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배학 해설] 자가불화합성

in #kr-agriculture6 years ago (edited)

유전적인 원인으로 불임이 되는 성질에는 자가불화합성과 웅성불임이 있습니다. 둘 다 자가수정을 거부하는 것이므로, 유전적 다양성을 확보하는 수단입니다. 자가수정을 하지 않으면 다른 개체의 꽃가루로만 수정하므로 유전적 변이가 다양해집니다. 여기까지는 그냥 읽으면 이해가 가는 내용입니다. 실제 이용하는 사례는 종자 생산에 있습니다. 타식성 작물이 자가불화합성이나 웅성불임의 특성을 가지고 있으면, 종자 생산단가를 극적으로 낮출 수 있습니다.

자가불화합성(自家不和合性, self-incompatibility)

암술도 정상적이고, 꽃가루도 정상적인데, 자가수분은 거부하는 현상입니다. 타가수분된 꽃가루에게는 잘 해주는데, 유독 자기 꽃가루만 거부합니다. 세포 단위에서 자기 것인지 남의 것인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생물이 주로 이용하는 방법은 표면에 있는 단백질의 패턴을 인식하는 방법입니다. 암술머리에서 만들어지는 S-glycoprotein(S-당단백질)이 꽃가루의 S-protein(S-단백질)을 알아보고 니꺼인지 내꺼인지 구분합니다. 이 단백질은 단백질의 설계도를 담고 있는 유전에 의해 결정됩니다. 어떤 유전자를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만드는 S-protein의 패턴이 달라지는 것입니다.


출처: 위키백과
예를 들어 화분의 자가불화합성 유전자는 S1, S2, S3, S4 네가지입니다. 암술이 가진 자가불화합성 유전자는 S1, S2.

  • 화분: S1, S2, S3, S4가 서로 다른 S-protein을 만듭니다.
  • 암술: S1, S2 두 타입의 S-glycoprotein을 가집니다.
  • S1, S2 타입의 S-protein을 가진 화분이 수분되면 화분관이 자라지 못하게 합니다.
  • S1, S3 타입이 수분되면, S3만 화분관이 신장되어 수정됩니다.
  • S3, S4 타입이 수분되면, 둘 다 화분관이 신장되어 수정됩니다.

잡종강세

잡종강세
F1 hybrid라고도 하는데, 타식성 작물에서 서로 다른 유전자형의 양친(부모)을 교배하면, 부모보다 좋은 형질이 발현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부모의 약점을, 서로 보완해주고 강화시킨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잡종강세를 이용하려면 부와 모의 유전형질이 달라야 합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식물은 엄마와 아빠가 나누어져 있지 않습니다. 암수가 같은 꽃에 피는 양성화가 대부분입니다. 아빠로 이용하려는 개체는 신경쓸 필요가 없습니다. 대신, 엄마로 쓸 개체에 있는 수술은 모두 잘라주어야 합니다. 안그러면 엄마로 쓸 개체에서 나온 꽃가루가 곁에 있는 암술에 수분되어 수정되고, 이러면 망하는겁니다.

그런데, 자가불화합성을 나타내는 작물종은 수술을 일일이 잘라줄 필요가 없습니다.


배추과 채소는 자가불화합성을 이용하여 채종합니다. 이게 없었으면 저 작은 꽃에서 수술을 제거하는 작업을 했어야 합니다.


향문사 재배학을 해설하고 있습니다. 75P에 해당하는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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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학 배울 때 머리아프게 하던 자가불화합성이군요. 논문은 보면 볼수록 어려웠던 기억밖에 나지 않아요.

사실 자가불화합성에 대한 배추 사진을 찾아보려 했는데, 논문 이외에는 별로 없어서 넣을 수가 없었습니다. 배추를 많이 먹는 나라가 몇 안되니 당연한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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