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nguage/漢子] #3 갑질 (甲질)
여러 형동생누나삼촌들 안녕~ 가즈아 광장에서 공부하는 한자스터디야~ 너무 오랜만이지? 요새 쫌 바빴어~ 저번에 재미있었엉? 오늘도 열공이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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甲질 / 갑질

한국말에 들어있는 갑이란 글자는 거의 갑甲이라고 해도 될껄? 혹시 횽들 철수 영희 세대임? 나도 그 세대이긴 한데 우리보다 윗세대들은 모두 갑돌이와 갑순이었을거야. 물론 쟤네들도 다 같은 글자 갑甲을 쓰지. 이게 왜 짱먹은 글자가 되었냐면 바로 순서를 정하는 방식 때문이야.

지금은 가나다라… 1234… ABC… 요렇게 쓰잖아? 근데 옛날엔 역학易學이란 분야에선 갑을병정… 요렇게 썼어. 그게 숫자역할을 했거든.그런데 역학은 사주四柱팔자八字 보는 거 아니냐고? 보통 사주팔자라고 불리는 건 역학 중 근래 명리학命理學이라고 부르는 새로운 분야지. 역학은 사실 동양의 천문학天文學 혹은 수학 수학數學이라고 할 수 있어. 실은 우리가 너무 무심했던거지.

易學 / 四柱 / 八字 / 命理學 / 天文學 / 數學

^{[역학/사주/팔자/명리학/천문학/수학]}

나름 계속적인 발전을 했지만, 주로 서양의 천문학에 밀려서 주로 점보는데 쓰이지만, 역학은 알고보면 하이테크중 하이테크야. 왜 컴퓨터 용어는 1과 0으로 이루어진 2진법이라고 하잖아? 역학의 기본이 바로 한개의 선 '-'을 양陽, 두 개의 선 '--'을 음陰이라고 하는데 이게 이진법이거든. 이걸 각각 효爻라고 하고 완성된 조합을 괘卦라고 하는데 왜 태극기 보면 괘가 4개 있잖아? 근데 둘 다 많이 안쓰는 글자니까 걍 잊어버려. 아무튼 이게 나눠지기 시작하면 2진법으로 나가거든. 두개가 음양, 다시 나눠지면 4상, 또 나눠지면 8괘... 이렇게 발전해.

수금지화목토 水金地火木土천해… 명은 아쉽게도 죽었군. 암튼 이런 말들도 서양의 언어를 번역해서 새로 만든 말이 아니라 대부분 역학에 있던 말이야. 이미 알겠지만, 존재하는 물질들에 붙여진 이름이지. 지금은 요일에 쓰이잖아. 역학은 달력 만드는 기술이기도 했어. 우리는 달력시스템이 나름 튼튼했어. 지금은 그레고리안인가 하는 여튼 서양력을 세계가 거의 공통으로 쓰고 있지만, 우리는 양력, 음력, 그리고 24개짜리 '절기'라고 하는 달력도 있었어. 입춘이니 동지니 하는 것들이 다 거기용어야. 아 암튼 이 이야기는 담에 또 하고…

陰陽 / 水 / 金 / 地 / 火 / 木 / 土

^{[음양/수/금/지/화/목/토]}

10간이라고 부르는 이 체제는 10진법이라 10개야. 12진법자리 12지는 잘 알지? 우리의 띠를 구성하는 건데, 재미있는건 앞의 2진법과 이 10진법과 12진법을 동시에 썼다는 거야. 그리고 얘들을 서로 배치해서 적용시킬 수 있었으니까 우리를 포함한 동양사회는 결코 과학이나 천문학의 기본인 수리적 관념에 결코 무심하지 않았던거지. 근데 이 10개와 12개의 글자들은 우리 일상에서 별로 안쓰이는 글자야. 그래서 '하나둘셋넷'에 아직도 가끔 쓰이는 네 글자만 알면 돼. “갑.을.병.정” 근데 병이랑 정도 쓸 일이 없으니 사실은 갑이랑 을만 알면 돼. 이렇게 맨 처음에 나오는게 바로 ‘갑’이야. 사지선다四枝選多 문제가 나오면 예전엔 갑을병정 이렇게 되어있었어. 운전면허 시험문제도 그렇게 나왔지. 횽들 요새도 그럼? 면허딴지 넘 오래되서... 쩝...

甲 / 乙 / 四枝選多

^{[갑/을/병/정/사지선다]}

甲질 하는군.
우리 乙들이 뭉쳐서 싸웁시다!
네가 甲이다.
시험은 객관식 四枝選多형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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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을乙이란 글자엔 재미있는 조합이 있어. 한글보다 우리말의 역사가 되게 깊잖아? 그래서 한자를 적당하게 발음, 순서, 모양 등을 바꿔서 쓰는 방식이 있었어. 우리도 왜 글자고쳐서 장난 많이 치잖아 ㅠㅠ <-요런식으로? 요거 실제로는 우는 얼굴모양이지만 읽을 땐 '유유'라고 읽는 것 처럼 말이야. 이런 식의 조합은 사실 역사가 장난 아니게 길어.
이두문자니 향가니 하는 삼국시대 문학양식이니 글자들도 그렇게 썼어. 한글이 만들어진 이후에 한글로는 써 지는데 한문으로 못적는 글자들이 있잖아? 그런걸 적당히 섞거나 조합하는 방법인데 대표적으로 하인 이름에 쓰는 '돌쇠'같은게 있어. 그렇게 쓸일이 많지는 않았지만, 양반들은 촌스럽다고 한글을 안쓰고 한문만을 썼었는데, 돌쇠는 한문으로 쓸 수가 없으니까, 쇠는 의미를 따서 금金이라고 쓰고 돌은 돌을 의미하는 석石자에, 받침으로 을乙을 써서 글자를 만들었어. 乙이 ㄹ이랑 비슷하게 생겼잖아. 그래서 한문으로 돌쇠는 '돌쇠乭金'라고 써.그런 일이 거의 없기는 하지만 하인에게 성을 준 맘씨 좋은 주인들도 있긴 했나봐 `김돌쇠金乭金'란 이름이 옛날책에 나와. 웃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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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진법과 12진법의 모든 경우의 수를 합치면, 60개가 딱 나와. 그래서 나이에서 갑이 돌아온다고 환갑還甲 또는 회갑 回甲이라고 하는데, 요샌 환갑잔치는 안챙기지? 60이면 너무 젊은 나이니까 말이야. 실은 61세야. 왜냐면 우린 0살이 없고 태어나자마자 1살이니까. 갑이 돌아올려면 61세라야 해. 62세가 되면 환갑에서 1년 더 살았다고 진갑이야. 요샌 정말 더 안쓰는 말이지. 나이가 같으면 갑장, 혹은 동갑 同甲이라고 부르는 거지.

還甲 / 回甲 / 同甲 / 甲長

^{[환갑/회갑/동갑/갑장]}

우리 79년 同甲이야.

전에는 무협지 많이 봤잖아 거기 60갑자의 내공을 소유한 주인공들이 나오지. 60갑자면 몇 년인지 계산이 돼? 12진법의 첫번째가 자子거든. 원래 아들이란 뜻으로 쓰이는 글자인건 알지? 내 아이들, 자식子息 아들딸들 자녀子女그분의 후예들 자손子孫 아드님
자제子弟… 근데 이 12진법에서만 이 글자가 ‘쥐’란 뜻으로 쓰여. 그래서 이 10진법과 12진법에 나오는 글자들을 별로 쓸 일이 없단거지. 암튼, 두 체제의 첫글자를 합치면 갑자 갑자甲子가 되는데, 그래서 이 전체를 그냥 갑자라고 불러. 60년 한 번을 1갑자라고 해. 그러니까 60갑자는 무려 3,600년이야. 그니까 무협지에 나오는 수양을 통해 3,600년만큼의 내공을 쌓았다는 말은 말도 안되는 개뻥인거지. ㅋ

子 / 甲子

甲子년생은 쥐띠야.
60甲子의 내공이 내몸에 있어.

근데 이 글자는 거북이 등모양을 보고 만들어진 글자야. 그래서 다른 의미로는 딱딱하다 단단하다란 의미도 있어. 철갑鐵甲상어라든지... 물고기 알들 중에 캐비어라고 불리는 요리재료가 있지? 그 중에 최고가 이 철갑상어의 알 블랙캐비어라나 뭐라나... 해외에선 여러 물고기 알들을 비싸지 않게 팔고 있으니 비싼 돈써가며 귀한 철갑상어 괴롭히지 말고 왠만하면 그냥 싼 캐비어를 먹도록 해. 암튼 갑옷이라든지 장갑掌甲... 아, 혹시 손가락 네개를 한 곳에 넣고, 엄지만 따로 빼는 장갑 이름 알아? 그 장갑이름은 '엄지장갑掌甲'이야. 벙어리장갑이란 말은 이제 틀린말이야. 이름은 똑같지만 더 단단한 느낌이 나는 장갑차裝甲車이고, 이런 장갑차들이 있는 부대를 기갑機甲부대라고 하지?

鐵甲 / 掌甲 / 裝甲車 / 機甲

^{[철갑/장갑/장갑차/기갑]}

캐비어로 가장 유명한 건 鐵甲상어의 알이야.
이 장갑의 이름은 엄지掌甲이야.
우리는 機甲부대라 裝甲車를 자주 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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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발음/의미	글자	발음/의미	글자	발음/의미
甲	[갑] 딱딱한 것, 첫번째	易	[역] 바꾸다	學	[학] 학문, 배움
四	[사] 4	柱	[주] 기둥	八	[팔] 8
字	[자] 글자	命	[명] 목숨, 수명, 직업	理	[이] 이론, 이치
火	[화] 불	陽	[양] 태양	數	[수] 숫자
文	[문] 글	天	[천] 하늘	陰	[음] 그늘, 어두움
鐵	[철] 쇠	土	[토] 흙, 땅	水	[수] 물
木	[목] 나무	地	[지] 흙, 땅, 바닥	機	[기] 구조, 기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