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포를 사용해 보셨나요?
청소포를 사용해 보셨나요?
저는 삼십대 중반의 남성이고, 삼십대 초반의 여성과 함께 동거 중입니다. 동거한지는 만 삼년 정도 됐습니다. 둘 다 단단한 직장을 잡은 처지는 아니라, 일하다가 말다 합니다. 그래도 둘이 함께 사니 보통 한 사람이 쉴 때 다른 쪽은 일해서 버틸 만 합니다. 둘이 합쳐 월수입이 사백 정도 되면 살만할 거 같은데, 아직 그런 경우가 많지는 않습니다. 점점 나아지겠죠.
집안일은 거진 제가 전담하고 있습니다. 체감확률로는 7~8할 정도 되고 동거인도 그렇다고 동의를 합니다. 요리는 거의 동거인이 하는지라, 요리를 자주 할 때엔 제 분담률이 좀 내려갑니다. 하지만 자주 해먹지는 못하니까요.
(이런 아이들을 데리고 사니 고양이 털을 제거하기 위해서라도 청소에 신경을 쓸 수밖에요...ㅎㅎㅎ)
저 역시 혼자 살 때는 요리를 좀 했습니다. 원래부터 잘하거나 취미가 있었던 건 아니었지만, 도시빈민으로 서울 한복판에서 십여년 이상 살다 보니 경제적 필요 때문에라도 하게 됐습니다. 원래도 국물 요리를 좋아하고 술을 자주 마셔서 해장의 필요성도 있다 보니 국물 요리 위주로 했습니다.
그런데 같이 살고 나서부터는 거의 하지 않게 됐습니다. 동거인이 그나마 하는 게 요리인지라, 저는 다른 일을 하는 쪽이 편했기 때문입니다(그런데 요리는 매우 잘합니다! 저와 한식 취향이 좀 다르긴 하지만요 흐흐). 같이 사는 집이 15평 밖에 안 되긴 하지만 혼자 원룸에서 살 때와는 집안일의 양이 달라져 요리까지 하려 했으면 제가 너무 기진맥진했을 겁니다.
요즘은 동거인이 잠깐 일을 쉬고 있는데, 이런 경우라도 집안일은 제가 주도적으로 합니다. 제가 건드리지 않으면 먼저 건드리지는 않아서, 이를테면 주말에 같이 청소하자고 독려하여 함께 대청소를 하는 식이죠. 그래도 둘이 같이 하면 훨씬 편합니다. 그런 때가 많지는 않지만요.
15평 거주공간으로 이주하여 가사노동의 새로운 경지를 경험하게 되면서 제게 가장 큰 도움이 됐던 게 바로 일회용 청소포란 물건입니다. 근 몇 년간 만난 다양한 신제품군 중에서 제 삶을 가장 윤택하게 해준 신제품이라 해도 될 정도입니다. 전자제품도 아닌 것이 이렇게 인간의 삶을 바꿔주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어요.
청소포는 다이소에서 2015년 초엽에 발견했습니다. 처음엔 습식이었어요. 그러니까 물티슈가 플라스틱 밀대에 부착가능한 걸레 크기로 출시된 그런 느낌이었어요. 보자마자 그 편리성과 한계가 극단적으로 보였습니다(요즘은 정말로 각종 청소포가 있어요. 아래 사진은 2016년 11월 8일 집 근처 다이소에서 다양한 종류의 청소포가 신기해 촬영한 것입니다).
대략 청소를 할 때는 청소기 돌리기나 걸레질을 모두 생략하고 이 습식 청소포로만 밀 수 있었지만, 횟수가 거듭될수록 커버하지 못하는 영역이 크게 보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빗질을 먼저 하고 (매우 간단한) 청소포 밀대 걸레질을 병행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된 것만으로도 청소기를 사용할 일이 거의 없어졌어요.
2017년 초에는 드디어 건식 청소포를 접하게 됐습니다. 처음 봤을 땐 '물기가 없는 걸로 어떻게 청소를 해...'라고 생각하면서도 시험삼아 한 번 써보자고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써보니 이게 훨씬 더 대박 효과가 좋은 물건이었어요. 건식 습식포는 흡착성이 더 좋아졌고, 먼지나 머리카락 등을 잠깐 밀기만 해도 처리가 가능해서 사실상 빗질도 자주 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또한 물기가 없기 때문에 청소포 걸레질을 먼저 간단히 한 후라도 빗질을 살짝 섞어 주는데에도 무리가 없습니다. 물기가 있는 청소포를 쓸 땐 그걸 먼저 사용해서 바닥에 물기가 묻으면 빗질이 어려워지는 단점이 있었거든요.
전자제품도 아닌 것이 가사노동의 난이도를 매우 현저하게 낮췄고, 더군다나 작업의 특성 자체를 바꾸어 버렸습니다. 가사노동, 특히 그중에서도 집안청소는 분절해서 하기가 매우 어려운 작업이라서 문제죠. 한 번 하면 끝장을 봐야 성과가 나는 것 같으니 덤벼들기가 어렵죠.
하지만 이 건식 일회용 청소포를 사용하면 분절이 문제없이 가능합니다. 그냥 '시간날 때마다 청소포 1장 분량씩만 닦는 것'의 반복만으로도 집 청소가 어느 정도 가능해진 것이죠. 그래도 가끔씩은 빗질과 바닥 걸레질을 동반한 대청소를 하기는 해야 합니다만, 예전에 일주일에 한 번씩 해야 했다면 간간히 짬날 때마다 청소포 밀대 걸레질을 반복하는 것만으로도 그걸 한달에 한 번 할 일로 바꿀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청소기로는 미세먼지 등이 다시 배출되지만 청소포로는 문제없이 잡아낼 수 있어 의외로 건강에도 이게 더 좋다는 의견을 들었습니다.
직장 다니면서 집안관리도 해야 하는 분들에게 아주 탁월한 아이템이라고 추천 드리고 싶네요.
사진은 건식 청소포, 습식 청소포, 기타 각종 클리너 등이 들어 있는 우리 집 서랍장의 한 켠입니다. 이 사진엔 담기지 않았지만 주방 클리너도 쓸 만합니다. 부엌과 가스렌지 청소를 일회용 물티슈 같은 것으로 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가스렌지 청소로 더러워진 걸레나 행주를 빨고, 가끔은 행주와 걸레를 삶기도 했던 일들에서 이제 졸업을 하게 된 것이지요.
가끔 일회용품 배출이 늘어나서 환경을 더 해치고 있는 게 아닌가 찜찜해지기도 하지만, 이걸 해서 아낀 시간에 분리수거를 더 철저하게 열심히 하면서 찜찜함을 극복하고 있습니다.
윤형이 청소포 성애자였어??!! ㅎㅎ
성애자라니... 애용자일 뿐... ㅎㅎ
'애'자가 들어가네 ㅋㅋㅋ
저도 일회용품이라 고민하고 있지만 먼지 제거에는 최고일듯
신세계를 저도 경험해봐야겠어요
빨아서 쓸수 있군요 ㅎㅎ
꼼꼼 후기 감사합니다
앗 이걸 빨아서 쓸 수는 없습니다. 다른 분 댓글은 본인은 청소포 대신 걸레를 열심히 빨아서 사용하고 있다는 의미이신 듯 합니다. ^^;;;
제가 독해력이 부족했네요 ㅎㅎ
그래도 청소후에도 다시 가라앉는 먼지를 생각하면 써야겠어요
네네! 사용하시고 괜찮으시면 후기 올려주셔요 ㅎㅎㅎ
저도 지금 습식만 쓰고있어요.
건식 청소포도 사은품으로 받았는데 이거 되나 싶기도해서
한번도 안써봤거든요. 이 글보고 내일은 청소해봐야겠어요!
앗 꼭 한번 써보세요!!! ㅎㅎㅎ 새로운 세계가 열립니다 ㅋㅋㅋ
저는 걸레 열심히 빨아서 사용하고 있죠.ㅎ
작가님의 소개로 청소포를 사용했다가 저도 신세계를 발견했습니다... 동물을 키우거나 머리가 긴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필수품이죠!! 소리가 나지 않아서 청소기에 비해 옆집에 폐도 덜 끼치고, 아이가 태어난 뒤에는 아이가 깰까봐 청소기 사용이 어려워서 결국 청소포를 메인으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