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복용해 본 모든 정신과 약물 복용후기, 리보트릴-Rivotril(클로나제팜-Clonazepam)

Chapter 1 : 벤조디아제핀, Benzodiazepine

the second
클로나제팜, Clonazep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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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명 : 리보트릴0.5mg / 성분명 : Clonazepam0.5mg

추후에 알프라졸람과 같이 복용했던 클로나제팜이라는 항불안제는 나에게 가장 안정적인 약물이었다. 이 약물 또한 나의 불안증과 공황발작을 가라앉히기위해 처방된 약이었다.

알프라졸람과 마찬가지로 공황장애같은 신경증에 널리 처방되는 약물이며, 같은 벤조디아제핀계열이다. 역시 향정신성의약품으로서 알프라졸람처럼 의존성 등이 있지만 알프라졸람에 비해 클로나제팜은 반감기가 길고, 약효발현시간이 비교적 느린 편이라 알프라졸람보단 낮은 의존성을 보인다.(개인편차는 있다.)

같은 벤조디아제핀이지만, 알아본 바에 의하면 조금 다른 벤조디아제핀이라고 한다. 클로나제팜은 니트로-벤조디아제핀으로 분류를 따로 하고있다. 같은 니트로-벤조디아제핀으로 분류 되고 있는 건 수면제로 사용되는 플루니트라제팜이다.

상대적으로 낮은 용량에서도 높은 효과를 보이는 약물이다. 클로나제팜은 약효발현시간이 느린만큼 갑작스런 공황발작시 복용해봤자 가라앉는데에 시간이 걸려서 효율이 좋지 못한 편이다. 다만 24시간 불안증이 심한 나같은 사람들에게는 의존성이 높고 약효가 빨리 사라져버리는 알프라졸람보다, 약효가 비교적 오래가는 클로나제팜이 예기불안과 공황발작을 미리 예방을 할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나에게 알프라졸람은 보통 4-6시간이면 약효가 사라지는 반면, 클로나제팜은 8-12시간정도를 유지했다. 이러한 이유때문에 정신과가 아닌 곳에서는 수면제 대신 클로나제팜이 처방되고는 한다.(디아제팜이 더 널리 처방되어진다.)

예전에는 뇌전증에 주로 쓰인 항경련제 약물이었다. 지금은 공식적으로 공황장애에 적응증이 되어서, 현재 항경련제로 사용하는 빈도수는 적어졌고, 정신과적 신경증에 주로 쓰이고있다.

가끔 만성통증환자나 근경직 환자에게 근육이완제가 먹히지 않는 경우, 벤조디아제핀을 처방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도 클로나제팜과 디아제팜을 주로 사용한다.(거의 모든 벤조디아제핀은 근육이완 효과를 가지고 있다. 특히 반감기가 긴 약물일수록 그 효과는 더 크다.)

나한테 클로나제팜은 애증의 약물이다. 지금까지도 없어서는 안 될 약물 1순위다. 알프라졸람처럼 의존성이 상대적으로 크진 않고, 임의복용하거나 과다복용을 한 적도 알프라졸람에 비하면 세발의 피 수준이다. 실제로 알프라졸람 과다복용으로 의식을 잃은 적이 몇 번 있었지만, 클로나제팜은 그런 경우가 단 한번도 없었다. 의존성 문제도 마찬가지다. 알프라졸람은 있으면 습관처럼 계속 복용하게 되지만, 클로나제팜은 굳이 계속 복용하고 싶다는 생각이 안들었다.(어차피 약 효과가 늦게 나타나서.)

즉 정신적 갈망에서의 차이가 현저하게 알프라졸람에서 또렷한 반면, 클로나제팜에서 정신적 갈망은 느껴본 적이 없다.

처음 보호병동에 입원하게 되었을 때, 내게 항불안제 의존 및 남용과 중독 문제를 알고있어서 하루에 3mg 복용하던 알프라졸람을 하루 1mg으로 확 줄였을 때 정신적, 신체적으로도 너무나 힘들었던 반면, 클로나제팜은 아예 주질 않았는데도 정신적, 신체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생기지 않았었다. 물론 입원 전에 클로나제팜은 항상 1mg 복용을 어긴 적이 없었다. 공황장애에 대한 클로나제팜 최적용량은 1mg이다. 약학정보원에 따르면 공황장애 환자에게 클로나제팜은 최대 4mg까지 허용하고 있지만, 실제로 1.5mg이상 처방하는 의사를 본 적이 없다.(무려 5년동안 7명의 정신과 전문의를 만났다.)

-처음 보호병동에 입원 당시, 퇴원까지 최종적으로 먹었던 모든 정신과약 성분과 용량.
항우울제 : 에스시탈로프람 20mg QD (저녁), 미르타자핀 30mg HS (취침전)
항부정맥제 : 프로프라놀롤 10mg TID (아침, 점심, 저녁)
항불안제 : 알프라졸람 0.25mg QID (아침, 점심, 저녁, 취침전)
진통제 : 트라마돌 50mg PRN (필요시), 가바펜틴 300mg BID (아침, 저녁)
ETC : 트라조돈 25mg PRN (Side-Effect 수면보조제로 사용하는 약제, 밤 10시가 넘도록 잠을 자지 못하고있으면 필요시약으로 주고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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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명 : 환인클로나제팜0.5mg / 성분명 : Clonazepam0.5mg

대학병원 보호병동에서 한달동안 항불안제 해독과정을 거치고, 우울증과 공황장애가 많이 나아진 상태로 퇴원을 했다. 어쩔 수 없이 개인병원에서 대학병원으로 옮기게 됐고, 대학병원 정신과 교수는 퇴원 후 첫 외래진료 때 나의 우울과 불안에 대해 공감보단 냉철하게 대했다. 내 현재상태와 상관없이 알프라졸람은 가능한 빨리 끊어야한다고 하루 1mg에서 갑자기 0.5mg으로 줄였다. 대신 부스피론이라는 비벤조디아제핀계열의 항불안제를 주었지만, 효과가 전혀 없었고 다시 공황발작이 심해졌다. 결국 약 3주만에 재입원을 하고 2주 뒤에 다시 퇴원을 했다.

-보호병동 퇴원 후 외래진료에서 받은 최종적으로 먹었던 모든 정신과약 성분과 용량.
항우울제 : 에스시탈로프람 20mg QD (저녁)
항우울제 2 : 미르타자핀 30mg HS (취침전)
항부정맥제 : 프로프라놀롤 10mg TID (아침, 점심, 저녁)
항불안제 : 알프라졸람 0.125mg QID (아침, 점심, 저녁, 취침전)
항불안제 2 : 부스피론 10mg QID (아침, 점심, 저녁, 취침전)
-부스피론은 의존성, 습관성이 없는 비벤조디아제핀계열의 유일무이한 항불안제다.

퇴원 후 나에게 너무 차갑게 대하는 대학병원 교수와는 잘 맞지 않는 것 같아, 다시 또 다른 개인이 운영하는 정신과 의원을 찾았다. 개원한 지 얼마 안 된 곳이었다.(기존에 다니던 곳을 다시 갈까-싶었지만, 이상하게도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렇게 이 병원을 1년 5개월 정도 다녔다.(아직까지도 가장 길게 만났던 의사다.)

새로운 정신과 의사는 나에게 약을 새로이 맞춰주었다. 초진이라 상담을 길게 했고, 각종 설문검사도 실시했다. 나의 모든 상황과 감정 그리고 생각들을 고스란히 전할 수 있었다. 대략 6개월 정도 다양하게 약을 맞춰나가면서, 상당한 호전이 있었다. 클로나제팜 1.5mg 처방으로 인해, 알프라졸람에 대한 갈망은 조절 가능해졌다.

사실 알프라졸람도 같이 처방을 해줬지만, 처방해줘도 되도록 복용하지 않았다. 그리고 복용하지 않아도 충분했다.(주로 필요시약으로만 처방을 해주었는데, 0.5mg을 주다가 나중에는 1mg을 주었다. 거의 복용하지 않았지만, 집착과 강박으로 인해 약통에 고스란히 쌓아두었다. 이 행위가 후에 큰 사고를 일으켰다.)

-다시 새로운 정신과 의사를 만나고 6개월 뒤, 모든 정신과약 복용성분과 용량.
항우울제 : 파록세틴 40mg QD (저녁)
항부정맥제 : 프로프라놀롤 20mg TID (아침, 점심, 저녁)
항불안제 : 클로나제팜 0.5mg TID(아침, 점심, 저녁)
항불안제 2 : 알프라졸람 1mg PRN (필요시)
비정형 항정신병제 : 쿠에티아핀 25mg PRN HS (필요시 취침전)

-쿠에티아핀은 소량에서는 수면제 대용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이때에는 속방정을 사용한다.

본격적으로 복용하기 시작한 클로나제팜 총 용량 1.5mg은 내 삶의 질을 매우 향상시켜주었다. 이 정신과 의사와 약물치료를 하는 1년 5개월 동안 정신과약물 변경과 용량의 변화가 여러 번 있었지만, 클로나제팜만큼은 1.5mg을 늘 유지했다. 그리고 절대로 임의복용하지 않았고, 처방지시대로 잘 따라갔다.(알프라졸람을 제외하고..) 다행이게도 알프라졸람에 비해 내게 클로나제팜은 내성이 잘 생기질 않았었다.

내 삶의 질을 높여준 클로나제팜의 효과는 구체적으로 크게 3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통증이 현저하게 감소했다. 둘째, 불안증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셋째, 불면증을 거의 겪지 않게 되었다.

나는 우울증과 불안증으로 인해 신체화증상이 잘 나타나는 타입이다. 어느 정신과 의사는 나에게 '한국 사람들은 우울증에 걸리면 신체적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라는 말을 해주었다. 실제로 나는 신체화증상 중 통증이 가장 고통스럽다. 이러한 통증으로 '섬유근육통' 오진을 받아 결국 마약성 진통제까지 복용해야만 했던 상황이 있었다.(그래서 모든 정신과약 복용후기를 올리고나면, 내가 복용했던 처방전이 필요한 마약성 진통제와 다른 약물에 대한 복용후기도 적을 계획이다.)

현재 이 글을 쓰는 시점에도 나는 클로나제팜을 여전히 복용중이다. 0.25mg 즉 1/2 반조각만 취침전에 복용하고있다. 참고로 1.5mg에서 0.25mg으로 줄이는 테이퍼링(점진적 감소)하기까지 6개월 정도 걸렸다.

조던 피터슨이라는 미국의 유명한 심리학자가 고용량의 클로나제팜을 복용하다 테이퍼링 없이 끊었다가 정좌불능을 심하게 겪어서 약 1년이 넘도록 약물재활시설과 타나라까지 가서 해독치료를 받았다.
*정좌불능 : 착석불능의 뜻으로 가만히 앉은 채로 있을 수 없는 상태를 가리키며, 서거나 앉거나,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몸을 전후좌우로 흔드는 상태이다. (간호학대사전 1996. 3. 1.)

나의 진단명 : 우울증(depression), 불안장애(anxiety disorder), 공황장애(panic disorder), 불면증(insomn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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