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에브리맨 Everyman

in #kr-book7 years ago (edited)
에브리맨

에브리맨

필립 로스 저 / 정영목

에브리맨

Everyman

삶을 그리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모습.

좀 더 세상을 차갑게 바라 보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드는 책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보면서

커다란 거부감이 들지 않았던 것은

아마 내 자신도 이렇게 살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열정이나 커다란 드라마도 없습니다.

그저 한 사람이 살아가며 들었던

생각을 나열한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마치 우리 모두의 삶을 반영한 듯한 글이었습니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에브리맨필립 로스에 관한 리뷰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 분들의 글 공감하고 감명 깊게 읽었습니다.

단지 제가 이 책을 보면서 느낀 점은

보통사람들을 위한 보석상을 만들어서

자신의 자식들에게 주려고 한 아버지 그리고 주인공.

다이아몬드가 저와 같은 보통사람에게 다가오는 감정.

왜 보석상 이름이 에브리맨이었을지

많은 점들을 생각하게 했습니다.

주인공이 그다지 보통 사람 같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결국 그도 죽음 앞에서

그리고 세월 앞에서

인간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보통 사람인 것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인생을 살면서

우리는 보석 같은 순간을 맞이 하게 됩니다.

그 순간들은 마치 다이아몬드와 같아서

수많은 희생을 요구 하지만

영원히 한 사람의 영혼 속에 간직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누구나 처음 다이아몬드를 받게 될 때 기뻐하게 됩니다.

저도 마찬가지로 내 인생의 다이아몬드를 만났을 때 기뻐했습니다.

반대로 죽음이라는

그리고 노년이라는 시간 앞에

인간이 서게 되었을 때를 바라보는 모습은

그리 쉽지는 않습니다.

정말로 Me Before You 가 생각나던 순간 이었습니다.

죽음의 순간을 알고 죽는 것이 아니라 그냥 죽어 버린 다는 것.

저에게 에브리맨이 즐겁거나 재미있거나 감동적이지는 않았습니다.

흡입력이 대단하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나 역시 이렇게 살다가 사라질 것인가……


그 루페는 아버지의 물건이 아니라, 바로 아버지였기 때문에……(20)


그는 별난 사람도 아니었고, 일그러진 사람도 아니었고, 어떤 식으로든 극단적인 사람도 아니었다. 그런데 왜, 이 나이에 죽는다는 생각에 시달리는 걸까? (38)


그는 사람들이 대부분 자신을 고지식하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믿었다. 젊은 시절 그는 스스로 고지식하다고 생각했다. 매우 관습적인 데다 모험을 싫어해서, 미술학교를 나온 뒤에도 스스로 앞길을 개척하며 그림을 그리고 잡일을 하면서 들어오는 돈으로 먹고 사는 쪽-사실 이것이 그의 은밀한 야망이었다-을 택하지 못했다. 그러기에는 너무 착한 아들이었다. 그는 자신의 소망보다는 부모의 소망에 부응하여, 결혼을 했고, 자식을 낳았고 안정된 생계를 위하여 광고계에 진출했다. 그는 자신이 평범한 인간, 결혼생활을 평생 지속시키기 위해서든 뭐라도 내놓을 인간 이상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실제로 그런 기대를 안고 결혼을 했다. 그러나 결혼은 그의 감옥이 되었다. 그래서 일을 하는 동안에도, 잠을 자야 할 시간에도 그를 사로잡는 수많은 괴로운 생각 끝에 발작적으로, 고민하면서, 밖으로 나갈 터널을 뚫기 시작했다. 그게 보통 인간이 하는 일 아닐까? 그게 평범한 인간이 매일 하는 일 아닐까? 무슨 일이든지 멋대로 하고 다닐 자유에 굶주렸던 것이 아니다. 정반대였다. 그는 자신이 놓인 처지를 혐오하면서 내내 뭔가 안정된 것에 굶주려 있었다 (38~39).

저도 제 의지 보다는 주변의 의지에 많이 휘둘려 살아왔습니다.

아니 많은 사람들이 그렇지 않을까요?

착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사실 착하다는 것은

자신들의 말을 잘 들어줬다는 이야기로 들리기도 합니다.

사랑하던 사람이 저에게 너무 착해서 싫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너무 모든 사람들에게 착하게 대한다는.

지금의 삶이 다른 사람들은 안정된 삶이라고 하는데

저도 주인공과 같습니다.

지금의 삶이 안정되었다고 생각한적이 없습니다.

다른 삶을 선택하고 싶을 때가 너무 많습니다.

저 스스로 역시 자유에 굶주린 것이 아니라

진정한 안정을 원하고 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진정한 안정을 위해 불안한 삶을

계속해 나간다는 모순점을 보여 주고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안정되어 보이는 저의 삶 역시

가까이 다가와서 보면 불안하다는 것을.

“노동자들이 다이아몬드를 사는 건 큰일이야.” 그는 두 아들에게 말했다. “아무리 작은 거라도 말이야. 마누라는 아름다워 보이려고 그걸 낄 수도 있고, 품위가 있어 보이려고 그걸 낄 수도 있어. 어쨌든 자기 마누라가 그걸 끼고 있으면 그 남편은 단순한 배관공이 아닌 거지. 다이아몬드를 손에 낀 마누라를 둔 남자가 되는 거야. 그의 마누라는 썩어 없어지지 않는 것을 소유한 거지. 다이아몬드란 건 그 아름다움과 품위와 가치를 넘어서서 무엇보다도 불멸이거든. 불멸의 흙 한 조각, 죽을 수밖에 없는 초라한 인간이 그걸 자기 손가락에 끼고 있다니! (63)”


영감을 찾는 사람은 아마추어이고, 우리는 그냥 일어나서 일을 하러 간다 (86).


이 부분을 일고 다음과 같이 느꼈습니다.

우리는 무엇인가를 하며 살아갑니다.

그리고 우리는 삶의 의미를 찾으려고 합니다.

그리고 삶의 가치를 찾으려고 하며

삶의 목적을 찾으려고도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 아침에 일어나서

그냥 하루를 살아갑니다.

정말로 프로정신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죠.

아무 생각 없이 일어나서 하루를 살아갑니다.

그래서 저는 문장을 조금 바꾸어 보았습니다.

**삶의 의미를 찾는 사람은 아마추어이고 **

우리는 그냥 일어나서 하루를 살아간다


그녀가 그림을 그리는 방식은 그녀의 본능에서 바로 나오는 것 같았다. 그녀의 그림이 반의 다른 누구의 그림과도 달랐던 것은 단지 스타일이 달라서가 아니라 사물을 느끼고 인식하는 방식이 달랐기 때문이기도 했다 (89).


그녀가 달랐던 것도 단지 스타일이 달라서가

아니라 세상을 인식하는 방식이 달랐기 때문이었습니다.

그걸 제가 몰랐던 거죠……


다른 사람들은 부족한 데가 가지가지였다. 사람들은 전체적으로 선의가 넘쳤지만, 그래도 어떤 사람들은 자신에게 도움이 필요하다는 사실 자체를 못 참기도 했다. 심지어 무심코 던진 비판에 한 남자, 어떤 제조회사의 전직 최고경영자는 무시무시할 정도로 민감하게 굴었다 (89).


저도 도움을 받는 것을 잘 못하는 것 같습니다.

도움을 받는 다는 것이

제 스스로가 취약하다는 것을 드러내는 것 같아서 말이죠.


-견디지 못할 통증이 오고 있을 때……-
“뭐가 도움이 되는지 아세요?” 밀리선트가 말했다. “지금은 사라진 그 목소리라면 도움이 될 거예요. 내가 사랑했던 특별한 사람의 목소리. 그 사람이 여기 있으면 이 모든 걸 견딜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그 사람 없이는 안 돼요 (93).”


모험 없이는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 그는 생각했다. 아무것도, 아무것도-역효과를 내지 않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심지어 별 볼일 없는 그림을 그리는 것 조차도! (108)


저는 모험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아무것도 얻지 못했습니다.

모든 것에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용기 없는 삶을 살았기 때문에

여기에 이렇게 혼자 있는 듯 합니다.


그는 이제 없었다. 있음에서 풀려나, 스스로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어디에도 없는 곳으로 들어가고 말았다. 처음부터 두려워하던 바로 그대로 (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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