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冬至) 이야기



오늘은 절기상 동짓날입니다.

동지는 1년 중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로 음기운이 극에 달하게 됩니다.

이러한 동지를 기점으로 음양에 역전의 흐름이 조성되며 양기운이 점점 자라게 되는데, 한달여 뒤 도래할 봄의 준비가 이때부터 시작됩니다.

 

현대에는 1월 1일을 새해의 시작으로 삼지만 오래 전에는 동지를 한해의 시작으로 삼았던 때도 있었습니다. 동지가 역경(易經)의 복괘(復卦)가 나타내는 상(양효가 하나 생긴 상)과 같아 일양시생지일(一陽始生之日)이라 하여 음이 다하고 양의 기운이 처음 시작되는 날로 보았기 때문입니다.

‘동지팥죽에 든 새알심을 나이수만큼 먹어야 진짜 한살을 더 먹는다’고도 하는데 바로 동지를 설로 삼았던 흔적이 남아 전해진 것이라 하겠습니다.

 

동지팥죽을 만들어 먹는 풍습은 설을 쇠는 의미 외에도 역신을 물리치는 의미가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동지에 팥죽을 쑤어먹지 않으면 잡귀가 성행하고, 빨리 늙고 잔병치레가 잦다는 믿음이 전해오는데, 《형초세시기荊楚歲時記》(7세기, 수나라)에서 동지팥죽에 대한 유래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共工氏有不才之子,以冬至死,為疫鬼,畏赤小豆,故冬至日作赤豆粥以禳之

공공씨(共工氏)에게 모자란 아들이 있었는데, 그 아들이 동짓날 죽어 역질(천연두) 귀신이 되었다. 붉은 팥을 두려워하므로 동짓날에 팥죽을 만들어 물리친다.

 

팥죽을 만들어 먹는 것에서 더 나아가 집안 곳곳에 팥죽을 뿌리거나 바르기도 했고, 동지부적이라 하여 뱀 사(蛇)자를 거꾸로 써서 붙이기도 했습니다.

 

전세계가 유래없는 질병의 출현으로 신음한지 2년이 넘어가고 있습니다.

이번 동지에는 지긋지긋한 코로나 역병이 물러가길 기원하는 마음으로 온 가족이 함께 팥죽을 드시면서 새해의 건강과 행복을 다짐해 보시면 어떨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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