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나이지리아가 비트코인 거래의 글로벌 리더가 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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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의 가상화폐(암호화폐) 거래량에서 나이지리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다른 대부분의 나라보다 더 크다. 이지오마 은두크웨는 이러한 현상이 전통적인 투자 방식에 대한 나이지리아인의 신뢰가 떨어지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전한다.

톨라 파두그바그베는 10년 전 보다 밝은 미래를 꿈꾸며 나이지리아 최대 도시 라고스로 왔던 때를 회상한다.

그때 꿈꿨던 바와는 달리 34세의 청년이 된 그는 이런 저런 직업을 전전하며 최저임금만 받으며 연명하고 있다. 오늘날 많은 나이지리아 청년들이 직면한 현실이다.

하지만 2016년 어느 온라인 광고를 보고 파두그바그베는 비트코인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

“비트코인에 대해 많은 연구를 시작했죠.” 그는 BBC에 말했다.

“매일 몇 시간씩 유튜브에서 비트코인에 대한 영상을 시청하고 비트코인에 대한 기사들을 읽었어요. 돈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100~200달러 정도를 가지고 시작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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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보다 더 안정적인 암호화폐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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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그의 결정은 그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파두그바그베는 현재 전업으로 비트코인 트레이드를 하면서 다른 투자자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는데 인터뷰 당시 20만 달러(약 2억2000만 원) 이상의 가상화폐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 제 개인 소유의 집을 짓고 있는데 건설이 끝나면 이사할 겁니다. 아주 큰 농장도 있어요. 가상화폐 덕분이죠.” 그는 활짝 웃었다. 그는 자신이 언젠가 터질지도 모르는 버블에 가담하고 있다는 우려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나이지리아 사람 중에 가상화폐에 손을 대고는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려는 사람은 없어요. 아주 큰 기회입니다.”

파두그바그베 같은 이들의 성공담은 수백만 명의 나이지리아인들을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에 끌어들였다.

데이터 전문기업 스태티스타가 2020년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나이지리아인의 32%가 가상화폐를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세계 그 어느 나라보다도 높은 비중이다.

나이지리아의 2020년 가상화폐 거래량은 4억 달러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는 미국, 러시아 다음으로 세계 3위 수준의 거래량이다.

나이지리아는5년이 안되는 기간 내에 경기침체를 극복하긴 했지만 여전히 경제상황은 어렵다. 때문에 다른 소득원이나 대안 화폐가 매력을 얻고 있다.

나이지리아 중앙은행은 작년 국정화폐인 나이라의 가치를 24% 평가절하했다. 올해에도 10%까지 평가절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한편 물가는 계속 상승하고 있다. 식료품 물가 상승률은 2008년 7월 이래 최대를 기록했다.

라고스의 언론사 창업자인 마이클 우그우는 2018년 자신이 소유한 부동산을 팔고난 후 새로운 투자 기회를 탐색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자신의 수입이 증대했음에도 불구하고 국정화폐 나이라의 평가절하로 인해 그의 달러화 자산 가치는 떨어졌다.

“나이라는 벌었지만 미국 달러는 잃었죠. 그때 우리가 뒷걸음질을 치고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때부터 비트코인을 살펴보기 시작했죠.”

가상화폐로의 투자 전환은 성과를 거뒀다.

“제가 보유한 화폐 중에서는 투자금의 50배의 수익을 낸 것도 있어요. 비트코인은 작년동안 간단히 10배가 올랐죠.” 그는 말했다.

그는 가상화폐를 금융의 진화라고 본다. “파이낸스 2.0”이라는 표현도 그에 연원한 것이다.

가상화폐 가치의 불안정성에도 불구하고 우그우는 가상화폐가 자신이 살고 있는 ‘하이 리스크 환경’의 리스크를 ‘헷징’하는 데 매우 유용한 도구라고 본다.

‘보다 나은 은행 경험’
그의 부인 오니에카는 나이지리아 계좌에서 영국 계좌로 송금을 할 때마다 발생하는 높은 수수료 때문에 가상화폐 투자를 시작했다.

“제겐 일종의 은행 시스템이에요.” 그는 말했다.

“돈을 버는 게 목적이 아니에요. 보다 나은 은행 경험을 위한 거죠. 돈의 가치를 유지할 수 있는 화폐로 저축을 하는 거라고 보세요.”

가상화폐의 각종 매력에도 불구하고 경제학자들은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들이 리스크가 높은 투자라고 경고한다.

국정화폐 나이라의 평가절하와 외화의 부족으로 사람들은 돈을 저장하는 다른 방식을 모색하게 됐다
사진 출처,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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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화폐 나이라의 평가절하와 외화의 부족으로 사람들은 돈을 저장하는 다른 방식을 모색하게 됐다

비트코인의 치솟는 가격이 투기적 성격이 있으며 언젠가는 많은 사람들을 파산시킬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근거 없는 것은 아니다.

익명을 요구한 나이지리아의 국제금융 종사자는 가상화폐가 중대한 규제 리스크를 갖고 있는 금융상품이라고 말한다.

“정부와 중앙은행은 아직 가상화폐를 규제해야 하는지, 그리고 규제할 수 있는지를 결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말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저는 가상화폐가 사용하는 보안 체계가 완벽하다고 100% 확신하지 못하겠어요. 여전히 기술적인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봅니다.”

나이지리아의 중앙은행은 시장 규제를 위해 2017년 은행이 가상화폐 관련 거래에 참여하는 것을 금지했으나 아직까지 이 조치는 대체로 강행되지 않고 있다.

가상화폐 금지 조치
그러나 당국은 올해 입장을 굳히고 있다.

2월 7일 발표된 성명에서 금융 당국은 “규제를 받지 않는 미지의 존재들”로부터 일반 대중을 보호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이때부터 많은 나이지리아인들이 가상화폐 관련 활동으로 인해 은행 계좌가 정지되는 일을 겪고 있다.

파두그다그베의 거래처 은행은 그에게 전화를 걸어 계좌가 정지될 예정이니 자금을 이체하라고 귀띔해줬다.

그러나 모두가 그처럼 운이 좋진 못했다.

한 소식통은 2주 전에 수만 나이라가 들어있는 계좌가 정지됐다고 말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는 이 소식통은 은행이 계좌 정지에 대한 이유를 알려주지 않는다고 한다.

그는 자신이 가상화폐 송금 사업을 운영하는 것 때문에 당국의 표적이 된 것으로 의심한다.

그러나 많은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해외의 은행 계좌를 통해 거래를 게속할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손쉽게 일대일 송금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한다. 다시 말해 금융기관과 가상화폐 거래소를 통해 자금을 보내는 대신 구매자 또는 대리인에게 직접 가상화폐를 송금하는 방식으로 거래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완전히 막아서는 안돼’
이는 나이지라에서 오늘날의 가상화폐 거래 생태계가 형성되기 전에 가상화폐 공동체에서 사용하던 방식이다.

우그우는 가상화폐 업계에서 보다 우호적인 가나나 르완다, 시에라리온 등으로 사업체를 이전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한다.

가상화폐가 불법적인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당국의 우려에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일각에서는 과도하게 규제를 가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나이지리아 중앙은행 부총재를 역임한 킹슬리 모갈루는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가상화폐가 많은 사람들에게 먹을거리를 제공하는 점을 고려해 정부가 완전히 가상화폐를 막기 보다는 적절한 개입을 통해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상화폐가 가져온 기회를 나이지리아가 놓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라고스 소재의 중개업 기업 EGM그룹의 그비테 오두네예는 이렇게 말한다.

“나이지리아는 세계 3위의 가상화폐 거래국입니다. 이 이점을 활용하지 않으면 다른 누군가가 활용하겠죠. 생태계를 만들고 규칙과 규제를 부여해야 합니다.”

‘주식보다 가상화폐를 믿어요’
나이지리아인들은 외화에 대한 규제를 회피하는 도구로 가상화폐를 대하기도 한다.

“외화로 할 수 있는 것에 대한 규제가 너무 많아요.” 나이지리아의 인기 가상화폐 거래소 팩스풀의 네나 은와추쿠는 말한다.

“나이지리아인들은 가상화폐를 투자 도구로 사용하는 게 더 쉽다고 느낍니다.”

나이지리아의 경찰 폭력 반대 집회의 주최자들은 은행계좌가 동결된 후 가상화폐로 전환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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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의 경찰 폭력 반대 집회의 주최자들은 은행계좌가 동결된 후 가상화폐로 전환하게 됐다

그는 나이지리아의 경찰 폭력을 반대하는 집회가 대대적으로 발생한 2020년 10월경부터 자사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한다.

당국이 집회 주최자들을 탄압하기 위해 은행 계좌를 동결시키자 이들은 가상화폐를 사용하게 됐다.

이로 인해 은와추쿠의 거래소에는 가입자와 거래량이 급격히 늘었다.

비트코인 열풍의 중심에는 중앙집권화된 금융 시스템과 탑다운 방식의 경제 통제에 대한 불신이 자리하고 있다고 투자자들은 말한다.

많은 투자자들이 정부의 정책과 나이지리아 경제의 침체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다.

수 년간 “최저임금 노예”로 살아온 파두그바그베만큼 그런 불만을 강하게 가진 사람도 없을 것이다.

“전 주식이나 국채에는 손도 안 댑니다.” 그는 말한다. “그건 사기에요. 전 가상화폐를 더 신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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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years ago 

나이지리아보다 한국이 더 금융 규제등
가상화폐환경이 안좋은것 같아요
3년전 규제로 99프로 잃고 손절ㅋㅋ

시대가 바뀌고 있고 블록체인 기술이 실제하니까 좋아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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