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의 용의 춤
먼 옛날, 한국의 산들이 마법의 숲으로 뒤덮이고 강들이 바람의 정령들과 속삭이던 시절, 무진이라는 이름의 용이 살고 있었습니다. 무진(無盡)은 "끝없는 안개"를 뜻합니다.
무진은 평범한 용이 아니었습니다. 그 긴 갈기는 물결처럼 흐르며, 달빛을 반사하는 비늘로 덮인 뱀처럼 긴 몸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는 백두산 구름 속에 숨겨진 채 자연과 인간 사이의 균형을 지키고 있었죠.
어느 날, 지수라는 눈먼 젊은 화가가 지팡이 하나에 의지한 채 산 정상까지 올라갔습니다. 그는 눈으로 볼 수 없는 것을 영혼으로 그리고자 했습니다. 무진은 그의 순수한 마음에 감동하여 구름 사이에서 빛과 안개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춤을 보여주었습니다.
지수는 무진을 보지는 못했지만, 느꼈습니다. 날개 짓은 멀리서 들리는 북소리처럼 울려 퍼지고, 하늘의 향기가 맴돌았으며, 마음속에 평화가 깃들었죠. 마을로 돌아온 그는 손가락과 먹물만으로 거대한 벽화를 그렸습니다. 사람들은 그 그림을 보고 숨을 멈췄습니다—그림을 바라보는 누구나 자신의 방식으로 무진을 ‘보는’ 듯한 신비한 체험을 했기 때문입니다.
오늘날까지도, 가벼운 안개가 낀 밤이면 무진이 구사고 하늘을 날아 예술을 꿈꾸는 이들에게 영감을 준다고 전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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