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보뷰 Mamboviewpoint

in #il-diary6 years ago (edited)

아침은 맑았다.

어제 캠핑하던 팀이 새벽 5시도 안돼서 꼼지락거리고 밖에서 담배 피우는 바람에 방안으로 연기가 들어와 잠 못 들고 새벽을 맞이했다. 십여 개의 텐트가 있었음에도 어젠 객실이 거의 찼었다. 아침 식사 때 보니 나만 혼자다. 

아침 먹는데 고양이가 식탁 사이를 어슬렁거리다 남은 온기를 감지했는지 난로 위로 올라갔다. 처음엔 앞쪽에 엎드렸는데 빵한쪽 먹은 사이에 아예 숯위로 올라가서 눈을 감았다. '혼불'이 생각나는건 뭔지...  

오늘 갈 곳은 맘보뷰다. 딱히 정하고 오지 않아서 별생각 없었는데 이곳을 추천받았다. 루소토엔 많은 산악 트렉킹 코스와 뷰 포인트가 있지만 추천받은 이곳에 가기로 정했다.  구글찍어보니 두시간 정도 거리라 느긋하게 아침을 즐기고  9시에 출발했다.

바지를 두벌 입고 긴팔과 바람막이 잠바를 입었음에도 추웠다.  추우니 피로가 빨리온다. 15분쯤 달렸을까 비포장이  나왔다. 단단한 흙길에 구멍이 많고 자잘한 돌이 많아 너무 힘들었다.  그래도 가는 길이 아름답고 사람사는 모습을 가까이서 볼 수 있어 나름 재밌었다.  고산지대라 산 능선까지 집들이 있다.  그리고 그 높은 곳까지 전선이 연결되어 있어 놀라울 뿐이다. 다르에서 가까운 곳에도 아직 전선이 연결안된 곳이 많은데 사람도 많지 않은 이곳에 전기가 연결되어 있어 심히 궁금했다. 3G도 유튜브가 안끊기고 화상통화가 가능할 정도로 잘 됐다. 

매일 이러는지 가는 날이 장날인지 많은 사람이 시장 쪽으로 가고 오며 걷고 있었다. 장은 대체로 길을 중심으로 양옆으로 열려 한곳에서는 차가 서로 마주치는 바람에 한참을 기다려서야 겨우 지날 수 있었다. 넓은 공터가 부족한 탓에 길을 따라 장이 열린듯했다. 다만 파는 품목은 대충 나뉘어 있었다. 사진은 멀리서만 찍었다. 

 

가는 길에 딱히 표지판이 없어 몇번 길을 잘못 들었는데 정상에 가까워서야 맘보뷰 표지판이 있었고 산엔 안개가 가득했다. 가는 길에 낮은 구름이 두껍게 깔려 춥고 음산했다. 비라도 올 것 같아 뷰포인트에 가면 뭐가 보이겠나 싶었지만 끝은 봐야했다.

고산지대에 사는 마을은 비슷한듯하다. 

에코롯지에 주차하고 5분정도 걸으면 뷰포인트가 나온다.  

한참 수영장을 만들고 있다.

구름이 가득했지만 그래도 멋진 풍광이다. 구름이 걷힐까 기다릴 겸 먼 길 달려온 나를 달래며 바위에 누워 발가락 까딱하며 통화 하고 음악을 들었다. 그렇게 한시간을 기다렸건만 조금 밝아질 뿐 해는 나오지 않았다. 에코롯지에서 점심을 먹었다. 종류가 적은 부페인데 이만실링. 비싼편이지만 이 산 꼭대기까지 장보는 일도 만만치 않을듯 하다. 하룻밤 백불은 할 것 같고 30명 정원에 15명 머물고 있단다. 무엇보다 다들 밝아서 맘에 들었다. 함께 점심 먹던 사람은 어젯밤에 추웠다고 콧물 흘리며 말하는데 소리만 들을땐 울면서 말하는줄 알았다. 다르에서 직장에 다니고 버스 타고 왔단다.

바위에 올라서서 아래를 바라보면 오금이 저리고 날고 싶어 진다.  아무도 없이 혼자 아래쪽 바위까지 내려가 봤지만 차마 바위위에서 아래를 제대로 바라볼 수 없었다. 정말 아래로 뛰면 날 수 있을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맑은날 봤다면 정말 멋질것 같다. 주변 마을을 둘러보고 싶었지만 춥고 흐려서 그냥 내려왔다. 큰 나무도 없는 산 같은데 정말 높은 지역에 목제소가 있었다. 물나르는게 일일듯...

선셋포인트...

하루가 춥고 덜덜거리다 지난것 같다. 내려오면서 줄곳 드는 생각! 이사람들은 왜 이렇게 열악한 곳에 정착하게 되었을까. 오래전 장안산 골짜기에서 화전을 일구며 사는 분을 만난적이 있었다. 약초캐고 작은 밭을 일구며 움막같은 집을 짓고 사셨다. 시내까지 장보러 나올 때는 걸어서 두어시간은 더 걸리는 거리였다. 그 분은 그냥 자기는 이렇게 사는게 좋다고 하셨다. 사람들 안만나고 이렇게 살고 싶다고... 자식들은 다 도시에 살고 있다고 하셨다. 마침 산판도로가 나서 사륜구동차는 갈 수 있게 되어서 나는 차를 몰고 갔다가 차 타고 내려왔지만 지금도 그 밭과 움막의 기억이 뚜렷하다.  도심속 외로움과 산속 외로움은 조금 다르다만 음... 이느낌이 뭔지 모르겠다. 뭔가 공감한 하루였다. 

새벽 꿈에 노대통령이 나와서 나랑 나무오리 만들어서 누가 멀리 가는지 시합했는데.....ㅋㅋ 

루소토에 내려와서 맘마미아 피자집에 들렀다. 관광객이 주 고객인데 맛있다. 

뷰포인트 주변을 산행할 때 너무 힘들었다. 이렇게 체력이 떨어졌을 줄이야... Usambaras 산악 트렉킹은 다음기회로 미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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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풍경 잘 봤습니다. 고산지역은 어디를 가나 비슷합니다. 멋집니다.

고맙습니다. 아이폰 SE 뿐이라..ㅎ

저도 저런 곳을 홀로 달려보고 싶네요. 고냥이도 귀엽고 장날이라 알록달록한 사람들도 보기 좋네요. 멋집니닷 +_+ 리스팀 해가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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