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과 꿀 | 밀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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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님은 전날 과음은 우리 객들을 위해 아직 한 번도 판매해보지 못한 꿀을 이른아침부터 뽑아서 왔다. 매체를 통해서 많이 본 적이 있는 벌집이었지만 실제로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일단 그 조직의 균일함에 놀랐다. 기계로 뽑은 듯 어쩜 그런 똑같은 사이즈의 구멍을 뚫었는지 기가막힌 균일함이었다. 그리고 질감은 뭐랄까, 스낵에서 기름기를 완전히 제거 나면 남은 바삭함과 약간의 촉촉함. 종이같기도 하고, 기분 좋은 질감이었다.

저 구멍마다 꿀이 가득 들어있는데, 이건 벌이 저장했던 꿀을 먹어서 저렇게 비어있을 수도 있고, 아직 집만 만들고 꿀을 안채워넣은 것일수도 있다고 한다. 그리고 저 조직과 꿀의 성분은 사실상 같은 걸로 볼 수 있다.

최근 연구들은 밀랍의 구조가 인공적인 플라스틱인 폴리에틸렌과 많이 닮았다고 말한다. 그래서 저 밀랍을 먹어서 벌을 괴롭히는 곤충들에게 플라스틱을 먹여서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문제를 해결할 방안도 연구중이라고 한다.

저 밀랍은 씹으면 껌처럼 질겅질겅 씹힌다. 삼키기엔 살짝 거칠어서 꿀을 짜내고 남은 밀랍, 빈 밀랍, 씹고 난 밀랍은 중탕으로 끓이면 정말 편안한 자연색 노랑색이 제대로 나온다. 그냥 쳐다만 보고 있어도 저게 자연이 만들어내는 색감이구나 하는 느낌이 든다. 심지만 있으면 그대로 초가 된다. 기름에서 임의로 추출되는 파라핀과는 비교가 되질 않는다. 파라핀은 때로 우리에게 해로운 물질을 뿜는다. 그러니까 정확하게 말하면 밀랍초가 진짜 초고, 파라핀은 가짜 초다.

나는 조금 조직을 만져보려고 칼을 넣었으나 너무 단단해서 저렇게 상처만 내고 파내지 못했다. 잘못하면 칼이 부러진단다.

저걸 알갱이칩 형태나, 비누 모양의 형태로 잘라서 팔기도 한단다. 그걸 냄비에 쏟아붓고 녹여서 심지를 꽂으면 초가 된다. 하지만 원장님은 원리만 알지 아직 판로는 개척하지 못하고 있다. 제조는 제조, 개념은 개념, 마케팅은 마케팅, 비지니스는 비지니스… 다 다른 분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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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이 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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