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인사담당자의 고민 : 번아웃] 번아웃 없이 일 잘하기steemCreated with Sketch.

번아웃, 남 인정 없이 못 사는 '비대한 공적 자아'의 최후

오늘 아침 저희 어머니께서 보내주신 글인데, 함께 나눠야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생각을 나누는 데 의의를 두며 일단 두서없이 적어봅니다.

일을 잘한다는 것과 일을 많이 한다는 것은 다릅니다. 일을 많이 하는 사람이 반드시 일을 잘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필자가 "일과 삶의 균형"이란 표현을 좋아하지 않는단 부분에서 아주 공감됐습니다. "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표현 속에는 일과 삶을 배타적 관계로 보는 어폐가 있습니다. 글에도 적혀있지만, 일은 삶의 일부입니다. 일을 삶으로부터 분리하려는 시도가 실패하는 이유는 거기에 있으며, 일과 삶을 배타적으로 보는 관점은 결국 공허함과 우울함, 무기력감을 남길 뿐입니다. 그러나 반대로 삶의 일부인 일이 다른 삶의 영역을 해치는 것도 경계해야 합니다. 우리 삶에 일이 전부는 아니니까요. 균형잡힌 식사와 수면, 운동을 통한 신체적 건강을 유지하는 것, 가까운 사람들과의 관계, 여가 생활, 취미 생활, 개인적 성장을 위한 학습 같은 것들이 다른 영역에 있죠.

그렇다면, 일을 잘하면서 삶의 다른 영역들을 잘 챙기고, 전반적인 삶을 풍요롭게 만들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요? 저는 답이 "생산성"에 있을 것이라는 가설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생산성 개념은 아주 간단합니다. 투입 분의 산출입니다. 투입한 자원(시간, 노력, 돈 등) 대비 얻어지는 산출(일의 양과 질)이 많을수록 생산성이 좋다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가 야스요 저, "생산성" 참조) 여기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일의 질이라는 것은 반드시 충족시켜야 하는 하한선이란 것이 존재한다는 점이죠. 아무리 적은 돈과 시간, 노력을 들였더라도 기준 이상의 질을 유지한 일을 하지 못하면 일을 "잘한다"고 볼 수 없습니다.

저는 우리 팀원 모두의 삶이 풍요롭기를 바라고, 그러기 위해 모두가 생산성 높게 일했으면 좋겠습니다. 일정 수준 이상 및 필요한 양의 일을 해내면서, 과다한 노동은 피했으면 합니다. 과다한 노동이라 함은, 일 이외 다른 삶의 영역이 일로 인해 피해를 받는 것이 오래(오래의 기준은 각자 다를 것입니다. 누군가에게는 한 달, 누군가에게는 반 년, 누군가에게는 2-3년일 수도 있죠.) 지속되는 상태를 말합니다. 일시적 연장근무가 발생했다고 과다한 노동이라고 볼 수 없고, 퇴근한 뒤에도 일 생각을 한다고 해서 과다한 노동이라고 볼 수 없다는 점을 모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건 이 때문이죠.

위 글에서 번아웃의 원인을 개인에 집중하고 있지만, 우리는 외부 환경도 고려해야 합니다. 어떤 때에는 개인이 "일중독자"처럼 일에 매달리지 않더라도, "해야 만 한다"고 전달되는 일의 양이 이상적인 일의 양의 4-5배일 때도 있거든요.

만약 내가 번아웃이 의심되는 상태라면 두 가지를 생각해봅시다.

  • 첫째, 어떤 일을 수행하는 나의 생산성이 낮은 상태인 것은 아닐까?
  • 둘째, 외부로부터 "해야 한다"고 전달되는 일의 양이 번아웃을 만들 수밖에 없는 상태인 것은 아닐까?

이 때, 우리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신에게 있는 결함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하기에, 제대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혹시 내가 가진 능력의 부족을 외면하고 싶은 것은 아닌지 특별히 주의를 기울어야 합니다. (인지 능력이 높은 사람일수록 자신이 가진 부족한 부분을 제대로 볼 수 있습니다. 동시에, 내가 가진 부족한 부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려는 노력이 인지 능력을 높이기도 합니다. 제가 메타인지에 대해서 조금 더 공부하면 이 이야기도 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번째 번아웃의 원인이라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합니다. 그 중에는 다양한 방편을 마련해 일하는 시간에 해야 할 일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끝내는 것, 그리고 잘 쉬는 것이 포함됩니다. 만약 두번째가 원인이라면 동료나 관리자, 회사에 도움을 요청해야 합니다. 개인의 노력으로 해결하기 어려우니까요. 물론 도움을 요청하는 것부터가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 때는 이렇게 생각해보면 힘이 좀 납니다.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나의 책임이자 권리라고.

이런 글을 발견할 때마다 팀원 분들에게 제 생각과 각자가 생각해볼 점을 전달합니다. 보다 적극적인 "교육"(?)이라고 할 만한 걸 하고 싶은 마음도 굴뚝 같습니다만, 학습자의 멱살을 잡고 끌어가는 건 효과가 없다고 믿는 저로서는 일단은 문화를 만드는 걸 먼저 하고 싶습니다.

일 잘하는 사람들이, 번아웃 없이 일하는 회사를 만들기 위한 저의 노력은 계속 됩니다.

Sort:  
 3 years ago 

요즘 저에게 참 필요한 글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스팀잇이 아직 익숙치 않아 이제야 댓글을 보았습니다! 번아웃으로 고생하고 계신가봅니다. 번아웃은 개인의 책임이 아니라고 하네요. 하지만 개인의 노력으로 빠져나올 수 있다고는 합니다. 부디 무사히 번아웃에서 빠져나오시길.. 제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Coin Marketplace

STEEM 0.18
TRX 0.13
JST 0.029
BTC 56855.37
ETH 2976.87
USDT 1.00
SBD 2.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