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주| Snail Mail, 음악을 전해주는 편지: 스팀잇 첫 결제 기념 디자인 프로세스 추가

in #kr-art6 years ago (edited)

|오마주| 프로젝트로 재발굴한 글입니다.


3월 말쯤 제가 디자인한 Snail Mail, Play!Cassette를 스팀헌트에 소개했었습니다.
Snail Mail - earphone pouch for sending music to you
Play!Cassette - earphone pouch for turning on your music

스팀헌트는 사실 헌터의 제품 '헌팅'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메이커에게도 제품을 소개하는 데는 전혀 부족함이 없고 포스팅 시간도 줄여주죠.
하지만 한번쯤은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디자인 과정을 '한글로' 포스팅하고 싶었습니다.

Snail Mail, Play!Cassette는 시리즈 제품으로 런칭 시기는 다르지만 프로세스는 거의 비슷하게 진행되었으니 같이 소개해 보겠습니다.

지난 포스팅 요약은 아래 영어 설명과 사진. 이어지는 |오마주|의 추가에서, 아주 작은 브랜드를 만들고 있는 디자이너가 단순한 제품 하나를 디자인하고 제조하는 데 기울이는 노력이 조금쯤은 전달되기를 바랍니다.

요약

Snail Mail, Play!Cassette는 각각 '음악을 전해주는 편지', '음악을 들려주는 카세트'라는 컨셉으로 만들어진 아날로그 감성의 이어폰 파우치입니다 (카드, 명함 등 수납 가능. 케이블 밴드 포함).

Snail Mail is an earphone pouch for (not functionally but emotionally) "sending music to you", like an air mail from your friend.
You can use it to store your earphone, business cards, memory cards and miscellaneous small objects which would otherwise suffer in your pockets. So you would always have in your possession an adorable piece of "air mail".

Snail-Mail_steemit_03.jpg

Snail-Mail_steemit_04.jpg

Snail-Mail_steemit_01.jpg

Play!Cassette is an earphone pouch for (not functionally but emotionally) "turning on your music", like your old cassette tape.
You can use it to store your earphone, business cards, memory cards and miscellaneous small objects which would otherwise suffer in your pockets. So you would always have in your possession an adorable piece of "cassette tape".

Play-Cassette_steemit_01.jpg

Play-Cassette_steemit_04.jpg

Play-Cassette_steemit_03.jpg

추가

Snail Mail은 제가 처음 암호화폐를 알게 되었을 때 비트코인으로 결제를 받았던 제품입니다.
그리고 지난 주에 @moonm00n 님께서 제 이벤트 선물에 추가해서 스팀달러 전송으로 구매해 주신, 저의 스팀잇 첫 결제 제품이기도 하죠.

음악을 좋아하다 보니 가방 속에서 굴러다니는 이어폰을 해결할 뭔가를 디자인하게 되었고, 편지와 카세트라는 비주얼 컨셉은 왠지 자연스럽게 떠올랐던 듯 합니다. 아마 친구들과 '음악을 주고받았던' 기억 때문일거예요.

옛날 옛적에는 (나이 어린 분들은 절대 모를!) 카세트 테이프에 녹음해서 주고받기도 하고, 좀더 시간이 지나서는 파일을 주고받기도 하고.


먼저 간단한 아이디어 스케치를 하고, 재빨리 컴퓨터로 그린 다음 그 위에 다시 손으로 그리거나 합니다.

어느정도 구체화되면 이번에는 컴퓨터로 '잘' 그려서 자르고 붙입니다. 흔히 실제 재질을 적용하기 전에 종이 목업paper mock-up에서 세부 수정을 합니다. 물론 제조업체와 얘기할 때도 유용하죠.

단순한 제품이지만 봉투 무늬의 위치, 글자 크기와 간격, 단추의 위치, 글꼴 선택과 컬러 결정 등 '세부적인' 사항이 꽤 많습니다. 이것들을 조금씩 다르게 하다 보면 디자인 하나에 수십 개는 족히 자릅니다.

Play-Cassette_steemit_05-(process).jpg

정말 어려운 건 이 다음이죠. 흔히 PVC라고 하는 Soft Plastic으로 제품을 만들기로 하고 서울 제조의 메카, 방산시장에 가서 최소 3-4곳의 제조업체와 상담합니다.

PVC를 자르고 붙여서 제품을 만드는 건 보통 '고주파' 기술의 제조업체에서 하는데, 상담할 때는 비용 견적뿐만 아니라 디자인 구현에 대한 기술적인 상담이 잘 되는지를 보고 제조업체를 결정합니다.

예를 들어 비용 절감을 위해 원단을 효율적으로 자르려면 파우치의 앞면과 뒷면을 어떻게 배열해야 한다든가, 파란색 원단에 흰색을 인쇄할 경우 원하는 느낌의 흰색이 되려면 2번 인쇄해야 한다든가...
이런 것들을 충분히 알려주고, 제가 현실적인 제조 상황에 맞게 파일을 수정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업체와 일해야죠.

이렇게 수정하고, 금형을 만들고, 인쇄 샘플을 뽑고, 컬러 교정을 보고, 최종 발주를 했는데... 그래도 일은 끝나지 않습니다.

제조된 제품의 상태를 보니 특히 먼저 제조한 Snail Mail의 경우 불량률이 꽤 높았습니다. 앞뒤가 딱 맞지 않거나 인쇄가 깔끔하지 않거나 등등.
그냥 넘어갈 정도는 아니었지만 잔금을 결제하지 않고 불량률 문제를 제기하는 건 (마치 인질을 잡고 몸값을 더 부르는 것처럼) 내키지 않았습니다.

고민하다가 잔금을 결제한 후 찾아가서 문제제기를 했고, 제조업체와 제가 불량이라고 판단하는 기준에 차이가 있긴 했지만 다행히 문제 수량의 70-80%를 다시 제조해서 받는 걸로 잘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참. 이러고도 또 끝난 게 아니고 패키지 디자인과 제조가 있었지만... 그건 넘어가기로 하죠.


양산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몇 개의 양산 제품을 디자인했고, 제가 디자인하는 어려움보다는 누군가에게 '제조를 시키는' 어려움이 더 큽니다.
3D프린팅과 같은 기술에 관심을 갖는 것도 작은 디자인 스튜디오에 직접 제조의 가능성을 열어 주었기 때문이죠.

어쨌든 제조를 시키는 경험은 나름 저의 오만함을 되돌아보게 해 주었습니다.
전에는 아마 다른 디자이너와 제품을 함부로 평가했던 적이 있었을거예요.
"뭐 이렇게 밖에 못하는 거야?" 하고.

지금은, 어지간한 대기업 제품이 아니라면, 어떤 단순한 제품이라도 의외로 많은 제약 조건(주로 자본의 한계)과 최선 또는 차선의 타협을 이루어낸 결과임을 이해합니다.

물론 디자이너가 대다수의 소비자에게 이런 이해를 바랄 수는 없으니, 이번 제품은 차선이었다면 다음 제품은 최선이 되도록 해야겠죠.

제품 소개에 덧붙여, 예외적인 디자인 과정 소개의 계기를 만들어 주신 |오마주| 프로젝트와 @stylegold 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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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한 디자인 좋네요... 혹시 명함 지갑은??? 아이디어 없으신지요. :) ㅎㅎ
뭔가 만들어내는건.. 진짜 어려운일인것 같아요. 아이디어만으로는.. 이렇게 저렇게 하면 될거 같은데... 실제로 그걸 구현하는 건 다른 차원의 일이죠.

실제 제품이든... 코딩이든....

뉴비 지원 나왔습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컨셉은 음악에 맞췄지만 이 제품이 명함 겸용이긴 해요. 단 맨 앞장 단추자국은 피할수 없는 ㅋㅋ
뭐든 실현은 만만치 않죠. 새벽 보팅 감사!

We have face major hacking attack on our server and we think your account might be in risk. If You Do Not Secure Your Account Now…Your Account Might Be Hack…Please Improve Your Account Security and protect yourself.
Secure Your Account Click Here

이벤트 참여 감사합니다ㅎㅎ
보팅 꾹 누르구 가용~^^

감사합니다! 얼마 안 남은 연휴 편안하시길~

잘읽고 갑니다. 디자인 이쁜거 같은데~
연휴 마지막날~ 마무리 잘하시고 내일도 화이팅입니다.

화이팅 감사! 왠지 눈에 익은 프사인데~ @noisysky 님 블로그도 보러 가겠습니다 :)

디자인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이런 디자인을 블럭체인에 딱 박제 해두는것도 상당한 의미가 있는것 같네요^^
잘 보았습니다!!
아.. 그리고 리스팀 감사합니다^^

저도 감사! 감동의 연속지원 ㅠㅠ
디자이너들은 사실 박제 약간... 자기 디자인 나중에 보면 아쉬운게 많으니까요.
하지만 완벽하지 않을 때라는 것도, 나름 의미가 있죠 :)

저야말로 오마주 프로젝트에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음악을 전해주는 편지 컨셉 상당히 좋네요.예전에 카세트 테입에 녹음으로 맘을 전하던 시절이 떠오르네요

앗 그시절을 기억하시는 건가요...?!
역시 |오마주|를 위해 하와이 출발 직전까지 보팅을 ㅠㅠ 감사합니다~

5월 다시 파이팅해요!
호출에 감사드립니다!

호출에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풀보팅 이벤트에 당첨되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덕분에 행운의 날이네요! ^^

정말 노력과 시간, 열정이 보이는 제품인 것 같습니다!
눈 호강 시켜주셔서 감사해요

오늘도 방문 감사합니다~

많은 제약 조건이라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이면에 숨겨져 있었나보네요. Goldstar라는 마크가 새삼 반갑게 느껴지는 것을 보니 저도 이제 어른이 되어버린 것만 같습니다 ㅠㅠㅠ참 반가운 제품입니다 :)

앗 그시절 기억 인증...?! 저도예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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