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steemkr] 좋은 글 #42. 밀린 월세 / 누군가의 따뜻한 배려가 큰 힘이 됩니다.

in zzan2 years ago (edited)

키스팀대문.jpg

오래전 월세방에서 생활했을 때 일입니다.
그날도 저는 주인집 불이 꺼지는 것을 본 후에야
집으로 조용히 들어갔습니다.
월세를 못 낸 지 두 달째가 되었습니다.

그동안 단 한 번도 월세를 밀려본 적이 없었는데,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실직을 당한 후부터
쉽게 일자리가 구해지지 않았습니다.

저는 서비스 업종에 일했었는데
가장 중요한 건 친절함이 우선이지
나이가 중요하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제 생각이 틀렸나 봅니다.

그동안 월급도 많지 않았고,
한 달 벌어 한 달을 겨우 살았기 때문에
월세와 함께 당장 끼니를 해결하기도 힘들었습니다.
저에겐 눈물을 흘리는 것도 사치였습니다.

서울에서 직장 생활 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계신
부모님께 손을 벌려 실망시켜 드리기도 싫었습니다.
그래서 두 달째 집주인을 피해 도둑고양이처럼
살고 있었습니다.

며칠 전 아르바이트를 구했지만,
월급을 받으려면 한 달이나 남았으니
이렇게 집주인을 피해 다니는 것도
한 달은 더해야 하는데 어떤 집주인이
가만히 있을까 싶었습니다.

그런데 늦은 밤 누군가 방문을 두드렸습니다.
저는 조심스레 문을 열었습니다.
집주인 어르신이었습니다.

"불이 켜져 있길래 왔어요."

잔뜩 긴장해서 어르신 앞에 서 있는데
손에 들린 반찬통을 내미셨습니다.

"반찬이 남았길래 가져왔어요."

제가 오해할까 봐 오히려 조심스러워하는
어르신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제야 그동안의 사정을 잘 말씀드리고
고개 숙여 진심 어린 사과를 했습니다.

"그런 것 같더라고, 요즘 집에 계속 있길래
뭔 일이 생겼구나 했는데 그런 일이 있었네.
너무 걱정말고 지금까지 월세 한 번 안 밀렸는데
내가 그렇게 박한 사람은 아니우."

환한 미소를 지으며 돌아가시는 그 모습이
어찌나 크게 느껴지던지..

그런 어르신 덕분일까요?
이제는 착실하게 돈을 모아 전세에서 살 게 되었고
예전보다 좋은 조건의 직장을 구해서
열심히 일하며 살고 있습니다.

어르신의 그 따뜻한 마음 평생
잊지 못할 것입니다.​

요즘 같은 세상에 누군가를 믿는다는 건,
정말 힘든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내가 먼저 믿어주지 못한다면,
상대방도 나를 믿어주지 못할 것입니다.
결국엔 악순환이 되겠지요.

작은 믿음부터 실천해 보세요.
언젠가 큰 믿음이 되어 당신의 인생에
행운으로 돌아올지도 모릅니다.

한창 헬스에 빠져있을 때 본 글이 떠오릅니다.
오랫동안 헬스를 한 A라는 분이 계셨는데 여느 때처럼 운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잠시 후 자신이 뛰고 있는 런닝머신 옆으로 B가 올라오는데 아주 뚱뚱하고 걷는 것도 힘겨워 보였다고 합니다. 옆에서 헉헉 거리는 소리와 땀 냄새에 신경이 날카로워진 A는 "그냥 방구석에 있지. 왜 기어나와서 사람들 불편하게 해."하고 나지막히 내뱉았다고 합니다. 그 말을 들은 B는 고개와 함께 눈물을 떨구며 돌아갔고 다시는 헬스장에서 볼 수 없었다고 합니다. 그 후 A는 그 날을 인생에서 가장 후회스러운 날로 기억합니다. B는 헬스장까지 나와 운동하기까지 정말 많이 고민하고 용기내서 나온 것인데 자신의 말 한 마디 때문에 그 다짐을 무너뜨렸기 때문입니다. 요즘 A는 헬스하는 분께 도움주며 아주 친절하게 대하지만 가끔씩 그날이 떠올라 괴롭다고 합니다.

우리의 작은 한 마디가 누군가에게는 용기가 되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절망이 되기도 합니다. 오늘 하루 조금 더 신경써서 다정하게 말하고 글 썼으면 합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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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아직 살만하다 그러죠.
스팀에 키스팀이 존재 해서 좋습니다. ^^

사과님 덕분에 늘 힘이 납니다^^

키스팀님.. 보고 저 울었습니다.. 남자가 무슨 주책이냐구요...?
저도 월세방 살면서 와이프가 지금이야 여유롭게 종하 포스팅도 하고, 일도 하지만.. 월세 45만원을 줘가면서 신혼을 보내고, 지금 낡은 아파트에서 전세살며 지금도 행복을 느끼고 있습니다 월세방에서 너무나도 공감이 가고 앞으로도 더 열심히 살아야겠습니다

저도 글 보고 울었습니다. ㅠㅠ
비록 지금은 경제적으로 어렵더라도 재테크하면서 부지런히 스팀잇 하다보면 분명 경제적으로도 여유있는 날이 오실 거예요!
파이팅 입니다^^

세상엔 좋은 분들도 많고 작은 실수로 평생을 후회하며 사는 사람들도 있더군요.
잊어야지요.
담부턴 안그러면 됩니다.

그러게요. 다음부터는 조심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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