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다는 것
먹는다는 것
설이란다.
많은 음식을 만들었을 것이다.
어머님이 차려준 음식을 먹어본 지가 언제인지..
어려서 부터 비위가 약한 관계로 참으로 까다롭게 했다.
특히 비린것에 대해서는 더욱 힘들었다.
절에 들어와서도 소화를 못시켜 약도 많이 먹었고
그만큼 먹는 음식에 예민하게 굴었다.
찹쌀에 들기름넣고 따로 밥을 해먹기도 했다.
철없이...
이렇게 하면 밥도 맛있고 속이 편해서 속병있는 사람에게 좋다.
먹는 것에 많은 신경을 썼던 내가
음식에 대한 생각이 크게 바뀐 것은 미국에 머물 때였다.
그곳에 살면서는 식사때가 되면 뭔가를 먹어야 했을 뿐이었다.
다들 그런것 같았다.
노예의 삶이라는 게 이런건가 싶었다.
맛있는 무엇보다는 때가 되면 그냥 뭔가를 뱃속에 넣으면 되었다.
살아있다는게 그런것이라고 받아들이게 되었다.
누가 뭐라고 한것도 아니고 어떤 계기가 있어서도 아니었다.
힘들게 산것도 아닌데 자연스럽게 이렇게 되었다.
그냥 그랬고 어느순간부터는 딱히 맛있는 것을 찾지도 않았다.
그저 속이 좋지 않고 비위가 약한 관계로 조심하긴 했지만 그저 그뿐이다.
물론 분위기를 위해서는 찾기도 했지만 맛있는 것에 의미를 두진 않았다.
나름 음식에 크게 신경을 안 쓰는줄 알았다. 그런줄알았다.
먹는다는 것
탄자니아에 도착해서 삼일만에 많은게 변했다.
생각지도 못했던 음식들
이곳에 사는 사람들에겐
오래전부터 이렇게 먹어왔던 당연한 것들
어쩌면 딱히 다른 방법이 없기에 이렇게 먹어왔을 것이다.
시골에 사는 사람이 세끼 먹기 힘들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땐 그냥 소리로 들렸다.
진짜 이렇게 먹어?
늦은 관계로 도중에 사온 물고기로 점심먹자는 이야기에 무슨 탕을 끓여주는 줄 알았다.
아무것도 없이 소금도 없이 이것만 줬다.
이것만 먹어요?
미안했는지 토마토와 당근을 썰어왔다.
이때만 해도 왜 이렇게 주는지 몰랐다.
바로 튀긴 거라 먹을 만 했다.
달랑 물고기 튀김만주고 점심이라길래 의아했을 뿐.
다음날.
점심이다.
밥은 볶음밥이다.
짭고 향이 좀 있다.
식후에 밤늦게까지 속이 아팠다.
마치 후추를 엄청 먹고 쓰린듯 했다.
이 음식을 뭐라 부르는지도 모르겠다.
아이들과 함께 먹으면서 웃었다.
짭짤한 맛으로 먹을만 했다.
바나나를 까서 밥에 넣고 조각내서 함께 먹으라고 보여준다.
바나나도 깨끗한 것으로 바꿔다줬다.
바나나와 함께 먹으니 조금 부드럽다.
밥을 앞에 두고 꼭꼭씹어 먹으며 복잡한 감정이 일어났다.
지금 나에게 있는것을 보니, 식빵1봉지 필라델피아크림치즈1 슬라이스치즈 10개 계란열개 쌀과 김 신라면5개 짜짜로니 5개 불닭면5개 바나나 3개 망고 4개 미역2봉지 된장 고추장 작은통 소금 간장 올리브유1병 설탕 커피 우롱차 감자 마실물 ㅎㅎ 와! 많다. 부자다.
한국에서 가져온 것과 여기서 구입한것.
그리고 시간 될 때 장을 볼 수 있는 자유와 여건이 된다.
하루 세끼에 감사한다.
지금 느낌을 잊지 않고자 한다.
먹는것 때문에 슬프다든가 그렇진 않다.
하지만 잊으면 안될무엇이 있다.
근데 새로산 슬리퍼 신고 잠시 걸었는데 발가락에 물집이 터졌다.
이 따끔거림이 현실일 뿐이다.
이상하게 며칠째 아직도 몽환적인 기분이다.

글을 읽는 내내 제가 다레살렘의 도시 한구석에 있는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