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8-1 프라보워 인도네시아 대통령 당선자의 러시아 방문과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의 실패

하루만에 심각한 국제정치적 사건들이 발생하고 있다. 이스라엘이 이란에 있던 하마스의 정치지도자 하니예를 암살했다. 이란 최고 종교지도자 하메네이는 복수를 선언했다. 마치 전쟁이 일어날 것 같은 분위기다. 그러나 이런 사건보다는 조용하지만 국제정치의 지형도를 결정적으로 바꾸는 사건들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필자는 미국에 대항하는 중국과 러시아의 움직임이 태평양을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시끄럽고 일촉즉발의 사건은 서아시아에서 발생하고 있지만 국제정치구조의 본질을 변화시키는 일들은 동남아시아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바로 며칠전에 말레이지아가 브릭스 가입을 공식선언했고 그것이 무슨 의미를 지니고 있는가를 정리한 바 있다.

어제는 인도네시아 대통령 당선자 프라보워가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과 회담을 가졌다. 프라보워 당선자가 러시아 방문시 경제적인 것보다 군사적이고 안보적인 내용들에 대한 논의가 더 많이 이루어졌다. 이미 오래전부터 러시아는 인도네시아에 소형원자로의 건설도 지원할 수 있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이전까지 인도네시아의 대외정책은 매우 조심스러웠다. 비동맹외교를 지향했기 때문에 미국이나 중러 어느 한쪽에 기울지 않으려고 했다. 조코위도도 대통령은 23년 말에 바이든과 포괄적 동반자관계를 맺기도 했다.

우리가 조목해야 하는 것은 브라보워 대통령 당선자의 러시아 방문시 주로 논의된 것이 해군협력에 관한 내용이란 것이다. 러시아는 러시아 해군과 인도네시아 해군의 연합훈련을 기정사실화된 것처럼 언급하기도 했다. 러시아와 인도네시아간의 안보 및 군사협력 확대는 동남아시아에서 힘의 균형을 변화시키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인도태평양 전략을 무력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면 태평양 전략에있어서도 중국과 러시아는 아주 긴밀한 협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중국과 러시아간 협력의 방식은 역할분담인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하기 어려운 부분은 러시아가 담당하고 러시아가 하기 어려운 역할은 중국이 맡은 방식이다.

이런 방식의 역할분담에 대해 미국은 매우 당황한 것같다. 켐벨 국무부 부장관이 중러간의 반목과 경쟁을 야기시키기 위한 발언을 하고 있으나 그것은 사실상 아무런 의미도 효과도 없다고 하겠다. 조선을 두고 중국과 러시아가 서로 경쟁하고 있다는 것과 같은 서사는 오히려 사안의 핵심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을 방해하여 정작 필요한 정책을 구상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노력을 어렵게 만들뿐이다. .

프라보워 대통령 당선자의 러시아 방문을 보면 향후 인도네시아의 대외정책방향이 상당히 변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된다. 그동안 인도네시아는 브릭스 가입에 유보적인 입장이었는데 이번에 푸틴은 유라시아 경제연합과 인도네시아간 자유무역을 제안하기도 했다.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것을 보면 이미 물밑에는 교역의 확대에 관해서도 상당히 진척된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이번 러시아 방문을 계기로 인도네시아는 러시아와 안보 및 경제 전반에 걸친 포괄적 관계를 확대하게 된 것이다. 이는 말로만 그친 미국과의 포괄적 동반자관계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인도네시아가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것은 현재의 상황에서 탈피하기 위한 방향을 모색하는 노력의 일환이 아닌가 한다. 인도네시아는 지금과 같은 국제분업적 구조에서는 더 이상 질적 발전을 하기 어렵다. 프라보워 대통령 당선자의 러시아 방문과 관계강화는 인도네시아가 질적인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인도네시아를 얽어매고 있는 국제정치적 구조와 환경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하겠다.

최근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브릭스 가입을 적극적으로 타진하고 있는 분위기다. 태국과 베트남도 브릭스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말레이지아는 이미 공개선언했다. 인도네시아는 이제까지 중립적인 입장이었다. 인도네시아가 브릭스 가입에 대해 어떻게 결정할지는 더 두고 보아야 할 것이다. 아마도 프라보워 대통령 당선자가 취임을 하고 나면 입장 정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비중이 있는 동남아 국가들이 모두 브릭스 가입을 추진하고 있는 현실을 무시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하는 예상을 해본다.

중요한 것은 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동남아 지역국가들의 상당수가 브릭스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위한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국가들은 한국과 일본 호주와 같은 국가가 아니라 말레이지아,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등과 같은 동남아 국가가 아닌가 한다. 그런데 동남아 국가들이 미국과의 관계보다 중국이나 러시아와의 관계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현상을 보면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이미 실패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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