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 곽재구

in AVLE 일상2 days ago

강 / 곽재구

내 가슴 속

건너고 싶은 강

하나 있었네

오랜 싸움과 정처없는

사랑의 탄식들을 데불고

인도 물소처럼 첨벙첨벙

그 강 건너고 싶었네

들찔레꽃 향기를 좇아서

작은 나룻배처럼 흐르고 싶었네

흐르다가 세상 밖, 어느 숲 모퉁이에

서러운 등불 하나 걸어두고 싶었네

  • 곽재구,『참 맑은 물살』(창작과비평사, 1995)
    [출처] 시 모음 15. 「강」|작성자 느티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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