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11-7 한국의 폴란드 방산 수출, 금도의 선을 넘는 것은 아닌가?
방산수출은 특수한 영역이다. 상대방이 사겠다고 해서 그냥 팔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 국제정치적 역학관계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미국같은 나라야 자기마음대로 팔아도 된다. 뒷일을 감당할 힘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같은 나라가 미국처럼 하다가는 보복을 당하거나 무기수출 대금을 받지 못해 망하는 수도 있다.
폴란드에 제2차 방산수출을 하는데 문제가 발생한 모양이다. 한화와 현대로템 같은 회사들이 폴란드에 수출을 하려면 폴란드로부터 돈을 받을 것이라는 보증이 필요한데 그 보증을 수출입은행이 한다는 것이다. 수출입 은행은 그런 경우에 대비하여 금융지원 한도를 설정했다. 자본금의 40% 이상을 초과하여 보증을 서지 못한다는 말이다.
한화와 로템은 보증만 받으면 수출해서 이익을 챙기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나 만일 수출입 은행이 폴란드로 부터 대금을 받지 못하면 수출입 은행이 감당을 해야한다. 결국 문제가 잘못되면 세금으로 메꿔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번에 약30조에 달하는 방산수출을 한다고 하고, 폴란드는 그 대금을 독일로부터 전쟁배상금을 받아 지불한다고 한다. 그런데 독일이 폴란드에 전쟁배상금을 줄 것같지는 않다고 한다. 이말은 폴란드가 독일로부터 전쟁배상금을 받지 못하면 방산수출 대금은 떼이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잔머리를 굴렸다. 수출입 은행이 보증을 하지 못하는 만큼 한국의 5대 시중은행이 폴란드에 자금을 대출한다는 것이다. 시중은행이 폴란드에 대출하는 것이 가능한지 모르겠다. 만일 폴란드가 돈을 갚지 않으면 이제는 수출입은행이 망하는 것뿐만 아니라 시중은행도 망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방산수출이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는 것인데 그것이 합리적인 생각은 아닌 것 같다.
게다가 시중은행에게 폴란드에 대출하라는 생각이 어떻게 나왔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시중은행이 대출금 원금과 이자를 받는 것이 불확실한 폴란드에게 돈을 빌려준다는 것이 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만일 시중은행이 빌려준 돈을 받지 못할 경우에 대비하여 어떤 방안이 있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정부가 대출금과 원금을 갚아준다고 하지 않는데 시중은행이 빌려준다면 이것은 시중은행의 명백한 배임행위이고, 나중에 그에 대한 형사처벌을 받고 손실에 배상을 해야 할 것이다.
만일 신원식 국방장관이 그런 아이디어를 내고 시중은행에게 압박을 가했다면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권한없는 일을 강요하는 것은 불법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제까지 여러 공직자가 수차례 그런 일로 아주 오래 감방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만일 대통령실에서 국방부를 시켜서 그렇게 했다면 특검을 받아야 할 것이다. 정치적인 책임은 물론이고 대통령실 관계자들도 해당하는 법적책임과 금전적 책임도 모두 져야 할 것이다. 만일 한화와 현대로템이 시중은행의 대출을 대통령실이나 국방부에 요구했다면 그에 대한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한화와 현대로템은 기업으로서의 존립자체가 위태로워질 수도 있을 것이다.
30조 정도의 방산수출이라면 이권이 상당하다. 한화와 현대로템은 당연하고, 이런 거래를 성사시킨 정치인들에게도 상당한 리베이트가 돌아간다는 것은 다 알려진 비밀이다.
그 잔머리가 신원식 장관에게서 나온 것인지 아니면, 한화와 로템의 생각인지, 아니면 대통령실에서 나온 것인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분명한 것은 이번 일은 정상적인 일이 아니고 편법이라는 것이다.
정말 문제는 이런 상황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그 어떠한 입장을 내지 않고 동조 묵인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서는 이런 일은 정부와 여당을 공격하고 바로잡기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불어민주당이 모두 입을 닫고 있는 이유를 알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이 이런일에 아무말도 하지 못하는 것은 그 나름의 이유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추정해 볼 뿐이다.
이렇게 브레이크 없는 기차처럼 가다가는 탈선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이렇게 이상한일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은 그들의 뒤에 누군가의 힘이 작동하기 때문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