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

in #kr-diary2 years ago

지난번 병원 진료 받고 약국에서 상비약을 사두었는데 이렇게 빨리 먹게 될지는 몰랐다. 냉방병(?)으로 온 두통일까? 뭐 때문에 이런 두통이 생긴 것일까? 잠깐 생각하다가, 또 존재의 고민에 대한 생각을 하다가 불안증상이 생겨 생각하기를 멈췄다.

인간의 특성 중 하나일 것으로 나의 경우 무지에 대한 공포는 엄청나다. 모르는 것에 대한 공포, 모든 것을 다 알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가능한 많은 것을 알려고 했던 나는, 지금 같은 정보화 사회에서는 사실 그렇게 필요한 존재는 아니지 않나 싶다. 그냥 적당히 책 읽는 것을 좋아해서 도서관 사서 선생님 같은 직업을 선택해서 평범하게 살아갔으면 아무런 고민없이 그냥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아갔을 수도 있었다.

취업의 기회나, 유학의 기회, 분야 변경의 기회, 최근까지도 나에게 이런저런 기회가 주어졌고, 나 스스로는 만족스러운 선택을 했고 다시 돌이켜도 똑같은 선택을 할 것이라고 믿지만, 나 자신만 보고 사는 것에서 과연 만족해야 하는 것인가가 요즘 고민이다.

혼자 사는 것에 익숙하고 혼자 생각하고 혼자 모든 일들을 처리하고, 생활이나 일하는 것이나 대부분의 것들을 혼자 결정하는 일에 익숙하다 보니 어느순간 그냥 일들을 내가 다 맡아서 처리하게 되거나 그냥 남보다 내가 좀 더 고생해서 일처리를 빨리 끝내는 것이 편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최근 몇주간 정말 일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덕분에 딴 생각 없이 일만 했다. 일이 잘 되다가 마지막 끝 마무리가 정리가 잘 안되서 찝찝한 상태로 몇주간 보내다보니 신경이 곤두서 있었고, 뭐 뉴스도 잘 안보고 논문들만 읽고 정리하다가, 이런저런 전화를 받고 코인 소식들을 듣고 그랬다.

내 옆자리의 외국인 친구는 요즘 아예 대놓고 비트코인 차트들을 보고 분석하고 있던데, 얘도 연구소 월급 만으로 생활하기 힘들어서 이런 것들을 하기 시작한 걸까? 최근의 비트코인 하락세가 엄청 나긴 한데, 차트를 보고 있긴 한데 제대로 알고 하는건지 한번 물어보려다가 돈문제는 너무 민감하고 예민한 issue 라 그냥 안하기로 했다.

다른 외국인 친구들은 따로 이런 투자 같은 것은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데, 몇몇은 학위 받은지 얼마 되지 않아서 뭔가 자유로운 연구 분위기를 꿈꾸는 것 같고, 학위를 받은지 꽤 된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 연구비 proposal 이나 다음 자리나 grant 관련 이런저런 일들을 알아보는 것 같다. 나도 grant 관련 하여 하나 썼고 이제 곧 결과가 나올 때가 됬긴 한데, 뭐 사실 되나 안되나 내 삶에 크게 달라질 것은 없을 것이라... 그냥 내 일들이나 잘 정리되고 내 짬 시간이 다시 생겨 책 읽는 시간을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

지난 달부터 다시 생각한 존재와 죽음에 대한 사색을 이어가기 위해, 유명한 학자들이 죽음에 앞두고 자기들의 생각을 서술한 그런 내용의 책들을 몇권 주문했는데 아직 1페이지도 넘기지 못하고 바닥에 있는 채로 먼지만 쌓이고 있다. 지지난달에는 우주에서의 인류의 존재, 우주론 등에 대한 책들을 읽었는데, 이번달은 책 한권 제대로 못 읽고 있네 ㅋㅋㅋㅋㅋ 그래도 생일 때 되면 책 또 구매하려고 장바구니에 이런저런 책들 넣어두고 있는데 흠 ㅋㅋㅋㅋㅋ

두통 덕분에 아까 글과 함께 또 오랜만에 이렇게 길게 글을 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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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려고 책상위에 둔 것들이 한 10권은 되는 듯 합니다.
그저 멀리서 바라만 봅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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