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11-15 오늘의 미중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이 처한 상황에 대한 일반적 평가

미국이 현재 처한 상황을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총체적인 이해와 평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대부분의 경우 미국에 대한 분석적인 또는 현상적 접근정도에 머무르고 만다. 현재 학문적 접근이라는 것이 경제는 경제, 정치는 정치, 국제정치는 국제정치 등의 분석적 접근 이상의 이해를 가능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의 현실을 맥락적으로 파악하고 총ㅁ체적으로 이해하려면 경제와 국내정치, 그리고 국제정치를 모두 아울러서 보는 종합적인 시각과 관점이 필요한 것이다. ㄴ

마르크스와 같은 경제결정론적 입장을 지지하지는 않지만, 필자는 미국의 현재 국제정치상황과 행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경제와 국내정치 상황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중에서 경제는 아주 중요하다. 미국의 대외정책이 정상적인 궤도를 이탈했다고 생각한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이었다. 미국이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키면 안되는 일이었다. 당장 중국의 거센 도전에 맞서기 위해 미국은 러시아같은 자원부국과 협력을 하면서 중국을 견제하고 산업기반을 확충하는 것이 정상적이었다. 그러나 미국은 정반대로 행동했고 결국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말았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미국 제국주의의 무덤이 되고 만 것이다.

왜 이런 결정을 했는가를 두고 이리 저리 고민을 했으나 별로 타당한 이유를 찾지 못했다. 그러다가 최근에 들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계속된 미국의 달러 발행의 증가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미쳤다. 특히 2019년 이후 코로나 사태로 인한 달러의 막대한 발행이 결정적인 계기가 아닌가 한다.

중국이 미국과의 통상관계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선 것이 2008년이후 달러의 거의 무제한적인 발행이었다. 정상적인 상황이었다면 미국은 달러를 발행해서 위기를 지연시켜서는 안되는 것이었다. 결국 미국은 달러의 추가적인 발행으로 미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던 중국의 불만을 사게 되었다. 중국은 미국이 달러를 이렇게 무제한적으로 발행하면 미국채를 보유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게다가 2019년이후에 달러의 발행은 2008년 금융위기의 두배가 넘었다.

미국의 채무가 급증하기 시작한 것은 2010년대 중반이었다. 아마도 미국은 국채발행으로 인한 국가채무 증가 경향과 이로 인한 파국적인 상황을 막기어렵다고 생각했는지 모른다. 대내적인 위기는 외부를 이용해서 해결하거나 피해가려는 경향을 띠는 것이 일반적이다. 미국은 코로나 사태로 국채를 엄청나게 발행하면서 그것을 사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국가인 중국과 관계를 악화시켰다. 중국은 미국 달러의 궤도를 벗어난 상황을 보고 무역흑자를 미국채 매입이 아니라 일대일로로 돌렸다. 중국의 입장에서는 지극히 당연하고 정상적인 선택이 아닐 수 없었을 것이다.

미국은 소련과의 냉전에서 승리한 이후 일극체제의 정상에 등장하면서 모든 산업이 금융화되었다. 패권국가들이 대부분 금융화되는 경향을 띠지만 미국의 경우는 유난히 그 속도가 빨랐다. 미국의 산업생산능력은 공동화되었고 중국이나 한국 등으로 옮겨졌다. 미국내 생산과 외국에서 생산된 것에 따른 차익은 미국의 금융자본이 가져갔다.

아마도 미국이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은행의 파산을 감수하고 개혁을 했더라면 이런 상황이 오지 않았을 수도 있다. 중국은 무역흑자로 미국채를 매입하고 미국은 달러를 발행하면서 안정적인 상황을 유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사실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벌어지기 시작한 것은 2008년 경제위기부터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전세계 경제는 크게 3가지 영역에서 돌아간 것 같다. 미국은 금융과 기술을 한국과 일본 독일같은 나라들은 소부장과 첨단산업능력을 중국은 전방위적 산업생산능력을 각각 담당한 것이다. 그러던 나름의 협업적 구조가 붕괴된 것이다. 미국이 더 이상 견디지 못하게 된 것이다. 미국의 비합리적 국가경영과 금융의 지나친 이기주의적 이윤추구 때문이 아닌가 한다.

현재 미국의 국가채무는 33조 7천억 달러를 육박하고 있다. 이자로 나가는 금액이 미국방비보다 많다. 앞으로 미국의 재정적자는 줄어들 가능성이 별로 없어 보인다. 매년 최소한 2조 이상의 재정적자가 누적된다면 앞으로 10년만 지나도 54조 달러가 넘는다. 5년만 지나도 44조가 넘는다.

이런 상황은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과 전쟁과 같은 결정적인 분쟁이 없어도 시간만 가면 미국이 스스로 가라앉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충분한 근거가 될 것이다. 내가 중국과 러시아의 정치지도자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해보자.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미국으로 하여금 계속 재정적자를 확대시키는 것이 최상의 방안일 것이다.

반대로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는 미국 금융산업에 결정적인 위기로 작동할 수 있다. 미국이 말도 안되는 전쟁을 우크라이나 전쟁을 시작한 것도 결국 엄청나게 늘어나는 재정적자와 그로 인한 미국 금융산업의 붕괴를 막기위한 의도가 아닌가 한다. 미국 금융산업은 미 국채에 의존하고 있다. 만일 미국의 재정적자가 악화되어 미국채의 안정성이 훼손되면 미국 금융의 붕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바로 그런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 실리콘벨리 은행의 파산이 아닌가 한다. 특별한 상황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미국의 재정적자 악화와 미국채의 부실화는 심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렇게 보면 우크라이나 전쟁을 미국 금융자본의 유일한 출구였다고 평가할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방안이 있다고 해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은 거의 모든 산업이 금융화되었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스스로의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미국내 산업생산능력을 확충해야 하지마 그렇다고 해도 시장이 없다. 역설적으로 미국이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시장은 중국 밖에 없다. 최근 미국 주식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빅테크 기업들은 중국시장이 없으면 더 이상 성장하기 어렵다. 바이든이 디커플링 운운하는 것은 그나마 미국이 우위에 있는 빅테크 기업의 중국시장 진출을 위한 여건 조성 차원이 아닌가 한다.

오늘 미중정상회담을 앞두고 바이든이 갑자기 중국과의 디커플링은 없다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하겠다. 중국은 어떻게 할 것인가? 중국은 생각할 능력이 없는 국가가 아니다. 아마도 중국은 현재의 상황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 중국은 미국 빅테크 기업의 시장 접근을 환영할 것이다. 시진핑이 미국방문시 미국기업인들과의 면담을 추진하고 있는 배경이다.

문제는 미국이 산업생산능력의 대부분을 상실한 상황에서 무슨 방법을 쓰더라도 지금의 재정적자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미국 금융자본이 세금을 내서 지금의 재정적자를 해소하려면 미국 금융산업이 붕괴될 것이다. 게다가 미국의 산업은 세금을 모아서 재정적자를 해소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이후 유럽의 기업을 유지하고 있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다. 미국의 산업생산성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 정부의 보조금을 보고 들어갔기 때문에 미국 정부의 보조금이 줄어들면 언제 철수할지 모른다는 것이다.

오늘의 미중정상회담에서 이루어진 논의를 보면 앞으로 미국의 향방과 중국의 정책을 좀 더 구체적으로 추론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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