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7-9 경찰의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결과 발표와 군에 대한 이해와 소위 보수언론의 위선적 태도에 대해

경북경찰청이 채상병 사망사고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임성근 사단장 불송치를 결정했다. 이미 수사심의위원회에서 임성근 사단장 불송치를 권고했기 때문에 수사발표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던 일이다.

그동안 임성근 사단장을 채상병 사망사고의 채임을 물러 형사처벌하려고 한 것은 순전히 정치적 목적 때문이었다. 윤석열이 임성근 사단장에 대한 형사처벌이 문제가 있다고 해서 개입했다는 것이다.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이 임성근 사단장에 대한 형사처벌 결정에 아무도 개입할 수 없는 것이 과연 민주적이고 합리적인가에 대한 문제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박정훈 수사단장이 결정하면 아무도 개입하지 못하는 것인가? 그럼 박정훈 수사단장이 그 어떤 권력보다 상위에 있다는 것인가? 그럴 것 같으면 박정훈 수사단장은 왜 조사결과를 해병대사령관에게 보고하고 국방장관에게 보고하는 것인가? 군에 있어서 대통령은 국방장관의 상위에 있는 엄연한 지휘계통상의 직속상관이다. 당연히 사단장의 처리에 대해서는 국방장관 이상으로 대통령도 관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임성근 사단장에 대한 형사처벌이 문제가 된 것은 윤석열이 부당하게 개입을 했기 때문에 탄핵을 해야 한다는 주장을 만들기 위한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임성근 사단장이 송치를 할 필요도 없을 만큼 법적으로 책임이 없다면, 그동안 임성근 사단장을 범죄자로 몰았던 언론과 관련자들 그리고 더불어민주당은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가?

여기에서 우리는 다음 한가지를 생각해보아야 한다. 윤석열을 탄핵시키기 위해서는 죄없는 사람도 죄가 있는 것처럼 만들어야 하는가 하는 것이다. 필자도 윤석열을 탄핵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윤석열이 저지르는 대외정책이 나라를 망하게 할 정도로 심각한 매국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없는 죄를 만들어 임성근 사단장을 형사처벌하고 이를 근거로 부당하게 개입했기 때문에 윤석열을 탄핵한다는 구상에는 결단코 반대한다.

두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째는 어떤 개인도 없는 죄를 만들어 뒤집어 씌워서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임성근 사단장에게 없는 죄를 만들어 뒤집어 씌워서 이를 빌미로 윤석열을 탄핵하는 도구로 쓴다는 것은 부당하다. 임성근 개인이 아니라 그 어떤 누구도 그런 식의 공작에 이용되어서는 안된다.

지금 임성근 사단장에게 언론과 일부 단체와 집단이 하고 있는 행위는 군부독재시절에 간첩을 만들어서 야당을 탄압했던 것과 본질적으로 다를 것이 하나도 없다.

두번째는 군의 명령과 지휘계통에 지대한 손상을 미치기 때문이다. 군대는 각급 제대 휘관이 자기 부대를 책임지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중대에서 일어나는 일은 중대장이 대대장이 일어나는 일은 대대장이 그리고 연대는 연대장이 사단은 사단장이 책임을 진다.

채상병과 같은 사고의 경우 책임을 져야하는 최고 지휘관은 대대장이다. 나는 직접적인 형사책임을 져야 하는 지휘관은 중대장과 대대장 정도라고 생각한다. 물론 누가 형사책임을 져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당시 상황에 대한 정확한 법적 적용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것은 수사기관과 검찰의 몫이라고 하겠다.

채상병이 안전사고로 사망한 사건으로 사단장을 형사처벌하게 되면 군의 지휘체계가 완전하게 붕괴되어 버린다. 그렇게 되면 앞으로 사단장은 거의 모든 안전사고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고 해당 대대장들은 손을 빼고 뒤로 숨어 버린다. 사실 중대장과 대대장같은 지휘체계는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가 되는 것이다. 그런 군대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이번일로 임성근 사단장을 형사처벌하면 앞으로 사단장들은 거의 모든 예하부대 운영에 사사건건 개입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군대는 붕괴된다. 전쟁이 나도 예하 대대장 중대장들이 어떻게 할 것이냐 물어보고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이다.

한국 군대는 임무형지휘체제로 움직인다. 상관은 예하지휘관에게 임무를 할당한다. 어떻게 그런 임무를 수행할 것인가는 해당 상황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예하지휘관이 결정하고 시행한다. 그것이 임무형지휘체계다.

예전에 어떤 사단장이 사단의 어떤 주요지역 도로 정비를 지시한 적이 있었다. 사단장이 지시이후 해당지역을 순찰했는데 작업을 하고 있는 대대장과 중대장에게 누구 지시로 작업을 하느냐고 물었다. 대대장과 중대장은 연대장 지시라고 했다. 사단장은 자기가 지시한 사항이 제대로 예하부대에 전파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연대장에게 찾아가 닥달을 했다. 이유인 즉은 왜 대대장과 중대장이 사단장의 지시라는 것을 모르고 있는가 하는 것이었다.

그러자 연대장이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사단장님은 저에게 지시를 했습니다. 그것은 사단장님 지시입니다. 저는 그 지시를 이행하기 위해 대대장과 중대장에게 지시를 했습니다. 대대장과 중대장은 제가 지시했으니 연대장의 지시입니다. 사단장님이 연대장에게 지시했고 그것을 연대장인 제가 대대장과 중대장에게 지시했으면 대대장과 중대장은 연대장 지시라고 생각해야 합니까? 아니면 사단장 지시라고 생각해야 합니까?' 결국 사단장은 아무말 하지 못하고 물러섰다.

군대는 지휘체계로 움직인다. 그 지휘체계라는 것은 해당 제대 지휘관이 각자 자신의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해당 지휘관은 부대의 안전에 대한 최종적인 책임을 진다. 군사작전의 경우 부여받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위험을 감수하는 것을 제외한 모든 안전에 관한 고려사항은 해당 지휘관의 책임이다. 해당 지휘관이 판단해서 부대의 안전에 문제가 있으면 이에 대한 문제제기를 상급지휘관에게 보고해야 한다. 상급지휘관에게 보고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수행하라고 했을때 수행하면 그로 인한 책임은 모두 상급지휘관이 진다.

이번 사건은 해당부대 대대장이 부대원을 위험에 빠뜨리는 결정을 직접했다. 만일 그런 지시를 받았다면 불가하다는 것을 여단장에게 보고를 했어야 했다. 보고를 하지 않고 그냥 위험지역에 들어가서 인명사고가 발생하면 그에 대한 책임은 상급지휘관이 아니라 해당지휘관이 져야 한다. 그래서 간혹 용감하거나 무모한 예하지휘관들이 상급지휘관에게 보고하지 않고 독단으로 작전을 수행하는 경우가 있었다. 문제가 생기면 상급지휘관을 보고하고 자신이 책임을 지기 위한 것이었다.

이번에 채상병 사건에 임성근 사단장을 법적책임이 있다고 지목한 것은 수변수색을 지시했는데 그것을 수중수색으로 오인한 것, 가슴까지 올라오는 장화를 신으라고 했는데 그것이 수중수색을 지시한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임성근은 수중수색을 실시하라고 지시한 적이 없으며, 당시 여러부대 및 기관과 같이 협조하면서 해병대는 수중수색이 아닌 수변수색을 하는 것으로 역할 분담이 되었던 것이다.

채상병 사건으로 많은 사람들이 가슴아파하지만 만일 이번에 임성근 사단장을 처벌하면 앞으로 이런 사건은 계속 발생한다. 병사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것은 해당지휘관이다. 미군의 경우 이런 경우에 법적인 문제가 발생하면 아마도 부사관이 직접적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통상 중대에서 안전에 관한 조언의 책임은 부사관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군의 안전사고를 민간경찰에 의해 처벌하게 되면서 앞으로 군에서 지휘책임이란 없어지게 될 것 같다. 예전같으면 중대장이나 대대장에게 법적인 문제로 처벌을 받게 되면 사단장이 지휘책임을 졌다. 사단장이 스스로 보직해임을 요정하고 물러나는 것이다. 사안이 중하면 전역을 요청하기도 했다. 사단장이 직접적인 법적 책임은 없지만 예하 부대 지휘관의 책임을 대신 안고 보직과 군생활에서 물러난다는 의미다. 그런 이유는 그래야 군대는 계속 임무를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사단장과 연대장 대대장은 서로 책임을 모면하기 위해서 기록 경쟁을 할 것이다. 각자 사단장과 연대장이 무슨 말을 했는지 기록하고 자신은 책임에서 모면하려고 할 것이다. 이것이 무슨 군대가 되겠는가? 군대의 생명은 단결에 있다. 이미 군대의 생명은 사라진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하겠다.

병사들의 생명을 지키는 것은 분노에 찬 법적 처벌에 따른 간부들의 의무감이 아니라 간부들이 군대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명감이다. 지금처럼 하면 군대의 간부들은 사명감은 잊어버리고 법적 책임을 지지않겠다는 최소한의 의무감으로 임무를 수행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가장 큰 피해는 병사들이 입는다.

임성근 사단장은 불송치 결정이 나오자 20일까지 시간 여유를 주로 그동안 왜곡 허위 보도를 한 언론과 단체에게 수정을 할 시간을 주었다. 오늘 아침 주요 언론의 보도를 보니 그렇게 시간 여유를 줄 이유도 없을 것 같다. 소위 보수언론의 채상병 사건에 대한 보도태도를 이해하기 어렵다. 그들은 무슨 이유로 임성근 사단장에 대한 수사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는지 모르겠다. 소위 보수언론은 무슨 가치를 지향하기에 이런 태도를 취하는 것일까?

필자는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나 이재명에 대한 처벌보다 군의 위계질서를 지키고 유지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정치는 표피와 같이 변하지만 군의 본질인 위계질서와 단결은 절대로 훼손되지 말아야 할 본질이기 때문이다. 본질을 훼손해서 표피를 바꾸겠다는 본말전도의 태도를 소위 조중동 보수언론은 취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원칙과 기준을 중요하게 여기는 보수적 태도가 아닌 자신의 이해관계에 충실한 기회주의적 태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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