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7-28 바이든 대통령 사퇴이후 국제정치, 미묘하지만 확실하게 변화하고 있다.

국제정세변화에 민감한 사람들은 지금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 역사적 전환점이자 변곡점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감지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 어떤 역사적 의미를 지니고 있는가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시대상황을 객관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 동시에 관찰자가 관찰대상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관찰자가 관찰대상과 너무 가까이 붙어있으면 전체적인 모습을 파악하기 어렵다. 일정한 거리란 객관적인 평가를 의한 것이다. 그러므로 관찰자가 관찰대상과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으면 안된다.

혁명가와 기회주의적 정치인의 차이는 바로 여기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닌가 한다. 혁명가는 역사의 물꼬를 바꾸려하고 기회주의 정치인은 관찰대상으로부터 이익을 확보하려는 차이다. 혁명가는 이익을 구하지 않고 기회주의정치인은 이익을 구한다. 간혹 기회주의 정치인이 자신을 개혁주의자라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자기변명에 불과하다. 진정한 개혁주의자도 댓가를 바라고 이익을 탐하지 않는다. 개혁주의자와 혁명가는 본질적으로 동일하다. 이익중에서도 경제적 이익을 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혁명가와 개혁가는 동일하다 하겠다.

한국의 진보정치세력이 타락한 것은 바로 이런 이유다. 혁명과 개혁을 주장하다가 정치권력에 가까이 가면서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는 기회주의 정치인으로 변절한 것이다. 생활은 종국에 혁명과 개혁을 위해 목숨을 던지고자 했던 젊은 시절의 각오를 변색시키고 만다. 내가 존경하는 사람들은 오랜 세월 생활의 유혹을 견디고 끝까지 단심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드물지만 그런 사람들이 있다. 아마 김민기도 그런 분중의 하나였을 것이다. 김민기만큼 유명하지는 않지만 여전히 생활의 날카로운 칼질을 온몸으로 견디면서 서늘하게 푸른 마음을 지니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나도 스스로의 삶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삼천포로 빠졌다. 다시 주제로 돌아가겠다.

트럼프 암살시도와 바이든의 후보사퇴이후 국제정세는 미묘하지만 확실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핵심적인 내용은 미국은 주요변화에 거의 제대로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고, 그 빈틈에 중국이 조용하게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소리소문없이 남중국해서 미국과 중국의 군사적 균형이 급격하게 무너지고 있다.

미국이 국제정치적 변화에 무기력한 대응을 하면서 드러난 변화는 우크라이나가 스스로 휴전가능성에 대한 언급을 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불과얼마전까지 우크라이나는 크림반도까지 완전하게 수복해야 전쟁이 끝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최근 우크라이나의 태도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태도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것은 트럼프와 젤렌스키간의 대화가 아니었을까 추측한다. 트럼프 집권이후 더 이상의 지원이 어렵다는 말을 들은 젤렌스키는 어떤 방식으로든 종전을 해야한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이 중국을 방문해서 종전과 관련한 언급을 한 것도 관련있을 것이다.

트럼프는 지금의 국제정치적 변화의 의미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포기하는 것이 유럽에서 어떤 국제정치적 변화를 초래하는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서 물러나는 것은 아프가니스탄에서 물러나는 것과 전혀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이 국지전이라면 우크라이나 전쟁은 제3차 세대대전이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서 물러나는 것은 제3차 세계대전에서의 패배를 자인하고 그에 다른 국제정치적 위상하락과 역할축소를 인정해야 한다.

한국 언론은 잘 다루고 있지 않지만 이라크에서 미군철수는 목전이다. 이라크에서 미군이 철수하면 시리아의 미군도 철수할 수밖없다. 며칠전 시리아 아사드 대통령이 러시아를 방문한 것은 미군 철수이후 서아시아 국제정치질서의 변화에 대한 논의를 위한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미 푸틴은 에르도안을 만나 시리아 문제를 논의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아직 그 내용이 무엇인지 어떤 방향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적어도 시리아와 튀르키에 사이의 관계를 정리하기 위한 논의가 진행되었다는 것은 충분하게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네타냐후가 미국을 방문한시기에 팔레이스타인의 10여개 정파지도자들은 중국 베이징을 방문하여 서로 연합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이번 합의를 주도한 것은 중국이다. 중국이 팔레스타인 정파의 합의를 주도한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중국이 미국의 핵심이익을 위협할 수 있다는 말이다. 미국이 남중국해에서 도전하면 중국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충돌에 직접 개입하겠다는 의미다. 서아시아지역에서 무게의 중심축은 이미 돌이키기 어려울 정도로 넘어가 버렸다.

최근 2년사이에 벌어진 일들은 제2차 세계대전이후 발생한 국제정치적 변화의 정도를 넘어가고 있는 것이다.

한국언론이 보도하지 않고 있는 내용중에서 한국의 안보를 고려할때 가장 충격적인 사건은 미군이 남중국해에서 중국군과 사이에서 벌어진 전자전에서 완벽하게 패배했다는 것이다. 이미 24년 1월부터 벌어진 전자전에서 미군은 중국군에게 패배했다. 그러던 것이 7월초의 대규모 전자전에서 완벽하게 패배했다는 것이다. 필리핀에서 중거리탄도미사일을 철수하기로 한 것도 전자전 패배때문이라는 소식도 있다.

중국해군은 러시아 해군과 함께 알래스카 인근 지역을 항해하면서 연합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이런 행동은 기존의 제1도련선과 제2도련선의 범위를 뛰어넘는 행동이다. 중국이 러시아와 군사협력을 강화했기에 가능한 것이다. 이제 중국과 러시아는 군사동맹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중국은 조선과의 비자면제협정도 발효시켰다. 7월 27일이후 조선과 중국은 비자면제 협정을 체결했다. 앞으로 중국과 조선과의 교류는 거의 제한없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아마도 이런 조치는 두만강 하류를 이용한 중국선박의 출입및 나진 선봉지역의 활용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하겠다. 바야흐로 앞으로 북극해의 시대가 시작되는 시점인 것이다.

현재 윤석열 정권은 이런 세계사적 변화에 대해 그 어떤 인식도 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그런 점에서 더불어민주당도 마찬가지다. 굳이 윤석열정권을 언급하는 것은 그들이 집권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국제정치를 더 이상 주도하지 못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가장 중요한 시기에 미국은 기능정지를 당했다. 앞으로 4-5개월간의 변화가 세계역사의 향방을 바꾸게 될지도 모른다. 짧은 시간이지만 결정적인 시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 중요한 시기에 한국의 지식인들은 모두 입을 마물고 있다. 그동안 미국만세를 불러왔기 때문에 갑자기 입장을 바꾸지 못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최근 들어서 과거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패배한다고 했던 사람들도 러시아가 이긴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그렇게 입장을 바꾸려면 자신의 과오에 대한 반성부터 먼저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들도 우크라이나 전쟁이 어떤 국제정치적 변화를 가져올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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