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테리아 / 김이듬

이 인간을 물어뜯고 싶다 달리는 지하철 안에서

널 물어뜯어 죽일 수 있다면 야 어딜 만져 야야 손

저리 치워 곧 나는 찢어진다 찢어질 것 같다 발작하며 울부짖으려다 손으로 아랫배를 꽉 누른다 심호흡한다 만지지 마 제발 기대지 말라고 신경질 나게 왜 이래 팽팽해진 가죽을 찢고 여우든 늑대든 튀어나오려고 한다 피가 흐르는데 핏자국이 달무리처럼 푸른 시트로 번져가는데 본능이라니 보름달 때문이라니

조용히 해라 진리를 말하는 자여 진리를 알거든 너

만 알고 있어라 더러운 인간들의 복음 주기적인 출

혈과 복통 나는 멈추지 않는데 복잡해죽겠는데 안

으로 안으로 들어오려는 인간들 나는 말이야 인사

이더잖아 아웃사이더가 아냐 넌 자면서도 중얼거리네 갑작스런 출혈인데 피 흐르는데 반복적으로 열렸다 닫혔다 하는 큰 문이 달린 세계 이동하다 반복적으로 멈추는 바퀴 바뀌지 않는 노선 벗어나야 하는데 나가야 하는데 대형 생리대가 필요해요 곯아떨어진 이 인간을 어떻게 하나 내 외투 안으로 손을 넣고 갈겨쓴 편지를 읽듯 잠꼬대까지 하는 이 죽일 놈을 한 방 갈기고 싶은데 이놈의 애인을 어떻게 하나

덥석 목덜미를 물고 뛰어내릴 수 있다면 갈기를 휘

날리며 한밤의 철도 위를 내달릴 수 있다면 달이 뜬붉은 해안으로 그 흐르는 모래사장 시원한 우물 옆으로 가서 너를 내려놓을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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