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제괘의 뜻이 와닿는다

in #ko3 years ago

요즘 이것저것 일들로 인해 마음이 영 개운하지 않다.

예년과는 다르게 바쁜 12월이라 그런지도 모르겠다. 이럴수록 항상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하는데, 벌써 경계해야할 일들도 하나 둘씩 생겼다. 이런 어수선한 시기에 내 마음에 와닿는 것은 주역괘 중에서 63번째 수화기제(63, 水火旣濟)다. 매주 월요일에 하는 주역 스터디에서 오늘 다룬 괘도 바로 기제괘였다.

기제괘는 64개의 주역괘 중에서 구조상, 원리상 가장 완전하다. 강할 때 강하고, 부드러울 때 부드럽다. 아랫 사람도 윗 사람도 모두 그 역할에 맞게 자기 임무를 다한다. 잘 사는 집에, 훌륭한 부모님에, 공부 잘하고 똑똑한 아이들이 있는 집처럼 완벽하다.

그런데 기제괘의 괘사와 효사는 그렇게 좋지만은 않다. 극에 이르지 않도록 항상 경계하라고 한다. 그래서 괘의 6개효(6단계)의 의미에서 보면, 마지막 효로 갈수록 점점 더 상황이 나빠진다. 그 이유는 처음은 극에 이르지 않도록 돌이킬 수 있는 기회가 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돌이킬 수 없기 때문이다.

기제괘를 읽을 때면, 극에 닿지 않도록 항상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물극필반이라는 말이 있다. 사물이 극에 다달으면 반대로 변한다는 의미다. 극에 이르지 않으려면 무엇이든지 적.당.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적당한 고민 한 두개쯤은 일상에 존재하는 것도 나쁘진 않다는 생각이 든다. 완벽한 순간, 상황은 급변하기 때문이다. 약간의 고민과 스트레스는 내가 항상 불완전한 존재임을, 항상 겸손해야 함을 일깨워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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