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비평) 렘데시비르(Remdesivir) 임상효과 없는듯...

in Korea • 한국 • KR • KO4 years ago




렘데시비르가 신종코로나에 효과가 있다는 기사가 29일부터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단히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으니 정확히 팩트를 집어보셔야 합니다.



렘데시비르(Remdesivir)는 미국 길리어드 사이언스에서 개발한 에볼라치료제였습니다만 뚜렷한 임상적 이점이 없어서 임상실험이 중단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신종코로나 사태 이후 잠재적 신종코로나치료제 중 가장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 약의 효과를 두고 WHO와 미국 사이에서 노골적인 입장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며칠 전 WHO홈페이지에서 중국에서 실시한 렘데시비르 임상실험결과가 유출되었는데 렘데시비르가 효과가 전혀 없었을 뿐 아니라 심각한 부작용도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런 내용이 WHO측 주장처럼 실수로 홈페이지에 올라왔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WHO에서 유출된 중국의 렘데시비르 임상시험결과를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1. 237명의 환자 중 158명에게 렘데시비르를 투여하고 79명에게 위약을 투여했다.
  2. 한달 후, 위약투여치료를 받은 환자의 12,8%가 사망하였지만 렘데시비르를 투여받은 환자의 13.9%가 사망했다.
  3. 임상시험은 부작용때문에 조기에 중단되었다.


길리어드측은 이 결과가 실험군의 규모가 적어서 중단된 실험으로 통계적 유의미성이 없으며, 오히려 자세히 보면 질병초기에 치료의 잠재성이 있는 것이 드러났다고 주장했습니다. 자신들이 진행중인 대규모 임상시험이 실시중이며 며칠 내에 결과를 공개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길리어드측의 해명은 궁색합니다. 237명의 실험대상이 충분히 큰 것은 아닐지 몰라도 이중맹검 실험결과를 통계적으로 의미없다고 평가절하할 수는 없습니다. 위 실험은 렘데시비르가 효과가 없다는 확정적인 근거는 될 수 없을지 몰라도 강력한 임상적 추정은 할 수 있는 근거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자신하던 길리어드측 임상시험결과가 4월 29일 발표되었습니다. 


Gilead Announces Results From Phase 3 Trial of Investigational Antiviral Remdesivir in Patients With Severe COVID-19

렘데시비르가 충분한 효과가 있다는 내용입니다. 이런 결과가 공개되자 미국증시가 미친듯이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시장이 학수고대하던 치료제가 마침내 나타났다는 열광적인 반응입니다.

그런데 결과를 살펴보니 이상한 것이 한두군데가 아닙니다.





우선 위약 대조군이 없습니다.

발표 내용의 상당부분도 렘데시비르의 효과를 입증하는 것보다 최적의 치료기간을 결정하는 것에 치중하고 있습니다.

These study results complement data from the placebo-controlled study of remdesivir conducted by the National Institute for Allergy and Infectious Diseases and help to determine the optimal duration of treatment with remdesivir. 

이 연구결과는 National Institute for Allergy and Infectious Diseases 에서 실시한 위약대조연구 데이터를 보완하여 렘데시비르의 최적의 치료기간을 결정하는 것을 돕습니다.



발표 내용에서도 렘데시비르가 임상적으로 확실한 효과가 있다는 근거가 확실치 않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Remdesivir is not yet licensed or approved anywhere globally and has not yet been demonstrated to be safe or effective for the treatment of COVID-19.

렘데시비르는 아직 세계 어느곳에서도 라이센스를 획득하거나 사용허가를 받지 못했으며 신종코로나 치료효과와 안정성이 입증되지 않았습니다.





실험대상도 비교적 경증대상환자들입니다.

Patients were required to have evidence of pneumonia and reduced oxygen levels that did not require mechanical ventilation at the time of study entry.

실험환자의 경우, 실험 시작 당시 폐렴의 증거와 산소포화도의 감소가 있으나 기계적환기는 필요치 않은 경우를 대상으로 했다.


폐렴의 증상이 있고 산소포화도가 떨어진 상태에서도 임상적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수두룩합니다. 정말로 치료제가 간절히 필요한 사람들은 중증환자로 산소호흡기나 에크모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이런 사람들을 제외하고 한 임상시험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시험결과도 생각하기에 따라서 웃깁니다. 퇴원에서 사망까지 7점척도 중 2점 이상 개선되면 임상적으로 개선된 것으로 봅니다. 397명의 환자를 골라 렘데시비르를 각각 5일과 10일 투여합니다.

시험결과 5일간 렘데시비르를 투여를 받은 환자군의 절반이 임상적으로 증상이 개선되는데 10일이 걸렸고 10일간 투여를 받은 환자는 11일이 걸렸습니다. 치료환자 중 절반 가량이 2주내에 퇴원했습니다.

이게 뭘 말하는 걸까요? 위약 대조군이 없는 상황에서는 아무 결과도 아닙니다. 시험군의 연령, 등 상세한 정보는 공개되지 않아서 확인 할 수 없지만 신종코로나 경증환자는 대증요법만으로 2주내에 회복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위 내용으로는 환자의 절반이상이 2주내에 퇴원한 것이 자연치유의 효과인지 렘데시비르의 효과인지 알 방도가 없습니다.

결국 위 내용을 합리적으로 해석하자면 이렇습니다.
"렘데시비르가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지만 5일 치료받은 환자와 10일 치료받은 환자의 차이는 없다."



발병 초기에 투여하면 효과가 더 좋다는 길리어드측의 주장도 억지스럽습니다.

an exploratory analysis, patients in the study who received remdesivir within 10 days of symptom onset had improved outcomes compared with those treated after more than 10 days of symptoms.

분석결과, 렘데시비르를 증상발현 10일 이내에 투여받기 시작한 환자들이 10일 이후에 렘데시비르를 투여받은 환자들에 비해 더 좋은 치료결과가 있었다.



듣기에는 그럴듯해 보이지만 10일 이후에도 치유가 안된 환자는 이미 증상이 심해진 경우라고 봐야 합니다. 그런 환자가 늦게 회복되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마치 감기들고 10일 이전에 감기약을 먹은 환자는 빨리 회복되었지만 감기들고 잘 안나아서 10일 이후에 감기약을 먹은 환자는 늦게 회복되었다는 말과 비슷합니다.

게다가 렘데시비르는 정맥주사로 투여해야 합니다. 길리어드측 주장은 증상 초기에 투여를 하면 효과가 더 좋다는 것인데 의료시스템이 마비되어 산소호흡기도 부족한 상황에서 경증환자가 발병초기에 정맥주사로 5일간 느긋하게 치료받는게 현실성이 있을까요?





상식선에서 생각해 보자면 이렇습니다.

신종코로나의 치료제가 필요한 환자는 호흡보조가 필요한 중증환자입니다. 이런 환자를 제외하고 위약대조군도 없이 한 실험은 신뢰성이 떨어집니다.

많은 나라 경험에 따르면 산소호흡기가 필요 없는 상당수의 유증상자가 2주정도의 대증치료로 회복되어 퇴원했습니다. 위 시험결과도 산소호흡기가 필요 없는 환자의 절반정도가 램데시비르 치료 후 2주내에 퇴원했습니다. 마치 감기가 낫는데 감기약을 먹으면 3일, 안먹으면 사흘걸린다는 농담이 생각나는 결과입니다.



모든 것을 고려했을 때. 위약대조군이 있고 중증환자를 대상으로 한 이전 중국의 시험결과가 더 사실에 부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에서의 임상시험과에서 렘데시비르는 중증환자의 사망률을 낮추는데 전혀 효과가 없었고 오히려 부작용이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보고싶은 것만 본다지요.... 다급한 미국과 전 세계는 당분간 렘데시비르가 효과가 있는것으로 하자는 분위기로 갈 것 같습니다. 절망적인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희망이니까요.

결과가 나오자 마자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장인 커들로는 "미국 경제를 개방하고 사람들을 다시 일하게 하는데 도움이될 자신감 넘치는 결과"라고 한껏 치켜세웠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희망은 냉철한 현실인식에서 시작하는 것이겠지요. 다른 분들은 몰라도 여러분들은 사실에 입각한 판단을 하셔야 합니다.

즉, 앞으로 치료제가 나왔으니 괜찮다는 마음으로 신종코로나를 대하시면 안됩니다. 렘데시비르는 효과가 없거나 미미하다고 봐야 합니다. 지금까지 나온 예비치료제 중 뚜렷한 효과가 있는게 전혀 없는 상황입니다.


앞으로도 한참동안 개인위생관리와 마스크착용을 생활화 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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