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7-5 필리핀과 중국과의 관계강화와 미국 헤게모니의 상실의 실질적 증거

불과 얼마전까지만해도 필리핀과 중국간에 군사적 충돌이라도 일어날 것 같은 분위기였다. 스카보로 암초에 대한 영유권 문제 때문이었다. 서로 전쟁이라도 할 것 같은 분위기가 갑자기 유화적으로 바뀌었다. 미국은 필리핀 뒤에서 중국과 분쟁을 부추기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러던 필리핀이 갑자기 입장을 바꾼 것은 현재 국제정치 상황을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하다고 하겠다.

두테르테 이후 필리핀은 중국과 미국사이에서 등거리외교를 했다. 미국과 거리를 멀리하고 중국과 좀 더 가까이하는 방식이었다. 마르코스가 후임 필리핀 대통령으로 선출되고 처음에는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 같더니 스카보로 암호 영유권문제로 갈등을 겪었다. 필리핀은 중국과 맞서기위해 미국의 지원을 요청했고 미국은 즉각적인 지원을 표명했다.

미국의 뒷배를 이용하여 전쟁이라고 할 것 같던 필리핀이 갑자기 중국과 우호적인 자세로 돌변했다. 필리핀은 군사훈련을 통해 자국에 배치된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 철수까지 요구한 것이다.

마치 전쟁이라도 불사할 것 같았던 필리핀이 왜 갑자기 태도를 바꾸었을까? 이에 대한 자세한 분석기사는 아직 찾아 보기 어렵다. 한국 언론에서는 이런 문제는 거의 보도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문제는 추정을 통한 확인 정도밖에 가능하지 않다.

필리핀이 태도를 바꾼 이유는 여러가지로 상정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로 필리핀은 유사시 미국의 확고한 지원을 믿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미국은 지금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지역에서 전쟁을 치르고 있다. 처음에 미국은 확고한 지원을 약속했지만 시간이 가면서 점점 발을 빼는 분위기다. 아마도 필리핀은 미국의 말만 믿고 중국과 적대적인 관계가 되어 군사적 충돌까지 감수할 수는 없다고 여겼을 가능성이 있다.

두번째는 중국이 회유를 했을 가능성이다. 중국은 필리핀과 군사적 충돌을 해서 영유권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 필리핀의 경제발전과 관련된 제안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 필리핀으로서는 어차피 믿을 수 없는 미국에 기대는 것보다는 중국의 확실한 경제적 지원에 더 끌렸을 가능성이 있다. 중국이 필리핀에 어떤 방식의 회유를 했을지는 알 수없다. 만일 회유를 했다면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그 내용이 드러날 것이다.

중요한 것은 필리핀이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 철수를 요구했다는 것이다. 미국은 중국을 겨냥한 중거리핵미사일의 배치를 가장 우선적인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 미국의 러시아와 중거리미사일 협정을 일방적으로 페기한 것도 동북아 및 남중국해 지역에서 중국의 중거리핵미사일 우위를 용납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미국이 중거리핵미사일을 배치한다면 유력한 국가중의 하나가 필리핀이었다. 그동안의 상황을 보면 거의 필리핀에 중거리핵미사일을 배치하는 것으로 결정된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갑자기 필리핀이 미국의 중거리미사일 철수를 들고 나온 것이다.

필리핀이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 철수를 요구하면서 미국의 입장이 급하게 되었다. 이제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중거리 핵미사일을 배치할 수 있는 국가는 한국밖에 없다. 일본은 핵으로 피해를 당한 경험이 있어서 미국도 일본에 핵무기를 배치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

최근 한국내에서 핵보유 문제가 논의되고 있었다. 필자기 핵보유 논의가 결국은 미국이 핵무기 공유를 빌미로 한국에 핵무기를 배치하려고 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었다. 7월 2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상원 군사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로저 워커는 한국에 전술핵 재배치 문제를 제시한 바 있다.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선출되면 로저 워커는 상원 군사위원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이미 한국에 핵무기 재배치를 기정사실로 하고 있다는 것을 로저 워커 미 상원 군사위원회 공화당 간사의 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하겠다.

필리핀은 중국과의 갈등이 결국 미국의 중거리핵미사일 배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다. 만일 필리핀에 미국의 중거리핵미사일이 배치되면 중국은 필리핀에 파멸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위협과 함께 거부할 수 없는 당근을 제시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다. 중국과 적대적인 태도를 유지해오던 필리핀이 갑자기 입장을 바꾼 것을 다른 이유로 설명하기는 매우 어렵다.

미국의 중거리핵무기 배치 구상은 유럽으로 불똥이 튀고 있다. 러시아는 중거리핵무기를 개발해서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결국 러시아의 중거리 핵무기 배치의 주무대는 유럽이 될 것이다. 러시아는 유럽을 중거리 핵무기로 위협하는 상황이 될 것이다. 결국 유럽의 안보불안은 더 커졌다. 물론 러시아의 중거리 핵무기가 일본과 한국을 겨냥할 가능성도 매우 높다.

한국이 중러기핵무기를 배치한다면 중국과의 관계는 사실상 단절될 것이다. 현시점에서 중국과의 관계단절은 한국에게는 파멸을 의미한다.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정치권은 이런 사실의 중차대함에 대한 인식이 거의 없다.

필리핀이 갑작스럽게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미국과 거리를 유지하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것은 필리핀이 미국을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필리핀의 이런 행동은 미국이 이미 제국으로서의 헤게모니를 상실한 실질적 증거라고 하겠다.

아직 주목을 하고 있지 않지만 필리핀의 입장변화는 미국이 중국을 봉쇄하고자 하는 시도에 결정적인 타격을 준것이라고 하겠다. 중국이 필리핀과 관계를 강화하게 되면 미국의 태평양 독점은 불가능해진다.

불과 얼마전만 같아도 필리핀의 이런 행동을 있을 수 없었을 것이다. 아마 중남미였다면 당장이라도 군사쿠데타가 일어났거나 색깔혁명으로 정권이 뒤집혔을 것이다. 필리핀이 대외정책을 이렇게 주체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는 필리핀이 어떻게 이런 대외정책을 주도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가하는 문제를 관심을 가지고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제일 중요한 것은 정치지도자들이 꼬투리를 잡히지 않는 것이 아닌가 한다. 약점이 있는 정치지도자들은 끌려 다닐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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