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독서 여행기(우주와 인간 사이에 질문을 던지다)

in #kr-book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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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최근 독서노트를 다시 재독하고 있다. 지금까지 3권의 독서노트가 작성되었다. 사놓고 쓰지 않는 노트들이 독서노트로 채워지는 것을 보면서 내심 뿌듯하다. 그러다가 불과 며칠 전에 읽은 교양과학서적에서 새로운 감명을 받았다. 관찰과 분석이 지배하는 과학은 냉철한 이성만 존재할 줄 알았는데. 그 안에는 인류애도 녹아있었다. 


내가 처음 받은 감명은 우리의 유전자에 관한 과학적 사실들이다. 인간은 스스로를 만물의 영장로 인식해왔고 그렇게 인식하고 있다. 나 역시 그렇게 생각한다. 나는 인간과 다른 생명 사이에는 넘을 수 없는 큰 격차가 있다고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인간은 존엄하지만 다른 생명체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과학적으로 우리의 유전자는 초파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 얼마나 오묘한가? 내 몸을 구성하는 가장 기본단위인 유전자가 과일껍질 주위를 배회하는 초파리의 유전자와 비슷하니... 물론 이 과학적 사실이 인간중심주의적인 나의 기본생각을 바꿀 수는 없었다. 그러나 인간 이외의 생명들이 불필요한 고통을 받거나 유희를 위해 이용당하는 것은 잘못되었음은 더 확고해졌다.

그렇다면 인간들 간에 유전자적 차이는 얼마나 될까? 실제 우리 인류는 모두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로서 유전정보의 차이는 0.1퍼센트에 미만에 불과하다. 더구나 우리 현대인은 아프리카에 기원을 둔 단일조상에서 분화하였다. 단지 전세계로 퍼지면서 자연선택과 격리된 소집단의 유전적 부동현상으로 특징적인 여러 모습의 인류가 나타난 것이다. 결론적으로 우리 모두는 유전학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 만약에 우리가 모두가 다른 인간을 향한 차별적인 또는 배타적인 마음이 생기려고 할 때, 이와 같은 과학적인 사실들을 함께 떠올려보면 어떨까?


다음으로 내가 받은 감명은 네트워크 과학을 통해 바라본 인류 서로 간에 거리이다. 나로부터 6단계만 지나면 전 인류를 알 수 있다. 내가 학창시절 때부터 들었던 이야기이다. 전 인류의 친밀함을 그리고 글로벌 시대에 부합하는 이야기로 여러 곳에서 인용되었던 말이다. 

그러나 최초에 이 말은 과학적으로 말이 안되는 이야기였다. 한 개인 알고있는 사람의 수를 50명으로 설정했을 때, 50에 50을 5번 곱하면 약 160억이라는 숫자가 나온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계산에는 내가 알고 있는 사람을 다음단계에 있는 사람도 알 수 있는 중복이라는 경우의 수가 빠졌다. 실제 중복이라는 경우도 고려해보니 나로부터 전인류를 알기 위해서는 60000단계를 지나야 했다. 인류는 멀어졌다.

멀어진 인류의 거리를 다시 가까이 당긴 사람은 그라노베터였다. 그는 '약한 연결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한 개인이 알고 있는 인원 수에 대한 접근을 다르게 설정한다. 최초에 50명이라는 숫자는 가족과 친한 친구들과 같이 강한 연결 관계인 사람만을 전제로 설정되었다. 그러나 그라노베터는 우리가 살아감에 있어서 정말로 중요한 관계는 약한 열결 관계라고 말한다. 타당한 말이다. 직장동료, 식당 종업원, 버스 기사, 도서관 사서, 헬스장 관리자 그리고 수영강사 등 모두 내 삶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사람이지만 강한 연결 관계는 아니다. 그라노베터는 그 약한 관계를 네트워크 과학을 통해 함께 구현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인류는 6단계가 아닌 5단계면 서로를 알 수 있었다. 인류는 진정으로 가까웠다. 그리고 우리는 진정으로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였다.


우리 사회와 우리 인류는 지금도 인간에 대한 차별과 배타성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내 안에 있는 늑대들이 그 흉악한 이를 드러내는 것을 막기 위해서, 나는 스스로 올바른 지식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올바른 과학지식에는 인류애가 함께 녹아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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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만큼 이기적인 종자가 있을까 싶습니다. 자기들이 마치 지구의 주인인양 행사하는 모습이 보기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인류애라는 단어조차 이기적이니까요. 그러면서 아이러니 하죠 지들끼리 죽지 못해 싸우니...지금 제가 살고 있는 땅이 어느 사슴과 호랑이의 땅이라고 생각하며 살아가야 할 것 같습니다.

맞는 말씀입니다. 전지구적 관점으로 보면 인류애라는 단어 역시 배타적이고 이기적인 행위입니다. 그 생각은 미처 못했네요. 역시 내공이 상당하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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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노트필기 엄청나네요...

더 좋은 생각과 내용을 전달해드리고 싶어서 독서 노트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본래 목적대로 더 좋은 생각과 내용을 전달해드리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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