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의 위기-화폐창조원리Ⅱ- 그림자금융(Shadow Banking System) 3부-정크본드(Junk Bond)
국가경제는 항상 좋을 수만은 없다. 경기상승이 있으면 으레 경기하강이 있고, 상승 혹은 하강이라는 방향성은 서로의 존재로인해 비로소 정의된다. 인간이 호흡을 하듯 상승과 하강이라는 필연적인 경기순환은 지나치게 추세를 이탈할 경우 정부의 시장개입에 정당성을 부여한다. 경제학은 사회현상의 해석과 처방에서 크게 2개의 조류로 나뉜다. 하나는 고전학파이고 하나는 케인즈학파이다. 쉽게 이들의 성향을 얘기하면 고전학파는 시장의 흐름을 가만히 두라고하고 케인즈학파는 가만두면 큰일 난다고 하면서 1세기가 가까워지도록 싸우고 있지만 최근 단기적으로는 케인즈의 견해가 장기적으로는 고전학파의 견해가 일리있다고 잠시 휴전하는것 같다. 어떤 경기후퇴가 발생했을경우 고전학파는 시간이 약이라며 저절로 시장은 치유될 것이라고 말한다. 거기에 대해 케인즈는 얼추 인정하면서도 단기적으로 겪을 어려움이 확장되지 않도록 정부는 무슨수를 써야된다고 말한다. 케인즈의 말을 들어보자
"The long run is a misleading guide to current affairs. In the long run we are all dead"
정말 유명한 말이다. "장기는 우리에게 잘못된 길을 안내하고 장기에는 우리 모두 죽는다"고 하며 고전학파의 '장기'라는 말을 극도로 혐오했다. 단기적으로 고통받을 사람들을 아랑곳하지 않는 냉혈한이라고 고전학파를 비난했지만 케인즈가 그들과 달리 박애정신이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암튼 케인즈의 견해에따라 통상 국가는 잠시라도 경기가 침체될 기미만 보이면 시중에 돈을 풀어 여기저기 공동화(空洞化)에 놓인 경제체에 긴급수혈을 한다. 반대로 경기가 좋을때는 금리를 올려 시중자금을 흡수하고 차후에 있을지도 모를 경기후퇴에 대비한다.
정부는 국채를 공개시장에서 사고팔면서 시중자금을 조절하게 되는데, 그림자금융의 존재로 인해 의도한것보다 몇배로 확장된 형태로 나타나게된다. 전편에서 다루었듯이 정부가 경기후퇴가 발생되어 공공사업을 시행할경우 국채를 발행한다. 일부는 공개경매시장을 통해 마켓메이커에게 전달되고 팔리지 않은 국채는 Fed에서 액면가액으로 전량 사들여 해당금액을 달러로 찍어낸다. 마켓메이커가 국채를 사면 시중의 자금이 정부로 들어가고 다시 공공사업을 통해 시중으로 다시 흘러가면서 통화량 변화는 없다. 하지만 팔리지 못한 국채는 Fed에 의해 달러로 변신하며 이때 통화량이 증가하게 된다. 만약 공공사업이 창의적인 것으로 계속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한다면 실질경제성장에 기초하기 때문에 증가된 통화량은 새롭게 창출된 사회적효용에 대응하여 통화팽창은 거의 발생하지 않겠지만 일시적, 단기적 사업에 그칠경우 공공사업이 종료한뒤에는 새롭게 발행된 달러는 기존에 발행된 모든 통화의 가치를 희석시키는데 역할을 한다.
그런데 그림자금융의 존재로 인해 마켓메이커들이 보유한 국채는 환매시장을 통해 현금으로 변신하고 이 현금은 다시 국채 혹은 회사채, 주식, 펀드등으로 구입되며 이들은 다시 현금으로 유동화된다. 이렇게 그림자통화를 통해 새롭게 발행되는 통화의 양은 얼마나 될까? 2013년 미국 재무부 산하 채무관리국의 통계에 따르면, 미국의 그림자 통화 규모는 약 33조달러에 이르고 환매시장에서 가장 흔히 사용하는 삼자간 환매거래에 사용되는 담보자산의 규모는 약 2조 규모로 화폐승수는 약 2.5배에 해당한다. Fed에 의해 새롭게 찍어낸 달러가 시중은행에 흘러들어 부분지급준비제도에 의해 본원통화대비 약 3.3배(2014년도 기준)가 늘어나고 추가적으로 그림자 금융을 통해 2.5배가 더 늘어나게되는것이다.
환매시장에서 국채를 담보해서 추가적으로 화폐가 발행되므로 국채는 중앙은행의 본원통화 역할을 한다. 그러면 다른 채권, 즉 지방채, 회사채 심지어 정크본드도 환매시장에서 담보로 역할 할수 있을까? 앞서도 얘기했다시피 은행가들은 자산이 묶여 있는걸 극도로 싫어해서 어떻게든 유동화시킬려고 한다. 하물며 수중에 쓰레기가 있으면 더욱 그럴것이다. 정크본드를 소유한 은행은 이 쓰레기를 어떻게든 처분하고 싶어 환매시장을 노크하지만 이 쓰레기를 받아줄 곳은 아무데도 없다. 그러나 그들이 누군가!! 세계 경제를 쥐락펴락하는 월스트리트의 엘리트들이 아닌가. 굳이 현금을 빌릴필요가 있을까? 국채를 빌리고 그 국채를 담보로 현금을 융통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 환매시장을 다시 방문했는데 마침 연기금 관리 매니저가 손에 들고 있는 국채를 가지고 어떻게든 수익을 내고 싶어한다.
연기금은 국민의 노후를 대비한 자금으로, 무엇보다 안정성이 중요해 보통 국채를 산다. 하지만 너무 낮은 금리와 낮은 경제활동참가등으로 이를 관리하는 매니저는 약속한 연금을 지급하지 못할까봐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데 어떤 은행가가 와서 자기가 쓰레기를 가지고 있으니 이걸 잠시만 보유하면 고수익을 보장하겠다는 사탕발릴을 늘어놓기 시작한다. 아무리 돈이 궁해도 쓰레기를 품을 수는 없었지만 단 며칠만 가지고 있으면 된다는 말에 국채를 빌려준다. 담보자산을 통해 현금을 빌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보유한 담보자산을 다른 담보자산으로 맞바꾸는 것을 담보물 스왑(Collateral Swap)이라고 하고 통상 담보물 스왑시 결제은행을 중간에 끼고 거래하는 삼자간 환매채 거래(Tri-party Repo)를 하며, 중간의 결제은행은 매도자로부터 매수자에게 인도되는 담보채권의 선정 및 인도, 담보가액의 관리, 자금이동 등을 특별한 지시 없이 수행하게된다.
서브프라임모기지는 비우량주택담보대출이라는 악성종양이 자산유동화를 거쳐 경제체에 퍼진것처럼 쓰레기 정크본드는 담보물스왑거래를 통해 경제체에 퍼지게 되는것이다. 서브프라임모기지는 금리상승에 따라 대출채무상환압력이 커졌다면, 담보물스왑거래를 통해 쓰레기가 이전된 거래에서는 금리가 상승할경우 담보자산인 채권의 가격은 하락하고(금리와 채권은 역의 관계이다) 이에 따라 연기금 관리 매니저는 담보물 보충을 요구하거나 국채를 다시 상환할 것을 요구하게된다. 그러나 은행은 이미 국채를 유동화시키고 자신의 수중에 남은건 또 다시 정크본드, PIIGS((Portugal, Italy,Ireland, Greece, Spain)채권들 뿐이다. 이런 쓰레기들을 시중에 내놓자 갑작스런 공급증가로 쓰레기들의 가격은 더욱 떨어진다. 결국 쓰레기들을 다 팔아도 국채를 사서 되돌려주지 못하게되면서 국민들의 노후도 파산하게 된다.
서브프라임모기지사태가 부동산을 중심으로 발행된 주택담보대출의 유동화 과정에서 그 과정에 참여한 거래당사자들을 파괴했다면, 담보물 스왑등 국채를 담보로한 유동화는 국가의 신용, 국민의 미래를 파괴하게된다.
이벤트 참여 감사합니다ㅎㅎ
보팅 꾹 누르구 가용~^^
보팅 감사합니다. 다음에도 이벤트 있으면 꼭 참여할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