서 고구려를 중국사로 편입시키려는 시도를 했으며, 중국사라고 주장을 했었지요. 이른바 '동북공정'에 의해서 말입니다.

역사를 아는 사람들이 중국에 의해 또 다른 역사 왜곡을 낳을까봐 우려하여 반박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우리나라 역사 교과서에서도 가끔씩 이를 표기해서 대응을 하고 있지요.

그런데, 중국은 대체 왜, 고구려를 중국사로 편입시키려했을까요?

동북공정은 중국의 역사 연구 프로젝트 중 하나로 정식 명칭은 '동북변강역사여현상계열연구공정(東北邊疆歷史與現狀系列硏究工程)' 풀이하면, '동북 변경의 역사와 현상들을 연구하는 프로젝트' 쉽게 말해, 동북 변경 지역의 역사를 연구하는 프로젝트입니다.

250px-Northeast_China.svg.png 중국 행정구역.png

여기서 동북 변경이란, 동북 3성=둥베이 3성과 내몽골 자치구 일부 지역을 가리키며 동북 3성은 헤이룽장 성(흑룡강 성), 지린 성(길림 성), 랴오닝 성(요녕 성)을 가리킵니다. 이 지역에도 중국의 소수민족이 살고 있습니다. 바로 조선족이지요.

하지만, 예상 외로 명칭 자체나 조선족 자체는 동북공정과는 전혀 연관이 없습니다. 성조가 다르지만 이전부터 한(漢)과 한(韓)의 발음 문제, 그리고 정치나 외교 문제 때문에 한반도를 조선반도, 한민족을 조선민족이라고 할 뿐이구요.

오히려 중국 한족이 경계하고 있는 소수민족은 쓰촨 성(사천 성)과 윈난 성(운남 성) 옆에 있는 티베트 자치구, 다시 말해 티베트 민족입니다. 이들은 지금도 분리 독립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죠. 왜 분리 독립을 계속 경계하는 걸까요.

첫번째로, 중국은 한족이 중심이 되는 국가이지만 위구르, 티베트, 조선족 등의 소수민족이 살고 있기 때문에 다민족 국가입니다. 게다가 현재 중국의 영토는, 중국의 역사 상 가장 넓은 영토인데요. 웃픈 사실은 이 영토랑 가장 가까운 왕조가 하필이면 만주족(여진족)이 세운 국가 '청'이었습니다. 마지막 왕조의 주체가 한족이 아닌 여진족, 심지어 우리 역사와도 겹치는 부분인 민족이 영토가 가장 넓은 것도 모자라 이걸 고스란히 한족이 이어받았으니....

두번째로, 중국은 이전부터 어떤 이데올로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중화인민공화국)과 대만(타이완, 중화민국) 얘기가 나오면 반드시 나오는 개념. '하나의 중국'입니다. 합법적인 중국 정부는 오직 하나, 중국 대륙(홍콩, 마카오 포함)과 대만 섬은 나누어질 수 없다는 이념이지요.

[하나의 중국의 두 주역인 중국과 대만은 나중에 자세히 서술하겠습니다.]

나누어질 수 없다는 주장이기 때문에, 한족과 소수 민족은 현재 '중화민족'이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묶고 있습니다. 중국 대륙에 있는 민족들은 전부 '중화민족'에 소속되는 셈이죠. 그런데, 그 중화민족 중 하나인 티베트가 분리 독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걸 넘어갈 경우 여파가 어찌될지는 불보듯 뻔한 셈이죠.

그래서 동북공정의 목적은 국가주의, 패권주의, 역사 대립 이런 것이 아닙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봤을 때 현재의 영토에서 일어난 역사는 전부 자국의 역사라는 것이 이상한 소리라는 건 누구든 다 아는 것입니다. 국력 차이 때문에 제기할 수 있는 병맛 넘치는 주장이란 것이죠.

숨겨진 진정한 목적은 바로 '소수민족 분쟁의 뿌리를 뽑는 것'입니다. 조선족의 주 무대인 만주와 요하 지역은 한국사와 겹치는 부분이 많습니다. 조선족이 굳이 분리 독립을 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만약 '남북통일'이 현실화됐을 경우에 대비했다고 볼 수 있지요. 중국인이면서 한국말을 구사할 줄 아는 민족인 조선족이 중국과 한국 사이라는 미묘한 정체성 속에서 남북통일이 됐을 때, 중국에 남을지 한국에 남을지를 결정하게 되겠죠.

이를 역사적으로 중국에서 일어난 일, 중화민족이 한 일이라고 잡음으로써 중국 쪽에 정체성이 더 가도록 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내부 정리'로 이런 역사적 프로파간다를 내놓은 것입니다. 물론 역사 왜곡을 한 것은 맞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대응을 한 것은 잘한 일입니다.

단지, 중국인이 가지고 있던 '땅 중심의 역사 인식'을 정치적 목적과 결합해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것이면 뭐든 갖다붙이면서까지 제시해놓은 주장이기 때문에 한민족이라는 '민족' 중심으로 역사를 연구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역사 인식으로 반박하기엔 곤란한 문제이지요. 요약하자면, 차원이 다른 얘기라서 평행선을 달릴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중국은 정치적 목적을 해결하고 내부 정리를 완벽하게 하기 위해 이런 주장을 계속할 겁니다. 비록 목적은 분쟁을 미리 방지해서 내부를 정리한다는 다른 곳에 있긴 하지만, 또 다른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대응은 필요하다고 볼 수 있겠죠. 어느 극단적 커뮤니티가 제시한 프로파간다인 '5.18 북한 개입설'을 아직도 믿는 사람들이 나오는 것처럼 '프로파간다를 진짜로 믿어버리는 사람'이 나타날 수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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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일입니다, 자칫하면 동북아시아의 역사가 모두 중국으로부터 기원되었다고 전해질수있습니다, 팔로우하고갑니다ㅎ

그네들의 사정으로 인해서
괜시리 우리가 피해를 보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드네요

잘 보고 갑니다.

우리가 피해를 보는 일이 없어야 하겠지만, 중국 쪽은 외부와 마찰이 생기더라도 개의치 않는 태도를 보이니... 다른 의미로 멘탈갑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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