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중 / 배경석]

in #hlee69172 years ago

[마중 / 배경석]

마중을 하는 일은
설레던 것을 먼저 맞이하여 주는 일

가을은
반 즈음 물들기 전부터
낙엽으로 떨어져 뒹굴다
소스라한 바람에 몰려
겨울을 마중하는 눈치 빠른 계절입니다

비가 내리고
나는
문설주에 기대어
먼 산을 하염없이 바라보았습니다
어쩌면
가슴으로 머물며 설레던 것들을
눈치도 없이
눈길이 먼저 마중하고 있는 것입니다

초가을 처마 밑으로
낙숫물에 깊게 패인 작은 웅덩이들도
세월이 지나도
똑같은 자리에서
나와 같이 서성이고 있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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