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포] 스파게티

집에 내려 갔을 때 누나 집에 잠깐 들일 일이 있었습니다. 일을 보고 나오는데 아파트 담장을 따라서 아이들의 시가 걸려 있더군요.

시간이 조금 있어서 담장을 따라서 쭉 둘러봤습니다. 순수한 미감으로 가득한 아이들의 시를 보고 있으니 너무 기분이 좋더군요.

직조되지 않고 마음가는데로 쓴 아이들의 동심이 그대로 전해졌습니다. 기교도 사색도 없이 세상을 순수하게 바라보는 아이들의 마음에 무척 감동받았습니다.

아이들이 쓴 시중에 하나를 골랐습니다.

...

머리 아픈 날
-이푸름

머리가 너무 아프다
속도 너무 울렁거린다
온 세상이 빙글빙글 돈다

매콤하고 얼큰한게 먹고 싶다
속에서 버터가 굴러다니는 것 같다
욱~!! 할 것 같다

엄마는 주무시고
전화벨은 계속 울리고...

정말 미칠 것 같아

머리가 빙글빙글
속도 빙글빙글
온 세상이 빙글빙글...

아~ 죽을 것 같아

잠에서 깨어난 우리 엄마
스파게티를 해주신댄다
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