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이 있는 아이, 제시카

in #kids6 years ago (edited)

아직은 다섯 살, 제시카는 결국 촛불을 끄고 말았다.

토요일인 어제, 한겨울이지만 날씨가 맑고 따뜻했다. 바로 어제 멤피스에 사는 나의 가장 친한 친구 송사리가 오랜만에 이곳 내쉬빌로 3시간을 운전해서 나를 보러 왔다. 그의 아내 지수씨가 옷 고칠걸 보내면서 향기나는 양초 두 개를 선물로 보내왔다. 내가 양초 좋아하는걸 어찌 알고… 그 날 송사리와 좋은 시간을 보내고 그 날로 돌아갔다.

그리고 오늘 교회에서 구정 윷놀이를 즐기고 돌아와 저녁을 먹는데 그 양초가 생각이 나서 불을 붙여 식탁 중앙에 놓았다. 그랬더니 제시카가 생일인줄 알고 흥분을 하며 자기가 촛불을 끄겠다고 난리다. 그런거 아니라며 밥 다 먹고 끄라고 하니 알아 들었는지 조용히 밥을 먹는다. 그런데 밥 먹는 중간중간 끄고 싶어서 안달이다.

그래도 다 먹고 꺼야돼. 하며 주의를 주었더니 가만히 보고만 있다. 그리곤 빨리 밥 먹으라고 재촉한다. 하도 그랬아서 못 이기는 척 그래 꺼라 꺼. 했더니 다 먹으면 끄겠다고 한다. 은근히 원칙이 있는 아이로군. 하며 웃었다. 그런데 할머니가 그런 제시카가 안 돼 보이셨는지 그냥 끄라고 하신다. 제수씨도 끄라고 하고 결국 나도 끄라고 하니 이제야 호흡을 들이마시곤 후~! 하며 끈다.

아이는 참 아무것도 아닌거에 재미를 느낀다. 그런 천진난만한 아이의 생활 하나하나를 보며 우리 어른은 즐거워 한다. 앞으로 매일 저녁식탁에 그 양초에 불을 댕겨 운치있는 저녁을 먹고 마무리로 제시카에게 불을 끄도록 해야 겠다.

멤피스 그 친구의 아내가 작은 선물이지만 제시카에게 또한 우리에게 작지 않은 즐거움을 그 양초로 하여금 누리게 해 주었으니 선물은 가격의 크고 작음이 아닌 그 선물에 담긴 진정한 마음이 발화하여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것 아닐까 생각해 본다.20170129_17284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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