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변신 : 인간으로서의 존재란?

in zzan3 years ago (edited)

<변신>은 체코의 프란츠 카프카(Franz Kafka)의 작품이다.

얼마전 배추흰나비 번데기를 주워온 아이에게 물었다.
"아빠가 갑자기 벌레가 된다면, 넌 어떻게 생각해?"
"내가 돌봐줄꺼야."
"아빠 돈 안벌어와도 돼?"
"응. 엄마 있으니까 괜찮아"
'짜슥, 믿는 구석이 있어서 괜찮다는 거였구만.'

#1
어느날 아침, 잠에서 깬 그레고르는 자신이 흉측한 벌레로 변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아놔~ 이거 꿈이야 뭐야? 빨리 일하러 가야하는데...'
그레고르는 몸을 일으켜보려 했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가족들은 지금까지 지각한번 하지 않은 그레고르가 늦잠을 자자 걱정하기 시작했다.
"무슨일이야? 그레고르!"
"오빠, 어디 아파?"
출근시간을 훌쩍 넘기자, 이번엔 회사 지배인까지 그레고르이 집을 찾아왔다.
" 큰 병이 아니길 바라네. "
"하지만 자네 그거 아나? 우리회사 직원들은 물건을 더 팔기 위해 사소한 병쯤은 참아내야 한다는 걸 말일세."

그레고르는 있는 힘을 다해 일어섰다.
그리고 더이상 시간을 끌어봐야 좋을 것이 없다고 생각하고 문을 열어 나가기로 했다.

#2
벌레로 변한 그레고르는 손도 없고 이도 없었지만 강력한 턱이 있어 열쇠를 돌려 문을 열수 있었다.
그레고르가 방문을 열고 나오자, 어디선가 '악' 하는 비명소리가 터져나왔다.
회사 지배인은 벌벌떨며 도망쳤고, 어머니는 겁에 질려 뒤걸음질을 쳤다. 그리고 아버지는 발을 쾅쾅 굴리며, 신문지를 돌돌말아 그레고르를 향해 휘둘렀다.
그레고르는 변명하고 싶었지만 아무도 알아들을 수 없는 짐승소리만 낼 뿐이었다.
그날 이후 그레고르는 그의 방에 갇혔고, 누이동생 그레텔이 벌레로 변한 오빠를 보살폈다.
어머니는 그레고르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았다.

"그레고르가 병이 나으면 서운해 하지 않도록 잘 보살피자꾸나."

그러나 벌레로 변한 그레고르는 입맛까지 벌레처럼 변했다.
신선한 음식은 역겨워서 먹을 수가 없었다. 오히려 상한 치즈나 썩은 야채가 그레고르의 입맛을 더 돋궜다.

#3
하지만 가족들은 벌레로 변한 그레고르를 완전히 받아들일 수는 없었다.
그레고르의 방청소를 하던 어머니는 그레고르의 모습을 보고 쓰러져 버렸고, 아버지는 그레고르에게 위협과 욕설을 퍼부웠다.
돈을 벌어주던 그레고르가 벌레로 변하자 가족들은 돈을 벌기 시작했다.
아버지는 수위로 취직을 했고, 어머니는 바느질 일감하며 돈을 벌었다. 그리고 누이동생은 옷가게 점원으로 일을 시작했다.
가족들이 사회생활을 시작하자 그레고르는 점점 소외되기 시작했다.
돈을 더 벌기 위해 가족들은 하숙을 받았는데, 하숙인 중 한명이 그레고르를 보고 매우 불쾌해 하며 하숙계약 해지를 요구하는 일이 발생했다.
그레고르의 가족은 이제 더이상 그레고르의 존재를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저것은 내 오빠가 아니에요!"
"저것이 우리가족의 목숨까지 빼앗을지도 몰라요. 저 벌레는 우리집의 골치거리에요!"
"그래, 그건 그레텔 말이 옳아"

#4
큰 슬픔과 충격에 빠진 그레고르는 자신의 방에 갇혔다.

'내가 없어져야해.'
'나만 없으면 우리가족은 편안해질꺼야.'
그날밤 그레고르는 숨을 거두었다. 그 다음날 그레고르의 집안일을 도와주는 할멈이 그레고르의 가족에게 말했다.
"그 벌레가 죽은 것 같아요."
"오, 하느님!"
그리고는 할멈은 그레고르의 시체를 쓰레기 치우 듯 치워버렸다. 그레고르 가족은 자신들의 미래가 그리 어둡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았다.
"우선 이사부터 가자."
"그리고 새롭게 시작하는거야"

그들은 점점 활기를 되찾고 있었다.

#5
"존재한다는 것은 거기에 있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 속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 프란츠 카프카 -
즉, 우리가 서로에게 속해 있다고 느낄 때 비로소 존재한다는 것이다.
산업발달로 능력과 역할을 강조하지만, 반면 인간으로서의 존재는 점점 소외되어 가는 우리 사회의 비극을 잘 표현한 작품인 것 같다.

많은 돈을 벌어다주기 위해 노력하는 아빠로서 나인가? 아니면,
가족들과 행복한 순간을 함께하고 싶은 존재로서 나인가?

역할로서의 나와 존재로서의 나.
역할과 존재를 구분하기 보다는 내가 만족할 수 있는 나만의 기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난... 50:50이 좋을 것 같은데, 실제로는 60:40정도로 살고 있는 듯 하다.

책을 다읽고난 후, 회사 지배인의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우리회사 직원들은 사소한 병쯤은 참아내야 한단 말일세."
아놔~ 근데 그건 아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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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https://pixabay.com/ko/photos/비틀-풍뎅이과-곤충-장미-5146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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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내용이었군요 ㅎ

즐거운 날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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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참여 고맙습니다~~

start success go! go! go!

편한밤되세요

얼마 전 허리를 다쳐 꼼짝없이 집에 사흘을 누워있을 때 생각났던 책입니다. 작가는 표지에 벌레를 그리지 말라고 했었지만 번역과정에서 벌레 그림이 나오는 책들이 나왔다더라고요.

오우! 읽어보셨군요ㅎㅎ
사흘 동안이나... 고생 많으셨네요.
요즘은 고전소설이 땡기네요. 틈틈히 읽고 리뷰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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