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라이프] #29 금요일 방콕 혼술, 안주 만들기
금요일 오후부터 토요일 오전까지는 아무런 생산도 않고 놀기만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일주일을 짜여진대로 따라가다보니 이미 많이 지쳤거든요. 오늘은 뭘할까 하다가, 역시 주말엔 술이죠. 집에 오는 길에 혼술가게들을 머릿속으로 리스트업 해봤습니다.
딱히 떠오르는 종목이 없습니다. 그러다가 오늘은 무중력의자에 누워서 영화나 한 두편 때리고(?) "보쌈 or 수육이라고 불리는 뭔가를 만들어봐야겠다."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집앞 정육점에 이제 제법 단골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수육(판총장님이 수육과 보쌈은 다른 것이다 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만...)은 도전해보지 않았죠.
인터넷을 뒤져보니 파와 마늘, 양파등을 넣고 삶으라고... 아, 예전에 삶아는 봤어요. 엄청난 기름물을 수채에 버리며 왠지 지구에 미안한 마음이 들었던 기억과, 친구들과 어울려 삶아먹던 보쌈의 기억이... 뭐 된장도 넣고.. 커피도 넣고... 아, 그러고 보니 혼자서 돼지고기를 사다가 수육을 만들었는데 커피를 너무 많이 넣어서 새카맣게 된데다가 맛도 없었던 몇 년 전 기억이 있습니다. 그 이후로는 처음 도전이네요. 정육점에 가서 물어봅니다. 삼겹살과 앞다리는 가격차이가 얼마나 나나요? 두배나 난다고 합니다. 세상에. 그냥 앞다리살 주시죠.
하지만 고기를 삶는다는 건 오래걸리기도 하고 귀찮은 일입니다. 냄새도 방에 많이 날테고... 방법이 있죠. 바로 밥솥입니다. 외국에 있을 때 밥통에 삼계탕을 몇 번 해 먹어 본 기억을 되살려 밥통에 넣고 요리를 만들기로 합니다. 시간은 약 50분. 하지만 파도 없고, 마늘도 없고 야채가 하나도 없네요. 다시 사러나가긴 번거롭고. 냉장고를 뒤져보니 제법 오래된 감자가 있습니다. 에라 모르겠다. 감자도 야채. 그냥 깍고 썰어서 넣었습니다. 또 뭘 넣을까요? 한살림표 다시마 가루가 있네요. 좀 넣고. 달아서 도저히 못먹겠는 와인 좀 넣고, 먹다가 독해서 몇달 째 굴러다니는 이과두주 한방울 넣고, 후추...엇... 까먹고 후추를 안넣었군요...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이미 뱃속에 다 들어갔으니 이번에 후추는 패스. 물을 약간 깔고. 만능찜 50분.
잘 익었습니다. 색깔도 좋고. 근데 아주약간, 정말 아주약간 안에 붉은기가 정말 미미하게 돕니다. 크게 반토막을 내어 다시 15분.
아... 정말 맛있습니다. 이거 왠지 자주하게 될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냉장고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계획도 대책도 없이 넣은 감자가요.... 여러분... 정말 와인과 물과 육즙의 까무잡잡한 소스 휩싸여서 쫀득하게 익었는데요. 이게 고기보다 더 맛있습니다. 진짜냐고요? 안먹어봤죠? 말을하지마세요. 이게 슬로우푸드의 강점인가요.
일산의 금요일이 저물어 갑니다. 스티미언 여러분들도 모두 행복한 불금 되세요. 저는 빈센조 보러 다시 갑니다. 맘마미이이아~
방콕 가셔서 혼술하셨다고요!!!
지칠땐 쉬어가고 하는거죠!! ㅎㅎ
저는 어제 치킨에 혼술 했습니다~ ㅋ
밥솥으로 수육을... 괜찮은 방법인데요^^
아!! 맛나겠습니다.
ㅋㅋ 별 성의없는 레시피네요...저는 맥주도 넣고 해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