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 Hyde will not hide Mr. Jekyll anymore.

in #hyde6 years ago


PEGGY LEE - Johnny Guitar

난 하이드의 철자가 hide인 줄 알았다. 문맥상 당연히 그러리라 생각했는데 오늘 찾아보니 Hyde. 그리고 지킬은 Jekyll이다. 그런데 발음이 좀.. 하여 굳이 네이버의 단어장을 돌리니 지킬이 아닌 제클 혹은 지클이다. 도대체 지킬은 어디서 나온걸까? 그냥 읽어도 제킬인데? 하여 일본어 단어장을 찾아보니 지키르또하이또. 결국 일본식 발음인가?

왜 쓸데 없이 아침부터 이런 짓을 하고 앉았냐고? 책 속의 지킬은 스스로의 야만성을 참지 못해 그 모습을 스스로 드러내고야 말지만, 얼마 전까지 우리 속의 지킬들은 하이드가 죽을 때까지, 죽은 후에도 숨어 있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있었다는 앞으론 어렵다는 뜻임은 당연하고.

이젠 개인의 삶은 인터넷이란 요지경을 떠나 생각할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60대 이상은 들어올 엄두도 나지 않던 신세계였지만 이젠 그들도 진입 가능하도록 문턱이 많이 낮아졌다.

새로 발견된 한가지 특이한 점은 이곳에서 유리한 것만 취하고 유령처럼 살 았던 눈팅족조차 이젠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단적인 예로 그런 이들이 가입한 사이트가 해킹되고 명부가 누출되어도, 가입 자체만으로도 누군가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게다.

이런 예를 들어보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도덕적인 인물을 꼽자면 누가 있을가. 성직자 빼고. 옳거니, 유모씨가 좋겠다. 그런데 그가 소라넷 회원명부에서 발견되었다고 가정해 보자. 어마어마한 이슈가 될 게다. 평소 그를 죽이고 싶던 이들은 아마 그의 이중성을 부각시키는데 혈안이 될 터이고 그는 취재 차, 혹은 연구 목적상 가입했다고 뒤늦게 이야기해 봐도 통하지 않을 게다. 깨끗한 정치인, 명망있는 학자가 일순간 파렴치한 변태이자 범죄를 묵인한 동조자로 전락하는 순간이다. 그리고 그 가족에게 미치는 영향이란. 죄송합니다. 유모씨... ㅎㅎ

예제가 좀 엉뚱했지만 요는 이곳에 남긴 흔적은 지워질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 어느 날 회의를 느끼고 내가 암자로 숨어든들 여기서 떨었던 지롤들이 감춰질까. 혹시 내가 죽고 난 후라도 잊혀질까? 예를 들어 우리 아들이 내 나이에 이르러 나를 아는 누군가와 나에 대해 추억하며 좋은 아버지였다고 한다고 치자. 그리고 그 상대는 과거 나에게 욕을 본 바 있는 이의 후손이었다 치자. 웃기지 마라. 니 애비는 그런 좋은 이가 아니다. 물론 아들은 반박하겠지. 하지만 그는 피해를 입었다 주장하는 당사자가 정리한 내 활동기록을 보여준다. 그것도 일목요연하게.

나같은 갑남조차 그 그물을 벗어날 수 없는데 하물며 유명인이라면? 불과 얼마 지나지 않은 과거엔 언론과 법에 돈을 먹이고 시간만 지나가면 다 잊혀졌다. 종이 쪼가리 기록은 해가 갈수록 줄어들고 언젠간 국보급 서신처럼 한장만 달랑 남거나 혹은 야사에 그런 일이 있었다고 카더라 정도.

하지만 이젠 그럴 일은 없을 게다. 모신문사 사주의 그릇된 악행이 도마에 올라 좀처럼 내려가질 않는다. 당사자는 아마 미치고 팔짝 뛰겠지. 저게 도대체 언제 일인데, 분명히 다 덮었는데. 하지만 갈수록 일은 커지고 있다. 당시 그래, 나도 땄다하고선 한번 개망신 당하고 집행유예에 벌금 거하게 냈으면 끝났을 일이 이젠 법 체계까지 건드린 중죄로 자라고 있는 셈이다. 즉 소소한 잡범은 이젠 역사에 길이 남을 중죄인으로 바야흐로 등극에 성공한 게다. 이젠 더하여 그 일가의 악행까지 줄줄이 사탕으로 나오는데.

삼성의 경영권 승계를 둘러싼 추악한 진실도 감추고자 악을 쓸수록 요원의 들불처럼 번지더니 이젠 외국에서조차 공격이 들어온다. 혹자는 괜한 짓을 벌여 국고 축나게 생겼다곤 하지만 그건 이번 정부에서 들추고 자시고 이전에 이미 보다 개방된 언론이 존재하는 국가의 투자자 사이에선 불공정하다고 판단되어 이미 칼을 갈고 있었던 사안이다. 차라리 뽀록 났을때 죄송합니다. 책임지겠습니다 하고 축난 국고 메꾸고 손해 본 외인들에게 일정부분 사례하고 3년 정도 콩밥 먹었다면 지금은 조용히 끝날 일인데, 아니라고 뻣대다가 시방 그 끝이 어디로 향하고 있나?

또다시 어찌 어찌해서 급한대로 다시 가림막 치고 시간 겐세이하면 잊혀질까? 절대 아니다. 언젠가는 또 다시 수면에 올라온다.

박정희도 마찬가지. 철권 통치 하에 그렇게 많은 이들을 피흘리게 했지만 우린 다 잊고 살았다. 어쩌다 드러나는 악행도 그가 이룬 경제적인 업적에 가려 동력을 잃고 야사의 한 페이지처럼, 항간에 떠도는 썰처럼 일부에게 회자만 되었다.

그러나 이젠 어떤가? 친일행적과 두번에 걸친 반역자임은 공공연한 사실이 되었고 이젠 그가 이룬 경제 업적마저 앞서 정권의 계획을 도용 내지는 표절한 것으로 추락하고 있다. 땅콩항공과 삼구 회장은 또 어찌 몰락하고 있는가?

하지만 이를 두고 개탄할 수 있는가? 그리고 터진 입들을 막고 과거로 회귀할 수 있는가? 안되는 줄 이젠 애들도 아는 세상이다.

물론 부작용도 있다. 가짜 뉴스와 엉터리 프레임에 갇혀 나자빠지는 선인들이다. 하지만 오이밭에서 갓끈을 만지지 말라고 했다. 털어 먼지 나지 않은 이 없다고? 앞으론 오이 밭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말고, 온 몸이 청정구역임이 증명되어야 에헴 소리라도 내는 시대가 올 게다. 즉 돈과 빽으로 법과 시스템을 왜곡시켜 대빵 해먹기는 글렀다는 뜻이다.

사람이니 만큼 살다보면 빤쓰에 똥묻힐 일이 어찌 없겠나. 하지만 그때마다 깔끔하게 고백하고 개망신 당하고 새빤쓰 갈아 입을 줄 아는 자만이 살아남을 게다. 적당히 옆 동지에게 뒤집어 씌우고 딴데서 냄새만 지우고는 통하지 않는다.

다가올, 아니 이미 닥친 이런 냉혹한 현실과 사실을 과연 얼마나 인지하고 있나 모르겠다. 눈치 빠른 자만이 살아나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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