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1-9 최근 북한의 남한에 대한 도발적 행동과 일본에 대한 우호적 태도의 배경에 대해

북한의 최근 남한과 일본에 대한 태도와 행동의 의미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한다. 남한 윤석열 정권은 북한의 행동을 모두 지나치게 단순한 기준으로만 평가하고 있는 듯 하다. 북한이 도발을 하느냐 아니냐 하는 것이다. 북한도 여러가지 매우 다양한 행동의 동기를 지니고 있다고 보는 것이 상식적일 것임에도 남한 윤석열 정권의 안보담당자들은 모든 것을 도발이냐 아니냐의 관점, 다시말하면 선악의 기준으로만 북한의 행동을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평가 방식은 북한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게 만들고 결국 그런 결과는 남한에게 국익의 손상이라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다.

최근 북한은 남한과 일본에 대해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남한에게 대해서는 공세적으로 일본에 대해서는 지진 위로 전문을 보내면서 기시다를 각하라고 호칭하는 등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런 북한의 태도를 보고 한국의 소위 북한 전문가들 혹은 안보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북한이 한미일 구도를 약화시키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소위 남한의 북한 전문가 혹은 안보전문가들의 이런 평가에 동의하기가 어렵다.

해방이후 북한은 자유세계에 대전 접근 방식을 비교적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었다. 남한과 미국을 통한 문제해결이라는 것이다. 북한이 미국과 직접 접촉을 시도하기는 했지만 거의 대부분 남한을 통해 미국과 접촉을 시도했다. 남한은 북한이 미국과 직접 교섭을 시도하면 이를 통미봉남이라고 하면서 남한이 미국과 북한사이에서 소외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특히 1994년 이후 북미제네바 협상이후 그런 경향이 매우 두드러졌다. 그 이후 북한은 미국과의 대화에 있어서 굳이 남한을 의도적으로 배제시키려는 시도는 하지 않았다고 하겠다.

지난 12월 31일 이후 북한은 남한을 민족보다는 하나의 국가라고 선언을 했다. 북한이 남북한 관계를 민족개념이 아닌 국가간의 관계라고 선언한 것은 여러가지 많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북한이 그런 결정을 내리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남한 정부와는 어떤 경우에도 민족적 개념에 입각한 우호적인 관계수립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북한은 그동안 남한에서 진보세력이 권력을 잡으면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그로 인해 합반도 안보상황도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그런 생각이 오판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북한이 그렇게 생각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문재인 정권 때문일 것이다. 북한은 남한의 진보정당을 통한 남북의 긴장관계 해소의 가능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생각하게 된 것일 것이다.

이렇게 보면 최근 남한과 일본에 대한 북한의 행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다양한 해석과 평가의 가능성을 제공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먼저 북한의 남한에 대한 공격적이고 도발적인 행동의 이유는 무엇일까? 북한이 그저 남한 당국을 괴롭히기 위한 목적으로 도발적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북한의 행동은 매우 전략적이고 구체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이루어진다. 북한이 남북한 관계를 적대적인 국가간이 관계라고 선언한 이후 벌어지고 있는 도발적인 행동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추론에 입각해서 평가하자면 북한은 우선 남한 대중에게 남북한 관계가 적대적인 관계이며 이것을 해소해야 한다고 느끼게 하는 것이 제일 우선적인 목표가 아닌가 한다. 현재 남북한 간에 존재하는 적대적인 관계의 원인이 무엇이고를 따지기 전에 남한 대중들이 남북간 안보불안으로 남한이 우선적으로 손해를 본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식하게 만들고, 이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를 고민하게 만들려고 하는 목적을 지니고 있다고 할 것이다.

남한은 북한의 행동을 모두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세력들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따라서 그들의 인식이 자연스럽게 변화하기를 기다리기는 것은 하세월이기 때문에 남한의 대중들이 남북한 관계의 본질인 적대적인 인식의 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의도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즉 남북간의 적대적 관계가 얼마나 남한에게 손해인가를 보여주기 위해 남북간 적대적 관계를 보다 적나라하게 드러낸다는 것이다. 북한은 남북의 현적대적 관계가 해소되지 않으면 그 어떠한 진전도 불가능하다고 판단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북한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앞으로 남북간 관계는 매우 적대적인 상황으로 변화할 것이다. 북한은 일정한 수준에서의 지속적인 군사적 위협을 계속할 것이며, 결국 남한 대중들이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안되겠다고 생각하도록 상황을 만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경우에 따라서 저강도에서 고강도까지의 군사적 위협과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남한 안보당국의 발끈한 대응은 결과적으로 북한의 유도에 말려들어가는 결과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 측면에서 신원식 국방장관의 도발적 대북대응은 북한에게 이용되기 십상인 것이다. 북한에 대해 강경한 대응을 주장하는 일부 세력들도 있지만 그런 현상이 일상이 되면 강경대응을 주장하는 세력도 힘을 상실하게 될 것이다. 북한이 노리는 것도 바로 이런 상황이 아닌가 한다. 북한의 행동을 평가할 때는 그들이 노리는 목적이 무엇인가를 먼저 생각해보아야 하는 것이다.

북한이 일본에 대한 접근은 다분히 의도적이다. 북한의 그런 행동을 한일관계의 이완을 노리는 술책이라고 평가를 하지만, 실상은 북한이 동북아지역에서 이제 정상적인 국제정치적 행위자로서 등장하려고 한다는 측면에서 보는 것이 훨씬 타당할 것이다. 북한은 그동안 선민족문제 후국제정치문제라는 나름의 원칙을 지니고 있었다. 이번 12월 31일 이후 민족문제는 더 이상 북한에게 중요한 고려사항이 되지 못한다. 북한의 입장에서 볼 때 앞으로는 민족문제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일본과도 정상적인 국가로의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일본은 북한과의 접촉에 있어서 항상 남한의 눈치를 보았던 것이 사실이다. 북한이 남한과의 관계를 민족관계가 아니라 국가간의 관계로 선언함에 따라 일본도 북한에 대한 접근과 교섭의 부담을 상당부분 덜었다고 하겠다. 이렇게 되면 일본도 북한과의 교섭에 대한 부담감이 적어진다. 일본은 남한과 북한을 각각 국가라는 관계로 접근할 수 있을 것이며, 그럴 경우 일본의 국제정치적 행동의 자유를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은 남한과 북한의 카드 두개를 다 활용할 수 있으니 결코 손해보는 일이 아닐 것이다.

북한의 입장에서도 남한과 일본의 카드를 모두 활용할 수 있으니 손해볼 일은 아니다. 더구나 이렇게 되면 북한의 국제정치적 발언권은 훨씬 커질 수밖에 없다.

그렇게 본다면 최근 북한의 남한과 일본에 대한 행동과 태도는 한국전쟁이후 지금까지 유지되어 왔던 정책기조인 민족문제에서 벗어난 지난 12월 31일의 발표의 연속선상에서 파악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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