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쟁이 #1101] 또 고민...

24년 6월 마지막 목요일 오후에 수원을 출발했고, 목포에서 배를 타고 금요일 새벽에 제주항에 도착을 했습니다.
오늘이 26년 6월 마지막 목요일이니 딱 2년 되었다 생각해도 되겠네요.

지금의 직장이 제주라서 선택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제주가 목적지가 아니었고, 교회에서 운영하는 장기요양기관을 경험해보고 싶은 마음을 먹고 알아봤는데 그곳이 제주였을 뿐이었습니다.
급여도 엄청 낮아지고, 낯선땅이고, 섬이어서 고립된 곳임에도 불구하고 가족 모두가 저의 선택을 지지해주고 따라줬습니다.

제주에 정착하기 위해서 온거냐 잠시 머물다 갈거냐라는 질문도 수없이 받았고, 그때마다 저의 대답은 저를 이곳에 보내신 분께서 언제든지 다시 육지로 보내신다면 가겠다라고 얘기를 했습니다.
제주가 너무 좋지만,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다시 육지로 갈 수도 있다는 여지는 항상 마음 한켠에 남아있었습니다.

제주로의 길을 선택하기 전에 가장 저를 망설이게 했던 것은 아이들이었습니다.
남들은 아이들이 자랄 수록 서울로 서울로 가는데, 서울에서 가장 먼 제주도, 제주도에서도 제일 남쪽 서귀포로 왔습니다.

지난 2년동안의 삶을 생각해보면 집을 짓고 싶어서 땅을 보러 다닐 정도로 제주가 서귀포가 너무 마음에 들었지만, 그래도 선뜻 결정을 하지 못했던 이유는 과연 우리 가족 적어도 아내와 저의 종착지가 서귀포일까에 대한 확신이 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곳 사람들도 집을 사거나, 짓는 것에 대해서 반대도 많이 했었구요.
예를 들어 땅을 사고 집을 짓는데 필요한 돈이 10억이 들었다 치면, 그렇게 집을 짓고, 10년뒤 집을 10억 아니 8억에는 받고 팔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누구도 8억을 받을 수 있다고 답해주지 않았습니다. 차라리 연세 2천만원씩 내고 10년을 사는 것이 속 편한 선택이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눈길이 작은집을 사서 수리해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던거구요.
또 지금이야 단독주택에서 살면서 여러가지 손볼일들이 있으면 제가 하겠지만, 제가 나이 더 들면 그걸 누가 하겠느냐라는 생각도 들기도 했습니다. ㅎ
아무튼 이 모든게 제주에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래도 평온했던 마음에 물결이 치게 하는 사건이 최근 하나 발생했습니다.
육지에서의 이직권유...
이쪽 분야에서는 그래도 아주 좋은 조건이고, 기관장으로의 제안이었습니다.
내년쯤 자리가 날곳이 있어서 내년에 도전해 볼까? 생각했었는데 의외로 빨리 기회가 와 버렸습니다.
잠시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했습니다.

KakaoTalk_20260625_171012271.jpg

멀리 제주에 내려와 있는 저를 기억해주고, 자리를 제안해 주신 것에 대한 감사한 마음도 들었구요. 지금있는 곳은 3년 계약으로 와 있지만, 지금처럼만 하면 재계약도 문제는 없어보이고, 향후 시설장 자리까지는 무난할 거라 생각은 하지만, 제주에 대한 확신이 지금과 같은 마음이라면 재계약이든 향후 그 보다 높은 자리든 저에겐 큰 의미가 있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번의 제안은 그래도 육지를 떠난지 2년밖에 되지 않았기에 저를 기억해주는 분들이 불러주신 거겠지만, 3년뒤에는 과연 또 기회가 올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리고 이렇게 장황하게 글을 쓰면서 생각을 정리해보자는 과정에는 제 마음 속에서 가장 큰 고민은, 제주에 내려올 때처럼 역시 아이들 입니다.
첫째는 제주를 너무 좋아하는데, 둘째는 여전히 도시를 그리워합니다.
여린 첫째를 생각하면 제주가 맞는데, 둘째에게 제주는 너무 작다는 생각입니다.

KakaoTalk_20260625_171012271_09.jpg

지금 살고 있는 집의 계약 만료일이 다가오니 마음이 더 싱숭생숭해지는 것 같습니다.

Posted using SteemX

Sort:  

Upvoted! Thank you for supporting witness @jswit.

This post has been upvoted by @italygame witness curation trail


If you like our work and want to support us, please consider to approve our witness




CLICK HERE 👇

Come and visit Italy Community



Coin Marketplace

STEEM 0.04
TRX 0.33
JST 0.081
BTC 61162.31
ETH 1630.20
USDT 1.00
SBD 0.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