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드린 커피카드

엄마의 주 활동 무대인 교회앞, 그리고 집으로 들어가는 골목 초입에 스타벅스 매장이 있습니다.
몇년 전 스타벅스 카드를 한 장 추가구입 하고, 3만원씩 자동으로 충전되게 해서 엄마에게 선물도 드렸습니다. 친구분들 만날 때 커피 쏘고 "우리 딸이 준거야. " 하고 자랑하시라고... ㅎㅎ

몇 번 즐겁게 사용하시더니, 그 이후로 충전이 안되더라구요.
어느날 왜 커피 안드시냐고 여쭈었더니...
"스벅 커피는 너무 진해서 심장이 막 뛰어... 양도 너무 많고... "
그러십니다.
울엄마 커피 좋아하셨는데.. 하루에 꼭 2잔 이상 드셨는데...
연세가 드시면서 커피도 힘들어지셨나봅니다.

작년이었나?? 연극 티켓을 4장 선물 받았습니다.
남편과 연극보러 가면서, 엄마께도 전화 드렸더니 보고싶다 하십니다.
남편과 저는 차로, 엄마는 막내동생과 전철로 대학로에서 만나서 연극보고, 맛있는 밥 먹고, 스타벅스에 커피도 마시러 갔어요.

이번에도 역시.. 엄마는 커피가 너무 진하고 양이 많다고 싫다 하십니다.
그냥 막내 마시는거 한모금 드시겠다고.
그래서 엄마를 끌고 (ㅎㅎ) 카운터에 서서 주문을 해드렸어요.
" 커피 말고, 카페인 없는 음료 중에서 요즘 인기있는게 뭐에요?"
직원분은 뭔가 상큼한 음료를 추천해주셨고.. 엄마는 완전 맘에 들어 하셨답니다.

"엄마. 담에도 오늘 내가 한거처럼 주문해서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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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다시 열심히 충전되던 카드가 조용해 진지 벌써 6개월이 넘었습니다.
교회도 자주 못가시게 되었고, 친구분들도 만나기 너무 어려워졌기 때문이죠.

코로나 때문에 외출이 자유롭지 못한 세상.
외로운 노인들에게는 더 힘든 기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달에 두 세번씩 충전 되어도 좋으니... 엄마가 친구분들과 얼른 좋은 시간 보내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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