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5-13 일본 정부의 라인 강탈시도와 나비효과

일본의 라인강탈 시도는 단순하게 네이버의 자료관리 잘못에 따른 대응이 아니다. 일본의 라인강탈시도는 매우 복잡한 국제정치적 변화상황을 반영하고 있으며, 향후 동남아시아 전략의 일환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일본정부가 라인을 강탈하려고 하는 것은 일본내의 국수주의적 감정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겠지만 그것보다는 미국 주도의 국제정치경제질서가 변화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여, 이에 대응하기위한 의도가 깊숙하게 작동하고 있다고 하겠다. 일본이 관심을 기울이는 대상은 동남아라고 하겠다. 일본은 신자유주의가 퇴조하는 상황에서 동남아를 향후 중요한 경제협력 대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동남아에서 세를 확대하고 있는 라인은 매우 중요하다고 하겠다. 라인을 강탈하면 동남아지역을 전반적으로 아우를 수 있는 플랫폼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일본은 향후 국제질서에서 중국과 경쟁을 피할 수 없다고 보고 그 무대를 동남아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동남아에서 한국과 같이 이익을 공유할 생각을 전혀 하지 않고 독점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으며, 한국이 동남아에서 역량을 확대할 기회를 아예 주지 않겠다는 의도를 분명하게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동남아에서 중국과 경쟁을 하겠다는 의미인 것이다. 일본은 중국과의 경쟁에서 한국을 우호적인 협력국으로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말이다.

이런 점에서 손 마사요시는 일본내의 극우적 분위기를 틈타 일본의 가장 충성스런 분자로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하겠다. 그런 점에서 손 마사요시는 메이지 유신의 정신적 유산을 그대로 물려받고 있는 인물이다. 그 자신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료마를 꼽았고, 지금 하고 있는 라인 강탈은 메이지 유신 당시 일본 하급 사무라이의 정서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평가해도 크게 틀리지 않은 것이다.

일본의 라인 강탈시도는 간단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는 말이다. 이에 대해 한국 윤석열 정권의 인식을 지극히 안이하다 못해 한심한 수준이다. 일본은 국제정치경제 질서의 변화를 고려하여 미리 한국의 라인을 강탈하여 동남아에서 포석을 깔려고 하는데, 윤석열은 여전히 일본과의 가치공유 운운하고 있는 것이다. 가치 공유란 말은 냉전시대에서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지금은 신자유주의 자체가 붕괴되고 있고 앞으로는 세계는 치열한 국익추구의 무대로 변하고 있다. 각국이 이념이 아니라 이익을 위해 무한 경쟁으로 진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치공유란 말은 시대에 뒤떨어진 낡은 이념에 불과한 것이다.

한국은 국가적 차원에서도 경제활동 공간을 확대하기 위해 라인과 같이 동남아로 진출한 플랫폼을 절대로 포기하면 안된다. 일부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일본의 라인은 넘겨주더라도 일본이외의 지역은 라인별도 법인을 만들어야 한다. 최근 라인 사태를 보면서 일본과 향후관계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일본은 여전히 메이지유신의 이념이 유지되고 있으며, 메이지유신의 후예들이 정치지도자로 활동하고 있다. 메이지 유신의 가장 중요한 지향의 하나가 정한론이다. 한국을 정복한다는 말이다. 여전히 메이지 유신의 정신이 이어지고 있는 일본이 한국을 어떻게 보는가하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지금의 상황에서 일본이 한국을 정복한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겠지만, 한국을 동등한 상대로 보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일본이 변하지 않는한 한일관계의 긍정적인 발전은 어려울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한국은 조선과의 관계 증진과 발전을 가장 급선무로 추진해야할 것이다. 즉 한국이 변화하는 국제정치질서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대외정책을 전면적으로 바꾸어야 하고 제1순위가 한국-조선관계의 재정립이라는 것이다. 한국-조선 관계가 발전해야 한일관계도 비로소 긍정적일 것이다.

라인사태는 윤석열 정권이 추구해온 가치공유가 전혀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것을 보여주었을 뿐만 아니라 국내정치적 상황의 단면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라인 사태이후 윤석열 정권은 강도형 과기부 제2차관을 앞세워 기업간의 활동에 한국정부는 개입하는 것이 부적절하며, 일본정부가 라인의 지분변경 행정지도를 한 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취지로 발언했다. 일본과 가치공유의 외교를 한다고 주장했던 윤석열 정권이 자가당착에 빠진 상황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일본은 한국과 가치공유와 같은 생각은 추호도 없는데 윤석열 정권은 일본과 가치공유를 한다고 해놓고 일본이 라인강탈을 시도하니 곤경에 빠진 것이다. 일본의 라인 강탈시도를 비난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옹호할 수도 없는 상황인 것이다. 일본의 라인강탈 시도를 비난하면 윤석열이 주장해온 일본과의 가치외교룰 스스로 부정하는 결과가 되고, 일본의 라인강탈시도를 옹호하면 스스로 국가반역자가되는 것이다.

윤석열의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이 라인 문제에 대해 아무런 질문도 하지 않은 것은 언론이 지녀야할 최소한의 기본적 책무를 무시한 것이다, 대통령실이 라인 사태에 대한 질의를 하지 말라고 했다면, 기자들은 아예 윤석열과의 기자회견을 보이코트 했어야 할 것이다

윤석열 정권이 자가당착에 빠진 것과 같이 이재명의 스텝도 꼬였다. 윤석열 이재명 회견이후 서로 야합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재명과 더불어민주당이 정상적인 야당이라면 당연히 강력하게 대응했어야 할 일본의 라인 강탈시도에 대한 윤석열 정권의 미온적 태도에 대해 미적지근하다는 말이다. 이런 상황은 이재명과 윤석열이 적대적 공생관계에 들어갔다는 추측을 가능하게 만든다. 정상적인 야당이라면 조국과 같이 대응하는 것이 정상적이다. 왜 이재명과 더불어민주당은 정상적인 야당의 행동을 하지 못하는가? 항간에 돌아다니고 있는 말과 같이 윤석열이 이재명이 차기 대통령이 되도록 도와주고, 이재명은 윤석열의 퇴임후 안전을 보장한다는 밀약이 있었다는 추측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주목할 만한 것은 더불어민주당보다 국민의힘 유승민과 안철수가 일본의 라인 강탈시도에 더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유승민의 입장은 매우 주목할 만한다. 안철수가 기술주권을 언급하면서 라인강탈시도를 비난한 것과 달리, 유승민은 윤석열의 일본과 가치공유가 허구에 불과하다는 것을 조목조목 들어서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정치인의 말이야 믿을 것이 못되지만 유승민은 일본과의 외교에 대해서 근본적으로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윤석열의 한일관계에 대한 입장이 미국의 요구에 의한 것이라는 것을 모르지 않을 유승민이 작심하고 일본이 한국과 가치를 공유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한 것은 미국에 대한 일종의 반항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는 것이다. 유승민 처럼 눈치에 밝은 사람이 미국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과 비난으로 해석될 수 있는 일본에 대한 비판을 하는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 것인가?

한국에서 라인 사태에 대한 대중, 언론, 정치권의 반응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본의 라인강탈 시도가 보도되자 마자 가장 분개한 것은 대중이었다. 언론이 본격적으로 다루기도 전에 대중들은 일본의 라인 강탈시도에 분노했다. 언론도 즉각적으로 대응했는데, 이상한 것은 소위 진보언론보다 보수언론이라고 불리던 조선이 가장 선두에 서서 일본의 라인 강탈시도를 비판하고 정부의 대책을 촉구했다는 점이다. 조선일보의 통상적인 행태로 보면 매우 예외적이라고 하겠다. 이상한 것은 경향은 때늦게 일본의 라인강탈 시도를 비판했고, 한겨레는 여전히 매우 미온적인 태도라고 하는 것이다.

정치권은 가장 뒤늦게 반응을 했다. 오히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보다 여당인 국민의 힘이 더 적극적인 입장을 보였다. 특히 윤석열 정권에 대한 비난의 최선봉에 선 사람이 유승민이다. 유승민의 이런 태도는 윤석열과 이재명의 협치 및 차기대통령 지원설에 대한 반응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가능하게 해준다.

유승민과 안철수가 윤석열 정권의 대일 정책을 비난하고 나선 것은 국민의힘 내부에 이미 차기 대권을 둘러싼 권력투쟁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하겠다.

일본정부의 라인강탈 시도는 근본적으로 미국 중심의 국제정치경제질서에 대응하기 위한 구상의 일환으로 해석될 수 있지만, 의도치 않게 한국내 정치상황을 반영함과 동시에 여당내 권력투쟁으로 비화되고 있는 것이다. 일종의 나비효과라고나 할까?

동학혁명 기념일인 5월 11일에 즈음하여 이런 일이 일어난 것도 단순한 우연은 아닌 것 같다. 아마도 한국이 정신차리라는 일종의 계시가 아닌가하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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