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튀김은 프랑스인이 만들어서 프렌치 프라이일까?ㅣ 더농부

in #kr-food5 years ago

햄버거와 한 몸, 맥주와 단짝 친구인 음식이 있습니다. 바로 감자튀김입니다. 기름에서 갓 튀겨 나온 감자는 한입 베어 물었을 때 포슬포슬하고, 짭짤한 맛 때문에 '중독성'이 강한 편입니다.

지난 주말, 햄버거를 먹다가 문득 감자튀김의 역사가 궁금해졌습니다. 감자튀김의 원조격인 나라는 어디일까요? 패스트푸드의 성지 미국일까요? 오늘은 감자튀김의 원조국부터 최근 불거지고 있는 GMO(유전자 재조합식품) 논란까지 살펴보겠습니다.
감자칩은 식당 손님을 골탕 먹이려 만든 음식이다

감자튀김과 감자칩은 긴 역사를 자랑하는 만큼 다양한 이야기가 얽혀있습니다. 그중 가장 많이 알려진 두 가지 설(說)을 이야기해볼까요.

벨기에 감자튀김 / 벨기에 프랑스어권 지역인 왈로니아

그 첫 번째 이야기는 프렌치 프라이라는 단어와 관련 있습니다. 시간을 돌려 1차 세계대전으로 가볼까요. 당시 미군은 벨기에의 프랑스어권 지역인 '왈로니아 지역'에서 감자튀김을 처음 맛봤습니다.
이들은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왈로니아를 프랑스로 착각해서 'French Fries'로 소개했고, 그때부터 감자튀김 원조는 프랑스라고 전해져 왔습니다. 이에 벨기에는 '우리가 원조이고, 프렌치프라이가 아닌 벨지언 프라이'라고 정정하며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 등재를 신청했지만 성공하지는 못했습니다.

1850년 미국 뉴욕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조지 크럼은 독특한 취미가 있었습니다. 손님이 음식에 대해 불만을 얘기하면, 음식을 더욱 이상하게 만들어 골탕을 먹였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단골손님이 감자칩을 주문했는데 "너무 두꺼워서 익지 않았다"며 불평했습니다.

사라토가 칩스
기분이 상한 주인은 감자를 집기도 힘들 만큼 얇게 썰고 소금을 왕창 쳐서 내놓았는데, 한입 먹어본 손님이 너무 맛있다며 오히려 추가 주문을 했습니다. 점점 인기를 끌자 지금까지 내려오게 되었고 주인장이 만든 음식은 이렇게 상품으로도 나왔답니다.

우리가 흔히 먹는 얇은 감자칩의 시초가 고약한 취미에서였다면, 어처구니 없긴 하지만 재미있네요.
한국은 언제부터 감자튀김을 먹었을까?

한국의 1인당 감자 소비량은 1년에 8.7㎏으로 다른 나라들에 비해 낮은 편입니다. 조리법이 많지 않고, 곁들어 먹는 음식이라는 인식이 강해서인데, 생각해보면 감자볶음, 감자전, 감자조림 정도로 활용됩니다.

부식이라는 인식이 바뀐 계기는 패스트푸드점이 본격적으로 생겨나면서부터입니다. 한국 최초의 패스트푸드점은 1979년에 생겨난 롯데리아로, 현재는 국내에만 753개 매장이 있습니다. 서울 중구 소공점에 첫 둥지를 튼 롯데리아는 당시 롯데리아 햄버거, 치즈 햄버거, 디럭스 햄버거 등 햄버거 세트와 프라이드치킨을 선보였습니다.

연도별 패스트푸드 매장 수 추이 @ 뉴스래빗
셀프서비스를 도입한 롯데리아가 성공할 수 있을지 추측이 난무했습니다. 그러나 600원이던 잔치국수보다 저렴한 가격(450원)에 빵과 고기 패티 양상추라는 새로운 조화, 세트로 즐길 수 있는 장점 덕분에 설립 첫해 일 평균 2200개의 햄버거가 팔렸습니다. 그렇게 1984년에 버거킹과 KFC가 생겼고, 3년 뒤인 1987년엔 세계 최대 프렌차이즈인 맥도날드도 국내에 진출했습니다. 이 영향으로 햄버거, 감자튀김과 같은 패스트푸드 소비는 급격히 상승합니다.

요즘에는 '에어 프라이어'가 인기를 끌며 간단히 튀겨먹는 냉동식품 소비도 늘어나고 있는데, 감자튀김은 굳건히 사랑받는 간식으로 자리매김 했습니다.
날씨가 더워지면 감자튀김을 못 먹는다

벨기에의 폭염 @ kbs 뉴스 캡처
날씨와 감자튀김은 연결고리가 없는 이야기 같지만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올해 무더위는 세계를 덮쳤었죠. 직사광선으로 내리쬐는 햇볕에 맥을 못 추는 건 한국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감자튀김의 원조국이라 주장하는 벨기에도 올해 피해가 상당했습니다.

벨기에 감자 @ 연합뉴스
유럽에 폭염이 강타하여 감자 생산량이 평년대비 3분의 1로 줄어든 것인데요. 지난해 톤(t) 당 25유로 선에서 거래된 벨기에 감자(평년 가격은 100~150유로)는 올해 톤(t) 당 300유로 내외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작년에 비해 무려 10배나 비싼 값입니다.

급등한 감자 가격으로 인해 감자 튀김 크기가 작아질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감자 표면도 거칠어졌습니다. 벨기에는 감자튀김을 만들 때 껍질을 기계로 제거하는데, 표면이 울퉁불퉁해져 기계를 이용하는 게 어려워졌다는 겁니다. 여러모로 쉽지 않은 한해입니다.

맛있다고 그냥 먹으면 안 되는 이유
식품 영양계에서 감자튀김은 여전히 골칫거리입니다. 복합적 질병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 이유인데요. 가장 많이 언급되는 두 가지 원인을 알아보겠습니다.

  1. 당뇨병과 심장병 위험을 높인다.

나트륨을 과다 섭취하면 혈액 염도가 높아지면서 삼투압 현상으로 주변 물을 혈액 내로 끌어당깁니다. 그럼 혈액량이 늘어나고 혈관이 부풀면서 압박을 받아 혈압이 높아집니다. 감자튀김은 나트륨이 많은 음식 중 하나이고, 기름으로 조리하기에 혈관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1. 감자튀김에 발암물질이 있다?

몇몇 식재료는 기름에 튀기면 발암물질이 발생합니다. 뜨거운 기름으로 조리하면 식품 속의 포도당과 아스파라긴(아미노산의 일종)이 만나 화학반응을 일으키는데 이때 발암물질 '아크릴아마이드'이 생겨난다는 겁니다. 기름에 튀기면 위험한 대표적 식품으로는 감자, 커피 콩, 곡물이 있습니다.


당신의 최애 감자튀김은 무엇?
패밀리레스토랑에 가면 사이드 메뉴로 감자 요리가 나옵니다. 우리가 늘 먹는 길쭉한 감자튀김도 있지만, 벼락 모양, 웃는 모양 등등 여러 모양이 있지요. 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감자칩. 종류를 알아볼까요?

슈스트링 감자튀김 / 케이준 감자튀김

  1. 슈스트링 감자 : 패스트푸드점에서 흔히 먹을 수 있는 것으로, 노란색 얇은 감자에 소금 간이 되어있습니다. 한국인들에게는 대중적인 음식으로 익숙합니다.

  2. 케이준 감자 : 슈스트링 감자튀김과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차이점이라면 케이준 양념에 버무린 겁니다. 케이준은 마늘, 양파, 칠리, 후추, 겨자, 셀러리 등 강한 맛과 향을 내는 재료를 섞은 양념인데요. 이 때문인지 케이준 감자튀김은 자극적이다, 짜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테이터 탓츠 / 스마일 감자

  1. 테이터 탓츠 : 학교 행사, 운동회 할 때면 콜라와 함께 먹던 감자튀김 이름은 테이터 탓츠입니다. 감자튀김 중에서는 가장 작지만, 간편하게 먹기에 좋습니다.

  2. 스마일 감자 : 귀여운 감자튀김의 이름은 스마일. 대충 지은 이름 같지만, 이만큼 적당한 이름도 없는 것 같네요.

크링클 컷 / 웨지감자

  1. 크링클 컷 : 돈가스를 먹을 때, 세 조각씩 올려지는 감자튀김은 크링클 컷입니다. 휴게소에서 음식을 시키면 종종 볼 수 있죠. 차갑게 식어도 여전히 맛있는 감자튀김.

  2. 웨지감자 : 치킨 사이드 메뉴로 당당히 이름 올린 이것은 웨지입니다. 슈스트링 감자 다음으로 많이 먹어서인지 꽤나 익숙합니다. 웨지 감자에도 케이준 양념이 올라가는데, 크기도 크고 도톰해서 마니아가 많습니다.

이외에도 우유와 버터를 넣어 으깬 매시 포테이토, 찐 감자, 구운 감자, 감자 칩 등등 활용법은 다양합니다. 당신의 최애 감자요리는 무엇인가요?
유전자 변형 감자가 허용된다?

감자, 옥수수, 콩 등을 가공한 요리를 먹을 때면 GMO에서 자유로운지 의문이 들 때가 있습니다.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는 유전자 재조합 식품으로, 질병에 강하고 생산량이 많도록 유전자를 변형시킨 작물입니다. 이런 장점도 있는 반면 환경 교란 등의 문제로 GMO를 반대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GMO 감자와 인체 환경의 연관성에 대해 심사한 결과가 논란되고 있습니다.
검사 결과 '감자는 인체에 해를 끼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내년 2월부터 식품으로 승인하겠다'를 국정감사를 통해 발표한 것인데요. 이제까지 GMO 상품인 콩, 옥수수는 특정 성분(전분 등)만 추출하여 콩기름 등으로 사용하였기에 문제가 없다는 게 식품업계의 주장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허가받은 튀김용 감자는 특정 성분을 뽑아 쓰는 게 아니라 감자를 통째로 튀겨 먹는 만큼, 콩기름이나 옥수수 전분과 달리 변형 유전자를 섭취하게 될 가능성이 제시되며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FARM 인턴 박현희
참고 = 비지니스 워치 [핀셋]감자?금자!③감자칩은 무풍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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