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의 내재가치를 생각하다.

in #john7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JOHN입니다.
첫 포스팅 주제를 오래 고민했는데, 근사한 뭔가가 떠오르지도 않아서 뭐라도 한 번 써보기로 했습니다(Work Excitement Theory!). 앞으로 여러 잡다한 글도 가끔은 나오겠지만, 경제학적 혹은 인문학적 시선으로 현상을 분석한 글을 많이 써보려고 합니다.!


  • 이틀 전(2018.2.6)의 암호화폐 시장은 모두에게 큰 충격을 준 날로 남을 것 같다(잃어버린 2개월) 최고점 대비 1/4의 가격 수준으로 떨어졌으니. 이로 인해 암호화폐 비판자들은 드디어 거품(버블)이 꺼지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하지 않을까. "거봐! 내가 거품 곧 꺼진다고 했지?" dump.PNG
  • 많은 사람들은 암호화폐를 두고 튤립에 견주기도 하고, IT버블과 같은 길을 걸을 거라 장담하곤 한다. 왜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암호화폐의 가격을 두고 분명한 거품이라 단정지을까? 이런 일명 '암호화폐 거품비판'을 살펴보고자 한다.
1. 내재적 가치(Intrinsic Value)가 없다?
  • 비판자들은 흔히 암호화폐는 실체가 없고 내재적 가치도 없는 것과 같아서, 현재의 높은 가격은 사실상 거품이라고 주장한다. 재무이론에서는 "어떤 대상이 존속하는 한 발생할 것으로 기대되는 현금흐름의 현재가치"로 내재적 가치(Intrinsic / Inherent Value)를 정의하곤 한다. 예를 들어, 기업의 본질적 가치를 평가하고 싶다면 특정 기업의 예상 현금흐름을 할인해서 구하면 되는 것이고, 주식의 내재적 가치를 평가하고 싶다면 배당의 현금흐름을 할인해서(DMM Method) 구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이렇게 구한 내재적 가치를 초과한 특정 대상의 가격을 두고 거품(Bubble)이라 칭하곤 한다. 따라서 암호화폐의 현재 가격이 거품임을 밝히기 위해서는, 그 내재적 가치를 추정하려는 작업이 반드시 선행되어야만 한다.
  • 그렇다면 암호화폐, 가령 비트코인의 내재적 가치는 어떻게 산정할 수 있을까? 글쎄, 암호화폐는 기존 재화나 금융상품과는 분명히 다른 성격의 것이라서, 암호화폐의 본질이 무엇이냐는 관점에 따라 가치산정이 달라질 것이라 생각한다. 어쩌면 2000년대 초반 IT 버블이 발생한 이유도, IT기업의 가치를 제대로 산정할 수 없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일지도 모른다.
  • 암호화폐는 퍼블릭 블록체인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보상의 형식으로 지급된다. 이를 다른 관점에서 보면, 암호화폐 발행이라는 경제적 유인이 존재하기에 자발적 참여가 가능하고, 블록체인의 작동과 보안이 강화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암호화폐의 본질은 고유한 실체가 있다기보다는, 블록체인 네트워크 상에서 사람들의 참여를 유발하는 유인기제인 동시에 전반적인 시스템 안정성을 높이는 매개수단이라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암호화폐는 물질적 자산이 아닌 네트워크 자산인 셈이고, 네트워크의 맥락에서 벗어난 코인은 내재가치가 담보될 수 없는 것이다.
  • 따라서 블록체인이라는 네트워크 맥락에서 암호화폐를 살펴보면 엄청난 가치를 갖게 되지만, 하나하나의 코인을 보게 되면 이것이 왜 이만한 가치가 있는지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2. 네트워크의 가치를 생각하다 : 물질을 넘어 정보로, 실체를 넘어 관계로-
  • 그런데 암호화폐의 출현과 비판자들의 냉담은 우리에게 그리 낯선 광경이 아니다. 오히려 진리와 혁명을 탐한 사람들로 가득찬 기술의 역사엔 비슷한 사례들로 가득차 있다. 아주 먼 과거까지 가지 않아도, 1998년 Krugman은 인터넷이 경제에 미칠 영향이 Fax보다 대단치 않을 거라 단언했고, 2010년에는 페이스북의 가치가 거품이라는 말들이 무성했다. 세상을 바꿀만한 기술이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어떤 진가를 갖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미래를 전망하기는 커녕 거품이라고 비아냥대고 있을 뿐이며, 기술의 진가를 이해한 사람만이 시대의 흐름을 읽고, 먼저 움직이며, 돈을 벌었다.
  • 인터넷의 등장은 비즈니스와 산업지도를 혁신시켰고, 그 과정에서 사람들의 문화와 생활도 변혁시켰다. 물질(Material)이 정보(Information)로, 개별 노드(Node)에서 연결(Link)로 세상의 흐름이 바뀌게 됐다. 이 변화의 역사를 설명하기 위해 '책'을 예로 들어보자. 책은 종이라는 '물질'과 내용이라는 '정보'의 가치를 갖고 있다. 과거엔 책을 읽기 위해서는 서점이라는 '노드'를 찾아야만 했다. 그런데 인터넷이 나오면서 이런 흐름이 완전히 뒤바뀌게 된다. 읽고자 하는 책의 관련 정보만 보유하면, 서점에 직접 가지 않아도 구매할 수 있게 되었고(온라인 서점), 인터넷을 통해 직접 책을 읽을 수(e북의 등장)조차 있게 되었다. 인터넷의 등장으로 '정보'의 가치가 강화되고, 독자와 판매자를 직접 잇고, 서점과 독자를 직접 이어주는 '링크'가 중요해지게 된 것이다. 바야흐로, 네트워크의 세상이다. 사물과 사람을 연결하고, 정보와 정보를 연결하면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왜 사람들이 구글에 열광하고, 페이스북을 사랑하며, 아마존을 놀라워 하는지 생각해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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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닉 비즈니스(노상규)

  • 위 그림은 물질-정보, 노드-링크의 두 축을 중심으로 비즈니스 가치를 재구성한 것이다. 먼저 '물질-노드'는 물리적 제품 기능에 기반한 비즈니스로, 대부분의 전통적 사업에 해당한다. 스마트폰을 생산해 판매하는 삼성전자뿐 아니라, 서점에서 책을 판매하는 것까지. '물질-링크'는 온라인 상에서 물리적 재화를 수요하는 사람과 공급하는 사람을 서로 연결시켜주는 비즈니스로, 우버나 에어비엔비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비즈니스의 핵심가치는 물질적인 재화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니즈(Needs)를 매칭시키는 연결에서 나온다. 그리고 '정보-노드'는 마이크로소프트나 내셔널지오그래픽처럼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비즈니스를 말한다. 마지막으로 '정보-링크'는 온라인 상에서의 모든 연결을 기초로 한 비즈니스로, 구글과 아마존, 페이스북 등이 대표적이다.
  • '정보-링크' 비즈니스는 초기에는 사업의 가치가 미미할 지라도, 매력적인 네트워크가 구축되고 나면 다양한 사업자의 참여를 기반으로 그 가치가 무한대로 확장될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급속히 성장하는 링크 기반의 비즈니스들은 많은 노드 기반의 비즈니스를 잠식시킬 잠재력을 갖고 있다. 네트워크는 유기체와 같아서 성장하고 진화하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입증해내고, 실현한 기업들이 바로 아마존과 구글, 페이스북 등일 것이다. 구글은 네티즌들이 연결해 놓은 하이퍼링크를 활용하여 검색의 가치를 극대화시켰고, 컨텐츠를 매개로 생산자와 소비자를 유기적으로 연결시키고 있다. 아마존은 무수한 제품-소비자-판매자가 존재하는 세상에서, 맞춤화된 매칭을 통해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상거래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연결시키는 플랫폼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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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0대 브랜드 가치 기업 : 네트워크를 지배하는 기업이 세상을 지배한다!

3. 블록체인 : 네트워킹으로 세상을 바꾼다!
  • 인터넷은 정보를 연결하는 기반이 되었고, 지리적으로 분리된 사람들을 연결시키는 데까지 나아갔으며 그 과정에서 수많은 혁신적인 사업들을 탄생시켰다. 그러나 기존의 인터넷 기술도 처리하기에 어려운 제약 정보들이 있다. 예를 들면 증권이나 계약서와 같은 정보다. 이러한 '가치 혹은 구매력'을 수반하는 정보는 이른바 이중지불(Double Spending)의 문제로 인해 인터넷을 통한 공유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가치가 저장된 정보를 공유하려면 '공인된 중개인' 혹은 '신뢰할 수 있는 제 3자 기관(TTP: Trusted Third-Party)'을 매개할 수밖에 없다. 가만 생각해보면 이러한 요소들이 번거롭지만 우리 일상에서 얼마나 광범위하게 매개되고 있는지 금방 알 수 있다. 현대사회에서 대부분의 결제는 '공인된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처리되는데, 신용카드사의 보증이 없다면 타인과 거래를 즉각적으로 진행할 수 없다. 또 온라인 상에서 내가 나임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공인인증서'와 같은 제 3자가 인정한 기록을 전송함으로써 가능해진다. 딱하다, 이 얼마나 불편하고 번거로운 일인가!
  • 제 3자 기관에게 자신의 사적정보를 위탁하고, 그 대가로 가치정보를 보증받게 된 결과 개인들은 불편하게나마 가치정보를 원활히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신뢰할 수 있는 제 3자 기관'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고객정보를 스캔하고, 정보를 독점하며, 더 나아가 이 정보들을 해킹당할 잠재적 위험들이 존재한다. 그런데 이러한 위험요인들을 제거하고, 가치정보의 공유마저 가능케 한 기술이 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렇다, 바로 블록체인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통하면 가치정보의 공유마저 가능하게 되어 '완전한 인터넷'을 실현할 수 있다.
  • 가치정보의 공유가 가능한 블록체인 시스템을 통하면, 중개인이 없이도 다양한 형태의 스마트 계약(Smart Contract)을 구성할 수 있다. 이런 스마트 계약의 가능성은 우리의 삶을 보다 투명하고, 공평하게 변화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음원시장은 수익 중 85% 정도를 유통사와 제작사가 반분하고, 창작자와 가수가 나머지 15% 정도를 가져가는 불합리한 구조를 갖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블록체인 시스템을 적용하면 음원의 불법복제를 막고, 음원유통을 없애 창작자의 수익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다운로드와 스트리밍에 연동해서 창작자에게 수익을 보상하는 스마트 계약을 구축함으로써, 음원 생태계 구조를 양성화할 수 있을 것이다.
  • 스마트 계약과 암호화폐의 결합은 경제/금융계약뿐만 아니라, 비경제적인 영역에도 적용될 수 있다. 일명 탈중앙화 자율조직(DAO: 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의 운영이 대표적인 예인데, DAO에서는 고용주와 고용자의 개념이 없고 모두가 수평적인 조직원으로 구성된다. 누구나 익명으로 민주적인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고, 조직에 기여한 가치만큼 보상받을 수 있게 된다. DAO 방식은 기업을 대상으로 전사적으로 적용될 수도 있고, 부서단위로 적용될 수도 있으며, 의사결정이 필요한 정치적인 영역에서도 적용될 수 있다. 비로소 기존의 조직에 비해 민주적이고, 수평적이며, 유연한 조직이 나타날 장치가 마련된 것이다.
  • 블록체인 시스템은 이제 막 출발했고, 아직은 미래에 대한 기대감만 무성하다. 다만 이 기술에 내재된 미래상은 놀랍도록 담대하며, 아름답다. 블록체인 시스템에는 기성의 질서를 거부하면서 "약자들에게 권리와 프라이버시를, 강자들에겐 투명성을!"이라 외쳤던 Cyberpunk의 정신이 깃들어 있고, "우리는 99%다!"라고 외쳤던 Occupy Wall-Street 운동의 정신도 서려있다. 블록체인 시스템이 싹이 필 때쯤이면 인터넷이 가져온 변혁들과 대비해서, 진정으로 혁명적인 변화가 나타날 지도 모르겠다.
4. 세상을 바꿀 기술만이 생존을 결정한다.
  • 그렇다면 다시 원래의 질문으로 돌아가서, 현재의 암호화폐는 거품인 것일까? 실은 필자도 알 수 없기에, '부분적으로는 그렇고, 부분적으로는 그렇지 않다'고 믿으려 한다.
  • 내가 거품이라 생각하는 부분은 다음과 같다 : 암호화폐는 네트워크 자산이고, 현재 동시대인들이 블록체인 기술에 기대를 걸고 있는 만큼 그 가치가 크게 상승해온 것이 사실이다. 이것은 IT 버블의 현상과 어느 정도 유사한 측면이 있다. IT 버블이 발생할 무렵, 인터넷 벤쳐가 세상을 크게 바꾸리란 낙관에 모두가 도취됐다. 투기자란 이름의 사람들은 어느 정도 화려한 이름의 회사라면 더 볼 것도 없이 돈을 쏟아 부었다. 그리고 시장이 너무나 낙관적이었기에 실제로 가격은 올라갔고, 그들은 자신의 선택이 옳은 것이라 믿었다. 다른 한편에서 투자자란 이름의 사람들은 어떤 기업이 진짜 세상을 바꿀 '진주'인지를 파악하기 위해 애썼다. 그들은 기술을 이해하려 했고, 본질을 찾으려 애썼다. 가격이 오르는 것에 관심을 두지 않고, 세상이 바뀔 가능성에 주목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모두가 아는 대로. 한 쪽은 지금 기록을 찾을 수조차 없는 이름의 무덤으로 사라졌고, 다른 한 쪽은 모두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지금의 암호화폐 시장은 충분히 활동적이어서, 기술적으로 중복되고, 또 구분이 되지 않는 것이라도 능히 수익을 낼 수 있다. 이것은 그 기술 때문이 아니라, 온전히 시장에 참여하는 사람들 덕분이다. 무분별하게 ICO가 진행되고, 수익을 원하는 사람들이 그곳에 몰리고 있다. 그러나 모든 기업이 성할 수 없듯이, 모든 암호화폐가 채택될 수는 없다. 기술적으로 미비한 암호화폐는 반드시 도태될 수밖에 없다.
  • 내가 거품이 아니라 생각하는 부분은 다음과 같다 : 현재의 블록체인 기술은 아직 태동기에 있지만, 제 2의 인터넷 혁명을 촉발시키기에 충분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암호화폐들은 고유한 철학과 가치를 갖고 있다. 혁신적인 기술은 기업과 소비자를 매료시키게 충분해야 하고, 그들을 자신의 플랫폼으로 끌고 들어와 다양한 비즈니스를 창출해 낼 수 있어야 한다. 암호화폐 간의 기술경쟁이 끝나고 옥석을 가릴 수 있게 될 때, 세상은 지금과는 크게 달라져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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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빅토띠 감사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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