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에서 일하며 겪은 빌런들

20살때 극장서 짧게 알바를 한적이 있다.
사람모이는곳에는 늘 또라이 가득하다더니 여기서도 마찬가지더라
그떄 겪은 수많은 빌런들에 대한 추억이다.

<타임스톤>

간흑가다가 한 상영관에 1명혹은 1팀만 입장하는 경우가 있다.
그떄도 무슨 B급 잡영화였는데 관객이 한명이더라
근데 그놈이 늦게온거지 한 10분정도??
근데 이색기가 자기밖에 없는데 앞에 놓친장면을 되감기해주면 안되냐고 진상을 부리더라
이게무슨 다음팟플레이어인지아나? 진짜 죽여버리고 싶은 심정 꾹꾹참고
그렇게는 어렵다 죄송하다 설득하고 또 설득하는데도 끝까지 염병을 하더라
하젠장 그냥 나도 GG치고 매니저한테 말해서 초대권한장먹고 떨어지라고 줘버렸다.
씨바 또 생각하니까 빡치네
진짜 배운사람들은 이런 진상 부리지말자

<폼페이>

당시 우리 매점에는 나초치즈를 직접 중탕해서 주고 있었음.
어느떄와 다름없이 그 치즈를뜯고 가열하는 나초통에 넣어야하는데 이색기가 정신나갔는지 그걸 팝콘통에다가 넣어버린거임
그러고 잊은거지
그게 어떻게 되겠냐
10분뒤 팝콘통에서 나초치즈가 꾸물꾸물하더니 퐁~!소리와 함께 시밤쾅! 마구 꾸역꾸역 훌러넘치고 난리가남
설상가상으로 안에 팝콘옥수수가 이미 있던지라 걔네가 치즈를 뚫고 여기저기 튀어대면서 리얼 폼페이가 되어버린거임
결국 그 통은 그대로 맛이가서 원래 두개였던 팝콘 통이 반나절동안 하나가 되버리고 그 직원은 시말서씀

<단짠충>

카라멜과 버터소금의 조화를 꿈꾸는 신개념또라이였지
늘 두 팝콘의 믹스가 정말 맛있다고 손님들에게도 권하고 싶다 망상을 하던애였는데 거기서 끝냈어야할 행동을 결국 실천에 옮기게됨
카라멜설탕을 넣고 거기다 버터소금까지 넣어서 신개념 믹스팝콘을 만든거지
맛은 진짜 호불호가 갈릴맛이였음 반응이 그렇게 썩 구리지도 않았지만 윗사람 입장에서 이게 납득이 가겠냐?ㅋㅋㅋㅋ
메뉴얼대로 안하고 천하디천한 알바놈이 감희 메뉴를 창작하는데?ㅋㅋㅋ
당연히 쿠사리먹고 그날 시말서씀

< 추천충 >

박스(티켓발부)에서 일할때면 꼭 등장하는 빌런들임
말그대로 지들이 영화를 선택못하고 우리 알바들에게 추천해달라고 묻는거지
하지만 우리 알바들은 고객들한테 영화 함부로 추천하면 안됨 이게 생각보다 민감한 사항임ㅇㅇ
그래서 늘 "요즘 이게 잘나가는것 같다."라고 예매 모호하게 말하는데 하..아직도 빡치네 어느 틀딱들이 반말찍찍뱉으면서 자네가 영화하나 추천해주게 껄껄 거리는데 진심으로 팝콘통에 넣어서 튀겨버리고 싶었음 그래도 꾹꾹참구 요즘 이러이러한게 잘나간다~하고 마무리 지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끝나고 나한테와서 왜 이런걸 추천하느냐 너무 폭력적이라 제대로 보질못하였다. 환불해달라 진상을 시전
후.. 다시 생각해도부들부들 거린다 진짜 ..
하지만 우리가 어쩌겠냐 ㅠㅠ 그냥 매니저한테 보고하고 초대권하나 주는걸로 퉁쳐야함
진짜 서비스직 하는 알바들 함부로 대하지말자 우리는 지성인이야.

<우주인>

역시나 티켓발부할때였음
한 고객의 티켓을 끊어주고 포인트를 적립해주려고 할때 xx님 맞으시죠~ 이렇게 묻고 적립해줌
근데 생각지도 못한 카운터가 들어온게 그 고객이름이 "우주인"인거임
"우주인고객..풉엌파하하하하하하하하!!!"
그래서 나도 모르게 빵터져버림
그리고 아..씨밤..x 됬다...사색됬는데 다행히 조낸 쿨가이라서 하하하하하 맞아요 감사합니다. 하고 가더라
조낸 웃겨준것도 모잘라서 천한 알바의 무례를 용서해주신 성자였음

<로맨티스트>
매번 같은 시간에 와서 팝콘中자리를 포장해달라는 특이요청을 하는 남자가 있었음
보통 극장내서 먹는 팝콘을 포장해달라고 요청하는 경우가 드물자나?
그것도 이틀에 한번꼴로 그렇게 찾아오니 너무 궁금했던 알바형이 물었나봄
그랬더니 캬 임신한 아내가 팝콘을 좋아해서 여기서 사가는거라고함 아무래도 극장께 질이 더 좋을꺼라고 판단했다고함"
20대초중반 남녀알바생 일동 감동
단체로 아아아아 너무멋지다 ㅠㅠ이러고 매번 그남자한테 주는건 따로 심혈을 가져서 만들었음
결국 매니저한테 이 애기가 가게됬는데 문제가 터짐
매니저가 나대기 시작한거임 "이참에 기계청소한번 싹하자고"
시밤; 쩔수없이 한번 싹 청소하고 깨끗한 상태로 팝콘가이를 기다렸지만 그이후로 안오더라
망할놈

<막내>
당시 난 20살되자마자 알바를 막 시작한터라 나이가 젤 어렸음
죄다 형들이고 누나고 해서 이쁨 받을줄 알았는데 시바 그냥 신데렐라였다.
오픈이나 마감할때면 미파야! 미파야! 미파솔라 시바색갸! 조난 외치고 휴무날 여친극장데려가면 지들끼리 병;신들 환장파티 시작
"미파 여자데려왔다 쿠에에에에에" 막 이러면서 일안하고 등신짓거리함
나에대한 애정이라 생각할려고 해도 하는짓이 너무 븅신같아서 "에효 난 나이먹고 안저래야지;;" 했는데 군대제대하니까 내가 후배한테 똑같이 "이색기 여자데려왔다 쿠에에에에에" 거리고 있더라 시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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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로 극장서 알바하면 좋은점과 나쁜점 알려주겠음

좋은점

<영화공짜>
뭐 당연한거지만 영화공짜로 무제한 감상가능
그래서 다들 퇴근후에 영화한편 쌔리고 집가고 그랬음

<시영회>
필름을 처음받으면 그게 잘나오나 테스트 같은걸함
그러면서 겸사겸사 마감조 알바들도 같이 영화보고 노는데 분위기가 너무 좋음
마치 극장 전세낸기분? 치킨이랑 피자같은거 시켜서 극장서 동그랗게 앉아 수다떨며 최신영화를 보는데 이거때문이라도 다시 알바하고 싶다

<썸>
우리만 이런지 모르겠는데 알바들끼리 친목이 개오졌음
맨날 우리끼리 술먹고 띵가띵가하구 게임길드 만들어서 허구한날 피방가서 놀구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썸타고 커플들도 많이 생김
근데 난 없었음 ㅎ

나쁜점

위3가지를 제외한 모든것들이 구림
일단 군대식 문화가 어느정도 있음
극장알바가 생각보다 인기가 많은지라 내놓기만 하면 지원자들이 촥촥촥 들어옴
나같은 경우도 7:1 붙은거임 ㅋ왜붙였냐니깐 그날 유일하게 계속 웃고있던게 나하나래서 붙였데
뭐 아무튼 그러다보니 텃세오지고 알바끼리 쿠사리 오지고 은근히 서열있고 그럼 ㅎㅎ
지금 생각하자니 좀 웃기긴하네
그외 업무난이도도 은근히 헬이고 언제나 스마일을 장착해야하는 업종이다보니 스트레스 이빠이심함

그래도 젠장 다시하고싶다.

3줄요약
1.영화관알바
2.재밌으니까
3.한번해보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