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3가
새기고 싶은
나무 한 그루 그리며
새벽 공기 속에서
종로 3가를 헤매고 있다
영화를 보고 거리로 나와
걸었던 그 골목에 춥다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은 나
젊은 날의 모습은
고장난 우산 같다
제라늄도 지고
나의 꿈도 제라늄처럼 지고 있다
거문고의 선율처럼
그리운 나의 감성을
조율하여 세우고 싶다
종로 클릭 카페의
스파게티 소스 같은 노래를 흥얼대며
아이처럼 고층 빌딩들을
까치발로 우러른다
그 거리에서 크지 못한 어깨 한쪽이
비에 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