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 대학입시에 관하여

지극히 학원을 하는 입장에서 대학입시에 관한 잡설을 풀어놓는 것이니

혹시나 생각이 다른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너그러이 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 수시와 자기소개서

9월 모의고사가 끝낸 이맘때쯤엔 학원이 가장 바쁘게 돌아가는 나날이다.

일반적으로 9월 전국 모의고사가 끝나면 6월 9월 모의고사 결과를 두고

수시냐 정시냐를 정해야 하고 정시면 수능 올인을 해서 공부를 시키면 되는데

수시는 또 학생부 종합이냐 내신 성적 전형이냐 논술이냐가 갈린다.

내신 성적 전형은 일반적으로 내신성적을 산출해 놓고 보면 합/불이 어느정도

나오기 때문에 얘들한테 말해주기가 어렵진 않은데

학생부 종합같은 경우는 평가기준에 대한 오픈된 정보가 극히 없기 때문에

내신성적과 봉사활동 그리고 자기소개서의 내용으로 판단을 해 본다.

근데 자기소개서라는 것이 참... 그렇다 개인적으로는 ....

단순히 내신성적이 좋아서도 아니고 고만고만하다면 봉사활동 시간도

딱히 중요한 것도 아니다. 그래서 학교에 계시는 선생님들이나

이렇게 바깥에서 도움을 주는 학원/과외 선생님들 다 어둠속에

빠져드는 느낌이다.

2. 문제점

자기소개서라는게 참 개인적으로는 없어져야할 것중 하나라 본다.

일단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이 고등학교 에서 겪는 활동에 먼가 특이한

부분이 존재하기가 참 어렵다. 그리고 공통질문들도 과연 이 질문으로

학생들의 어떤점을 파악해서 일단 예비합격자들을 뽑아내자는 거지??

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일반적으로 공통질문 3개와 각 학교마다의 질문 1개

로 구성이 되는데 그 학교마다의 질문도 차이가 잘 없다.

  • 공통질문

1) 학업성취도에 대한 질문

2) 학교에서의 의미있는 활동

3) 곤란한 상황에서의 행동과 참여정도

  • 개별질문

1) 이 학과를 선택하게 된 계기는??

2) 학과에 들어와서 공부 계획

3) 졸업후 진로

질문이 많고 먼가 세세히 파악하기 보다는 고등학교 생활을 한번 정리해 보고

학생들로 하여금 의미있는 내용을 스스로 만들어 내어 보라 라는 식이다.

그러나 돌이켜 생각해 보면 - 지금도 별반 차이가 없다 - 다른 사람과 다른

Something Special 혹은 something unique 한게 있을까?? 그게 사람마다

존재할까?? 라는 쪽으로 생각이 미치면 학원에 첨삭 지도를 받는 자소서만

해도 그내용이 그내용인 경우가 많다.

어떻게든 다르게 써야 하다보니 지원하는 대학교 역사도 홈페이지를 뒤져서

억지로 우겨넣고 맘에도 없는 학교 이념에 어떻게든 칭찬의 글을 남겨야 하고

무작정 소설을 쓰면 안되기에 학생부 성적을 봐 가면서 적당히 양념을 한다

그래도 읽어 보면 우리학원에서 첨삭받은 학생들은 대다수 비슷한 논조가

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항상 이맘때 마무리 하면 다 붙거나 떨어지거나

속으로 생각을 하곤 한다. 그런데....

3. 기준이 머지??

희한하게 60%정도는 1차 합격을, 나머지는 서류에서 떨어진다. 성적도

비슷비슷한 학생들이 첨에는 먼가 있을꺼야 싶어서 다른 학원하고

연합도 해서 모든 자소서를 수능 끝나서 분석하면서 읽었는데도

결론은... 알수가 없었다.

자소서 내용으로 봐서 붙을 학생이 아닌데 붙은 경우도 있고

성적도 나쁘지 않고 봉사활동도 적지않고 학교활동도 열심히 한 학생은

떨어지고 대체 기준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요즘엔 자소서 수정은 거의 무료로 해 주면서 반드시 덧붙인다

어떻게 될지 모르니 수능과 논술 준비에 매진하자고

합/불에 대한 기준이 대체 알수가 없어서 그냥 너무 소설을 쓰는것을 피하고

문법적 오류도 되도록 피하고, 줄임말이나 비속어도 걸러내는 정도로

손을 봐주고 있다 아 물론 논리적 비약같은것도 걸러내주긴 하지만....

4. 좀 확실하면 안될까??

솔직히 기준이 이러면 이전에 음서제가 생각나는건 어쩔수 없다.

거기에 몇몇 고위 관료직들의 자식관련 입시부정의혹을 보면

그런건이 하나 둘만 있다 하더라도 현행 제도가 입방정에 오를수밖엔 없다.

너무 줄세우는것에 대한 비판이 심해서 이렇게 정성적인 평가의 비중을

높여 놓은 거 같은데 실제 정성적인 평가의 기준으로 걸러지는 학생은

내가 이제까지 입시에 종사하면서 진짜 그 수는 소수이다.

내가 생각하는 적정 비율은 수시와 정시가 3:7 정도 되는것 같다.

실제 예술쪽 계통은 단순히 시험점수로 보는 것만으로는 문제가 있다.

그런 계통은 진짜 타고난 부분이 어느정도 있어야 한다고 보기 때문에

그러나 나머지는 노력에 의해 그 과실을 정당하게 따가는 제도가 되어야

한다고 본다. 물론 그럴러면 현행처럼 수능을 1번 보는것으로는 안된다.

학생은 기계가 아니다 사람이다. 어떻게 그 수능보는날 컨디션이

최상이 되고 안되고가 결정이 된단 말인가...

교육과정에 대한 조절을 좀더 해서 고2까지 모든 과목을 익히게 하고

현행 고3의 국가 모의고사 보는 6월 9월 그리고 실제 시험보는 11월

이렇게 세번 볼 수 있게 해 주면 좋겠다. 숫자가 참 안좋긴 하지만

또한 숫자만큼 객관적인 것도 잘 있지 않다는 것을 알아주길...

5. 마치며

오늘 하루종일 비슷비슷한 내용의 자소서만 몇장을 보고 첨삭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너무나 피로하다 차라리 수업을 열심히 하는게 낫지

하지만 학생들 스스로 노력한 만큼의 결과가 나올 수 있게끔

좀 조절하면 좋겠다. 내신 관리한다고 중3 겨울방학때부터 학교시험을

달달 외우는거 보면 이게 공부인가 암기기계를 만드는건가

가끔 가르치는 입장에서도 자괴감이 들때가 많다.

정성적 평가와 정량적 평가의 적절한 배합에 대한 논의는

끊이지 않고 있겠지만 지금처럼 한쪽에 너무 치우쳐진 방식은

서로간에 불신만 쌓고 도움이 안되는거 같으니 이상한 개혁 외치지 말고

학생의 입장에서 조금이라도 교육에 대한 개혁을 좀 했음 한다

맨날 대학입시 제도만 바꾸고 교육개혁이라 하지 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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