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장이책추천해드립니다] 6탄 "르 몽드"

in #kr-book7 years ago (edited)

오늘 제가 살고 있는 방콕에서 일본 중고책방을 다녀왔습니다.
한달에 한 번 정도는 대형 중고서점에 가는데, 제가 다니는 4개의 중고책방 중 3개가 엉뚱하게도 일본서점입니다. 방콕에는 한국교민들보다 일본교민들이 훨씬 많습니다. 중고고 새책이고 간에, 한국책을 파는 곳은 단 한 곳도 없죠. 그래도 교민이 아직은 1만이 넘는데 말이죠. 서점 한 곳이 몇 년전에 있었다고 하는데, 없어져 버렸죠. 물론 교회서점이 한인타운에 하나 있긴 한데, 그야말로 기독교와 관련된 극소수의 책을 파는 상황이라서… 단언코 ‘없다’고 할 수 있죠. 그런데 태국내 가장 큰 서점이 키노쿠니야란 일본회사고, 아시아에만 6개인가의 체인이 있습니다. 방콕 내에만 우리나라 교보문고의 약 1/5크기 정도의 규모의 대형서점을 3개정도 갖고 있죠. 물론 대부분은 영어책입니다. 아시다시피 일본의 ‘문고판’이라고 불리는 책들은 소설부터 전공서적까지 아주 편리하게 발행되어 있습니다만, 일본 헌책방은 규모는 작아도 새책을 파는 서점같은 구조로 되어있어서 이용하기 매우 좋습니다. 답답하기도, 부럽기도 합니다. 문고판들을 보다가 우리나라 문고판 책 하나가 떠올라서, 리뷰 올립니다.


‘저널리즘’ 최근 이 것만큼 중요한 것이 또 있을까. 민주주의 국가의 일반적인 체제가 사법, 입법, 행정의 삼권으로 서로가 서로의 힘을 견제하게 만들어 둔 좋은 (나름) 시스템에서 또 하나 자유롭게 이들을 관찰하고 고발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사회의 모든 정보들에 대한 알 권리에 대한 것.

‘언론’에서 바로 ‘말’과 ‘설명’은 바로 말하는 사람이 곧 시민이고, 듣는 사람 또한 시민이다. 그래서 진실, 또 진실이 중요하다.
너무 당연한데도 굳이 그 ‘진실’에 대해 강조해야 되는 상황과, 그것을 굳이 강조하는 언론이 있다.

보통 신문의 절반 크기. ‘타블로이드’판으로 불리는 크기. - 지하철의 무가지들도 이 크기이기는 하다 - 원래 싼 신문들이 선택하는 크기로 알려져있지만 실은 르몽드란 신문은 바로 이 크기를 선호한다.

“진실을, 모든 진실을, 오직 진실만을 말하라, 바보 같은 진실은 바보같이 말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진실은 마음에 들지 않게 말하고 슬픈 진실은 슬프게 말하라”

르몽드의 저널리즘이다. 정론지, 오직 그 진실에 대해 집중하는 정론지 중 프랑스의 르몽드는 전세계에서 가장 기준에 근접한다. 우리나라도 중간에 한 번 포기했지만, 르몽드의 자매지인 디플로마티크(Diplomatique)가 매월 발행되고 있다. 현재 디플로마티크 한국판 신문 1부의 가격은 거의 1만원에 이른다. 그러나 이 지불비용이 아깝지 않은 것은 바로 지독한 진실주의를 추구하는 정론지로서의 위상 때문이며 또한 신문의 필자들이 이름만 들으면 알 만한 철학자와 지성인들로 구성되어 있고, 단순히 신문이라고 보기에는 매우 전문적인 분석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최연구, ⟪르 몽드⟫, 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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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유명한 수능시험 바칼로레아(Baccalaureat)는 결코 학생들에게만 열려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떤 사실을 알고 있다는데 그치지 않고 특정한 주제와 관련된 논리와 자신의 생각을 피력하지 않는다면 결코 답을 낼 수 없는 매우 깊은 개인의 사고를 요구하는 내용이 출제되고 곧 사회의 이슈가 되기 때문이다. 프랑스 사람들도 물론 내 아이들이 얼마나 점수를 많이 내었는가에 관심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있어서 중요한 관심사란 수능에 올해 어떤 문제들이 출제되었는가 하는 것이고 그 주제들이 하나의 범국민적 이슈가 된다는 것이다. 아마도 그런 배경은 틀림없이 신문이란 매체에 하나의 사실을 바라보는 시각이 진실을 추구함은 물론 그 주제와 관련된 다양한 전문적 사고를 하게 만드는 요인일 것이다.

이 책은 바로 책의 제목이자, 르 몽드란 신문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 책이다. 저자는 '진실''사실'이 얼마나 크게 차이나는지를 지적하며 이 신문이 주는 다양한 메시지를 대신 전달해 준다.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에 속한 아주 싸고, 얇은 책이지만, 르몽드란 매체에 대해 알게 되면서 또한 저널리즘에 대해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게 하는 좋은 정보를 담고 있다. 작아서 넣어 가방에 살짝 넣어다니며 금방 읽을 수도 있다. 시공사란 출판사야 과거 군사정권과 관련된 사람이 오너로 있는 곳이라 늘 마음이 불편하지만, 또한 좋은 책들이 발간되니, 그게 싫다고 책을 읽지 않을 수는 없는 것이고.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책추천해드리는 도서관장, 수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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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바칼로레아 시험에 대한 얘기는 들은 적이 있어요. 시험 문제가 나오면 모두가 그걸 화두처럼 함께 생각하고 고민해본다는 얘기요. 답이 정해져 있는 게 아니니 성적이 문제가 아니지요. 그런 사회 분위기가 부럽긴 합니다.

그러니까 말입니다. 우리도 점점 좋아지겠지요 뭐. 고맙습니다.

인사드리고 갑니다~~ ^^

우와 고맙습니다.~ 저도 건너갈게요~

한국 교민이나 관광객 수도 많은데, 하나도 없는건 아쉽네요 ㅠㅠ 아무래도 책을 잘 보지 않는 요즘 우리의 세태가 드러난 것일까요 ㅠㅠㅠㅠㅠ

넵 ㅜㅜ 그런 것 같습니다. 좀 서글픈 현실이죠. 더구나 일본사람들 자체가 활자매체에 워낙 익숙해져있으니까 상대적으로 더 대비되는 것 같습니다. 사실 태국 사람들은 우리보다 책을 더 안보는 것 같습니다만… 가끔 한인 커뮤니티에 새로 들어오신 분들이 서점이나 도서관을 물어보시는 분들이 있을 때마다 좀 마음이 그렇더라구요. 아무튼 좀 아쉬운 부분이죠. 좀 더 나아지겠죠 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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