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명야그 #7] 똑깍똑깍 끊어지는 커터칼

칼의 대혁명이라며 세계 언론이 극찬하였던 커터칼은 어느 평범한 직공의 자그마한 업무개선의 결과였다.

일본의 니혼전사지회사에서 공원으로 일하던 오모. 그가 하는 일이란 고작 전사지, 즉 글이나 글씨 따위를 옮기거나 베끼는 전사 석판에 쓰이는 얇은 가공지를 규격에 맞춰서 자르는 일이었다. 손가락에 쥐가 날 정도로 힘주어 몇 번 자르고 나면 금새 칼날은 무뎌지고 그에 따라 업무능률도 떨어지게 되었다. 그래서 칼날이 무뎌지면 강제로 칼을 부러뜨려 쓰게 되었다. 이렇게 사용하다 보면 무려 4번까지도 쓸 수가 있었는데, 잘못하면 손가락이 베이는 경우도 있었다.

“칼날을 좀더 쉽게 자를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언제부터인가 그는 고민에 휩싸이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날 간밤에 쓴 편지를 부치려고 우체국에 간 오모는 우체국의 여직원이 우표를 정갈하게 자르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러다 문득,
“아가씨, 잠깐만요. 그 우표 좀 줘보세요.”

거의 빼앗다시피 하여 받아든 우표를 살펴보니, 조그만 우표들이 수많은 바늘구멍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지 않은가!
“그래, 바로 이거야. 칼날에도 이처럼 일정한 간격을 두고 자름선을 넣으면 돼.”

퇴근 후 오모는 직장에서 쓰던 작업용 칼로 다른 칼날에 자름선을 넣은 후 책상에 대고 잘라보았다. 그랬더니 ‘똑깍’ 소리가 나면서 자름선대로 끊어지는 것이었다.
“그래, 손으로 하니까 힘들었지만 기계를 이용하면 훨씬 수월할 거야.”

다음 날 오모는 경영진에게 이 아이디어를 보고했다. 회사에서는 이를 직무발명으로 채택한 후, 곧바로 생산설비를 갖추어 판매하기 시작하였다. 얼마 후, 커터칼의 주문이 쇄도하기 시작하더니 급기야는 순식간에 세계시장을 장악해 버렸다. 이 발명 하나로 인해 오모는 승진은 물론 거액의 로열티를 받게 되었고, 니혼전사지회사 역시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성장하게 되었다.

=> 무슨 일, 무슨 물건이든 불편하다면 개선하도록 노력하라. 그저 그러려니 참고 지내거나 불평만 늘어놓는 것이 능사가 아닐 터, 창의력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각박한 이 시대에 언제 거리에 내동댕이 쳐질지도 모르는 일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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