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직트리1] 네오포비아 식습관이야기

in #kr-edu6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lumieres 입니다.

오늘은 만2세(4살)우리 아이들이 요리 체험을 하는 날입니다.
매 월 2회씩 요리수업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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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만들 요리는 ‘야채피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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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거 앞에서 기다림이란 없는 아이들이
식재료를 보자마자 입으로 들어가는 아이들이 없네요.

개구리 햄버거, 얼굴컵케이크, 만두꽃피자 이런 요리 때는 생크림에 손 찍어서
바로 입속으로 들어가느라...바쁜데 말이죠.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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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소근육이 미숙한 아이들이 야채 썰어보겠다고 열중인 모습이 매우 사랑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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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단단한 무 썰기가 힘들었는지 손으로 조각을 내는 모습에 한참 웃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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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 썰기가 너무 재미있었는지 무조건 오이만 가져다 썰어대는 이 아이가 기특하더라구요.

오늘 만든 야채피클은 좀 더 익어야 먹어보겠네요.
평소엔 “이거 누구랑 먹을거야?” “나...”
엄마, 아빠도 안주고 혼자 먹고 싶어할 만큼 욕심을 부리는 녀석들이
아마도 야채피클은 엄마, 아빠를 위해 드릴 겁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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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 편식 심하죠. 육아 전쟁을 치루는 것 중 하나가 편식입니다.
편식을 해결하기 위한 한 방법은 아이들이 꺼려하는 식재료에 최대한 많이 간접 노출을 시켜 친숙해질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음식에도 낯가림????

푸드네오포비아.
음식(food) + 새로움(neo) + 공포증(phobia) 가 합쳐진 단어죠.
아이들의 편식 이유 여기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단순히 새로운 음식에 대해 꺼려하는 것 뿐만 아니라 새로 접한 음식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어 편식하게 되는 것을 뜻합니다.
자기 방어가 미숙한 아이들이 새로운 것에 대한 경계심과 두려움으로 자기를 보호하려는 방어기제로 흔히 말하는 낯가림인 것이죠.

보통 이유식을 시작하는 시기(6개월~)부터 어떻게 이유식을 먹었는지에 따라 영향을 미치고요.
두 번째 과도기 시기(20개월 전후~3살)는 멋모르고 먹었는데 음식에 대한 호불호가 생기는 미각 발달 시기와 내가 수저질도 하고, 물도 혼자서 마시려는 주도성이 형성되는 시기부터 취학 전 만5세 시기까지 최고점으로 심해집니다.
이 시기에 편식이 심한 아이는 두뇌 발달에 필요한 영양도 충분히 공급받지 못할 뿐 아니라 성인기까지 편식이 이어집니다.
결론적으로 영유아기에 식습관 형성이 매우 중요한 거죠.

특히 이시기에 채소에 대한 거부반응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데, 아이들은 성인에 비해 채소의 쓴맛을 3배나 강하게 느끼게 됩니다.
본능적으로 단맛=좋은 것, 신맛=상한 것, 쓴맛=독이 있는 것으로 인식합니다.
채소의 쓴맛은 독이 있는 것으로 인식하여 채소를 거부하게 되는 겁니다.

## 네오포비아 극복 방법은 푸드 브릿지(food bridge).

식습관을 개선하는 방법으로는 푸드브릿지라는 방법이 있습니다.
푸드브릿지는 아이가 싫어하는 음식을 좋아하기까지는 최소 8번의 노출이 필요하다는 것이며, 가장 중요한 것은 싫어하는 음식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을 가지고 자주 노출해주는 것입니다.
1단계=친해지기
2단계=간접노출
3단계=소극적노출
4단계=적극적노출

이에 따라 원 식단에도 매주 금요일은 친친데이로 푸드브릿지 적용식단이 나옵니다.
예를 들어 5월은 오이에 친해지기 위해서
1단계 = 쇠고기오이죽 / 2단계=오이완자전/ 3단계=오이전/ 4단계=오이스틱
이런 식으로 1단계에서 4단계로 식단제공을 합니다.
그렇지만 하나의 노력일 뿐 아이들에게 이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아이들 둔 부모라면 푸드브릿지? 이런 이론만으로 실천하기 힘들다는 걸 아시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편식을 개선하기 위해서라면
1단계 = 친해지기가 매우 중요합니다.

가정에서 어떤 노력을 하시나요?
일단 아이들이 먹는 식단을 쭉 살펴봤어요.
콩나물, 양상추, 숙주나물, 청경채, 시금치, 양배추, 감자, 무, 미역,오이, 상추, 브로콜리, 당근, 버섯, 김치, 파프리카 등 이런 것들이 있네요.

이런 재료들에 아이들은 얼마나 노출되어 있을까요.
사실 밥 먹을 때 빼고 이 재료들과 친해진 적이 없습니다.
나와 늘 시름하며 싸우는 공포의 녀석들로 기억이 되는 거죠.
“너 또 내 식탁에 나타났구나!”
“난 니가 싫다고! ”
“너 때문에 엄마한테 또 혼나겠다!”
이런 맘이겠죠. 이 싸움이 깊어질수록 자주 식탁에 오르내려도 친해지기란 쉽지 않습니다.

어떻게 친해질까요...
소꿉놀이 구성에도 많은 재료들로 요리 놀이를 해 보는 거죠.
예전보단 훨씬 다양한 것들이 많아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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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놀 때 ‘브로콜리버섯볶음밥’을 해 달라고 하거나
“가지파프리카볶음‘을 해달라고 해보세요.
설마 한 두 번 요리놀이 했다고 친해지리란 절대~No~~.
그저 우리 엄마, 아빠가 좋아하는 음식을 내가 요리해준다는 것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는 계기가 되겠죠.

그리고 마트에서 아이와 함께 야채를 골라보거나 야채 이름 알아보기를 해 보세요.
눈으로 얼마만큼 많이 익히고 만져보고 탐색하는 것만큼 중요한건 없습니다.
야채가 상하지 않게 한 번씩 만져보거나 엄마가 사야할 재료를 담아보라고 하세요.
매 번 마트에서 싫어하는 재료 코너에서 친해지기 놀이를 많이 해 봐야 합니다.

아이들이 오이를 싫어합니다.
특히 저는 아직까지 오이를 잘 먹지 못합니다.
오이의 물비린내 같은 특유의 향 때문이죠.
저희 엄마가 오이를 싫어해서 마흔이 다 된 나이에 드셨습니다.
당연히 오이는 식탁에 잘 오르는 메뉴가 아니었죠.
편식은 당연할 수밖에 없었던 환경인겁니다.
저도 곧 그 나이가 다가옵니다.
그래서인지 요리선생님께서 오이무침을 해주시는데 해주신 정성을 생각해서 한두 개씩 꿀꺽 먹어봅니다.
아이들처럼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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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조금이나마 야채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아이들 공간에 야채 사진도 많이 붙여줍니다.

그런데 오늘 뜻밖에도 요리를 하다 너도나도 오이를 먹었습니다.
오이를 신나게 썰다 흥분 속에 한입 베어 먹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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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오이 맛사지 놀이를 해봤다면서 심지어
‘저도 오이 먹고 싶어요’ 라며 먹어도 되는지 물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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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집에 가서 야채피클은 안 먹을지 모릅니다.
아이들끼리의 분위기, 요리 활동에서 느꼈던 즐거움 속에
그 저 한 개씩 먹어봤을지도 모릅니다.
다만 중요한 건
오이에 좀 더 친해졌다는 것만으로도 매우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아이가 싫어하는 야채에 미친 듯이 친해줄 수 있도록
야채 이름알기, 야채로 놀기, 야채 요리해보기를 정말 수없이 해봤을 때 아이들은 푸드네오포비아에서 벗어나기 시작하는 겁니다.

식습관 너무나 어려운 육아 과업 중 하나입니다.
이건 시작에 불과하죠..
식습관 이야기 다음 편에 또 찾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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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짱맨 호출에 출동했습니다!!

감사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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