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제르바이잔-아르메니아 분쟁에도 동요 없는 에너지 시장

in #ko4 years ago

아제르바이잔이 유럽연합(EU)에 천연가스 공급을 시작하기까지 몇 주가 남은 가운데, 이웃 국가 아르메니아와의 오랜 분쟁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지금까지 원유 및 천연가스 시장은 이 갈등에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아마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세계 에너지 수요가 급감했고, 따라서 송유관 폭파와 그에 따른 환경적 재앙 같은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충분한 여분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평상시였다면 이번 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상승했을 것이다.​

이번 분쟁은 양국이 서로 주장하는 나고르노카라바흐(Nagorno-Karabakh) 지역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론적으로는 아제르바이잔의 원유 및 천연가스 공급을 방해할 수 있다. 카스피해 지역에서 두 번째로 큰 산유국인 아제르바이잔의 송유관이 이 지역을 지나고 있으며, 아르메니아의 국경에서 불과 10마일 이내에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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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제르바이잔은 대부분의 원유를 바쿠-트빌리시-세이한(Baku-Tbilisi-Ceyhan) 송유관을 통해 터키의 지중해 연안에 있는 수출 터미널로 보내고 있다. 그루지야의 흑해 항구인 숩사(Supsa)에도 원유를 공급하고 있다. 천연가스는 남부 코카서스(South Caucasus) 송유관을 통해 그루지야와 터키로 공급되고 있으며, 올해 말 EU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세 송유관 모두 아제르바이잔을 평행하게 관통하고 있다.​

송유관을 통과하는 원유 및 천연가스 대부분은 BP가 이끄는 두 개의 컨소시엄이 생산하고 있으며, 이 컨소시엄은 아제리(Azeri), 쉬락(Chirag) 및 구냐슐리( Gunashli) 유전에서는 원유를, 카스피해의 샤 데니즈(Shah Deniz) 지역에서는 천연가스를 생산하고 있다. 카스피해 동쪽 해안에 있는 카자흐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생산되는 소량의 원유도 BTC 송유관을 통해 공급되고 있다. 일간 120만 배럴의 생산 용량을 갖추고 있지만, 실제 공급량은 절반에도 못 미친다. 추가로 일간 8만 배럴이 숩사로 공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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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아제르바이잔은 원유 송유관과 나란히 있는 수출용 천연가스 송유관도 운용하고 있다. 2019년 아제르바이잔은 남부 코카서스 송유관을 통해 92억 입방미터의 천연가스를 터키에 공급했다. BP와 협력사들이 약 400억 달러를 들여 건설한 이 서전 가스 코리도(Southern Gas Corridor) 송유관은 4,000km에 달하며, 미국의 지원을 받고 있다.​

회사의 부사장 엘샤드 나시로프(Elshad Nasirov)는 지난 7월 아제르바이잔이 이 송유관을 통해 다음 달부터 이탈리아와 그리스에 천연가스 공급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한 바 있다. 월요일 다시 연말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EU의 천연가스 수입량의 3%를 충족시킬 수 있지만, 그밖에 EU의 대체 공급원은 충분하다.​

국경에 가까운 송유관이 잠재적 위험에 처할 수 있지만, 거의 30년 동안 끓어올랐던 양국 간 갈등 속에서도 아르메니아가 송유관을 공격한 적은 없었다.​

중요한 것은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원유 및 천연가스 공급 과잉을 초래했다는 점이다. 국제 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이번 분기 원유 수요가 전년 동기 대비 7.1% 감소할 것이라고 한다. 사우디와 러시아를 포함한 산유국들은 감산을 통해 수요 둔화에 대응했지만, 원한다면 쉽게 생산을 늘릴 수 있을 것이다.​

지난 6월, IEA는 올해 천연가스 소비량이 2008년~2009년 금융위기 당시보다 두 배가량인 4%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이로 인해 이미 과잉이던 공급이 더 악화되고 있다.​

지하 2미터에 묻혀있는 송유관은 쉬운 표적이 되지 않겠지만, 분명 아르메니아는 파괴로 인한 환경 훼손에 책임을 져야 한다.​

2008년 그루지야 국가안전보장회의는 BTC 송유관이 러시아 미사일의 표적이 됐다고 주장했지만, 러시아는 이를 부인했다. 앞서 쿠르디스탄 노동자당(PKK)이 터키에 있는 송유관 공격으로 같은 해 수 주 동안 폐쇄된 적이 있었다.​

아제르바이잔은 원유를 공급할 다른 대안이 거의 없고, 천연가스도 마찬가지다. 일부는 러시아 송유관을 통해 수출될 수 있지만, 전통적으로 나고르노카라바흐를 둘러싼 분쟁에서 아르메니아 편을 들어온 러시아와 협상을 성사시킬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하지만 원유 시장은 아제르바이잔이 원유 수출에 차질을 빚어질 가능성을 크게 우려하지 않는 분위기이며, 브렌트유 가격 변동도 거의 없고 거래량도 낮았다. 천연가스 선물도 마찬가지로 고요했다.​

아제르바이잔이 지중해에서 생산하는 풍부한 경질의 저유황 원유가 원유 시장의 우려를 잠재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리비아 내전이 휴전으로 이어질 경우, 앞으로 몇 주 동안 공급량이 더 늘어날 수 있다.​

자료 출처: Bloomberg, "Azerbaijan-Armenia Conflict Yet to Spook Energy Marke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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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제르바이잔의 영토가 2군데로 갈라져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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