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지게질 / 이대흠

쟁기질 써레질은 한번도 해보지 않았던 아버지가 지게질을 한 적이 딱 한 번 있었다고 하였다

결혼하고 맞은 첫 겨울 혼자 까끔을 긁어 솔가리 나무를 했던 어머니는 남 보기 슳어서 아버지에게 함께 나르자고 했단다

아버지 지게에 석단을 징끼고 어머니 머리에는 넉단을 이었다

캄캄해진 산길을 내려오는데 앞선 어머니 귀에 탁탁탁 아버지 지겟발을 돌부리들이 시비 거는 소리가 들렸다

집에 와 나뭇간에 짐 부릴 때 보니 아버지 지게에서는 새끼줄만 달랑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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