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자니아, 숯으로 사라지는 나무...

in #il-diary6 years ago

숯가마

아프리카에서, 이곳 탄자니아에서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일까

한동안 나 자신에게 물었다. 이곳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냥 살고있음, 아프리카에서 하고 싶은 것은 대륙여행) 교육 의료가 정말 중요하다고 하지만, 진짜 내 마음을 아프게 했던 것은 이곳 사람들이 너무 많은 숯을 만들고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말 심각하다. 지금처럼 나무를 베어쓰면 십년안에 마을 주변에는 남은 나무가 몇 그루 안 될 것 같다. 이미 들판에는 큰 나무가 드문드문 남아있고 지금은 길가에 있는 나무를 베어내기 시작했다. 저 넓은 들판이 아니라 길가의 커다란 나무를 베고 있다. 너무 가슴아프다. 길가에 쓰러진 캐슈넛나무 사진을 찍고 오다가 숯가마를 만들고 있는 사람들을 봤다. 뻘쭘했지만 바이크를 돌려서 가보았다. 지금 안 보면 언제보나 했고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이런 일을 하는지 궁금했다.

바로 길가에 있던 이 큰 나무가 잘려나가고 있다. 

 너무 많은 나무가 그저 숯으로 변해가고 있다. 이곳 만이 아니라 지난번 바이크타고 여행하면서도 숯을 집만큼 쟁여놓고 파는 곳을 보고 놀랬다. 뿐만 아니라 사람사는 길가라면 어디든 숯 담은 자루를 놓고 팔았다. 길가에 잠시만 서 있어도 숯 담은 자루를 몇개씩 싣고 지나가는 오토바이를 쉽게 볼 수 있다. 이 초원이 넓다고 하지만 이렇게 계속 베어쓰면 결국 얼마나 남을 수 있을까. 나무가 있어 아름다운 들이 쓸모없는 부시와 잡초만 있다가 사막화가 될까 두렵다.  이미 너무 많은 땅에 나무가 없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 어디선가 나무 태우는 냄새가 났었다. 멀리 흐르는 냄새는 묘한 정감을 주기도 했다. 그 냄새가 이렇게 숯을 만들기 위한 냄새임을 알고부터는 이 냄새를 맡을 때마다 갑갑하다.

이 사람들은 들판에 나무가 하나씩 잘려나갈 때마다 어떤 느낌일까 마음 한구석이 허전해지지 않을까 그래도 할 수 없이 잘라서 숯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할까 . 당장 식생활 문화가 바뀌지 않는 이상, 매일 같이 산더미 같은 나무가 태워져서 숯으로 만들어질 것이다. 

우리나라도 이랬다. 화려했던 신라시절 경주에는 연기가 나지 않는 숯을 사용했고, 주변 나무는 숯으로 변했다 한다. 6.25 전쟁후유증에 전국이 민둥산으로 변했고, 7080년대에는 봄마다 각 마을로 엄청난 양의 나무를 갖다 놓고 나무 심기를 하던 시절도 있었다. 당시의 노력으로 지금의 푸르른 산이 만들어졌을 텐데, 그 숨은 공신은 아마도 곤로와 가스버너 그리고 보일러라고 생각한다. 

이 아름다운 벌판의 나무가 한끼 식사를 위해 그저 숯으로 변해가는게 안타깝다. 

어쩔수 없다고 하기엔 이들의 근시안적 행동에 너무나 큰 대가를 감당해야 할까 두렵다.

답답했다. 내가 할 수만 있다면 정말이지 이곳에 곤로(예전 석유풍로)와 가스렌지를 널리 보급하고 싶다. 지금도 이곳에 가스버너를 쓰는 곳이 몇 군데 있다. 가스도 판다. 주유소는 여기서 한 시간을 나가야 있지만 가스통 파는 곳은 가까운 곳에 있다. 버너가 비싸고 가스도 비싸서 보급률이 너무 저조하다. 뿐아니라 이곳 음식을 만드는 데는 많은 시간을 끓여야 한다. 마치 우리나라 사골 우리듯이 끓인다.  어떻게 하면 하루빨리 가스버너를 보급할 수 있을까... 지금 남아 있는 나무라도 보존하고 싶다. 넓은 들판에 우뚝 서 있는 나무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편안함과 안정감을 준다. 동물들에겐 안식처를 제공하고 쉴 수 있게 해줄 것이다. 

이곳 군청? 에서는 공식적으로 숯을 만들지 말라고 홍보한다지만 현실적으론 불가능하다. 이곳에서 음식은 거의 숯을 사용해서 요리한다. 그렇다고 참숯삼겹살 스테이크는 아니다.( 한번해보고싶당...)  우리나라같이 나무를 때서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야자수 잎이 떨어져서 마른 것을 보면 장작같이 튼튼하고 좋은 땔깜이지만 그렇게 쓰는 사람은 드물었다.

가끔 아주 가끔 장작같이 때는 사람이 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버너장사나 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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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보호를 외치는 저로서는 항상 부딛히는 부분이 생계를 위한 구실입니다. 안타까운 현실이네요. 나무심기 프로젝트를 폴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연구 좀 해보아야겠습니다.

글게요. 지금부터 시작해야 오년후부터라도 심을텐데요.
제 방옆에 먼저 심어 보겠습니다 ㅎ
모래파고 흙사서 넣고 심아야되요. ㅎㅎ

흙을 사서요?

자연친화적(?) 혹은 맛난 숯불구이… 그리고 방안에 참나무 습도조절기… 등 숯은 자연 친화적이라고만 생각했지 그것 때문에 나무가 잘려나간다는 생각은 못해봤군요. 필요하고 돈이 되어서 하는 걸 무작정 막을 수는 없는 노릇이고, 빈자리에 나무심기 운동을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fast-growing 같은 종류들로 말이죠. 그리고 거기는 인도처럼 쇠똥연료는 안쓰나 봅니다.

숯이 몸에 좋다는건 생존과 관계없을 때인것 같습니다.
저 사진에 나온 숯 자루는 작은 것인데 대략 8000실링 한화 4000원 값입니다.
다레살렘은 습해서 쇠똥은 쓰기 어려워보이네요.
이곳 여름엔 어떨지...아..냄새 심해요..ㅎ

곧 황폐함이 불어 닥칠텐데... 안타깝네요.

많이 안타깝습니다. 어제도 자주가는 길가에 있던 나무를 찍고 있더라구요.
도끼도 아니고 밀림칼 비슷한걸로 하루 종일 내리찍고 있습니다.
잔가지까지 그 칼로 계속 내리치네요.
굵은 가지 중간치 잔가지 잎가지 분리를 잘 해서 둥글게 구분해 놓습니다.

그 비명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것 같습니다. ㅠ.ㅠ

안타깝네요. 인류를 위해서 공기를 정화시키며 말없이 침묵하며 우뚝 서있는 나무들을 숯을 만들기 위해서 자르는 그곳의 생활습관 부터 변화를 시켜야 겠습니다.
아프리카의 나무를 지켜주는 프로티어가 되십시요.

ㅋㅋ 좋은 생각입니다.
나무 심기라도 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이곳은 아직 주인없는 땅이 많은 곳이라... 물론 마을 촌장이 인정해야하고 마을 주민이 모여 회의를 해서 하나씩 인정해주는 구조랍니다.
사는 데 주소와 번지, 내땅 니땅이 어디까지 필요하고 어느정도 금을 그어놓고 살아야할까...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예전에 텍사스를 지나면서는 정말 빈공간이 하나도 없이 철선 하나로 니땅 내땅을 구분해 놓은게 불편해보였거든요.
한국에도 공동묘지와 공마당 공유지 국유지 등이있었는데...세상을 공유하고 살자고 말하고 싶은데 그런것 같기도 하고 열라 쫄리게 사는것 같기도 하고...ㅋㅋ 내땅이 없어서 그런듯....ㅎㅎㅎ 내땅사서 들어올 때 비자발급해주고싶다능.....ㅎㅎ뻘글로 흘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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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어떻게 할 수 가 없네요.
필요하긴 하지만 무턱대고 베어쓰고 나면 나중에 후회하는 일이 분명 올텐데.
자연의 소중함을 깨닿고 후회할때는 돌이킬 수 없는 때가 아니었음 좋겠습니다.

삼일전엔 아침에 세시간을 다녔어요. 그래봐야 칠키로 안쪽입니다. 숫가마를 열개도 더봤어요. 계속 여기저기 잘라서 숯을 만듧니다ㅠㅠ

안타깝네요, 그렇게 나무들이 베어나가다가 사막화되면 어떡하려고...

다레살람은 바닷가라 습하고 우기엔 비도 많이오는데 내륙으로 들어가면 물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불이 필요하니 계속 베어냅니다.
사막화는 정말 무서워요 ㅠㅠ

흠.. 사실 기름도 가스도 많이 쓰면 안좋긴 마찬가질테지만, 그나마도 없는 나무를 베어낸다니 갑갑하네요. :( 한국은 어떻게 기름, 가스로 빨리 넘어간걸까요?
새로운 조리법이라도 개발 해야 할까요?

글게요. 어떻게 우리나라는 빨리 넘어갔을까요. 어려서 남의 산에가서 나무 베려면 혼났어요 ㅠ 오리봉나무 아카시아 참나무 등만 몰래베어 왔어요. ㅎㅎ
음식에 대해서는 ㅠㅠ 한민족 조상님께 감사하고 있습니다.

너무 안타깝네요..ㅠ
곤로와 가스렌지를 가져다 주어도... 곤로에 넣을 기름... 렌지에 넣을 가스를 사기 위해서 나무를 베어다 팔지 않을까요?! 정말 너무 안타깝습니다.. ㅠ

한무더기 숯을 만들어봐야 삼만실링언저리래요. 우리돈 만오천원 이만원 ㅠㅠ

곤로가있는데 심지만 따로안파니까 안쓴다네요 ㅠㅠ
어릴적 심지만 갈아주러 다닌 사람도 있었은데 여긴 아예 팔지를 않는답니다.

정말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하지만 주민들 입장에선 어쩔 수 없는 현실이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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